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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는 쉬지 않았다 ㅣ 상상 동시집 36
김류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5년 9월
평점 :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의 눈으로 표현하는 세상. 동시를 보면 아이의 천진한 세상이 보여 즐겁고 따뜻하고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섬세한 언어로 표현하는 김류 시인의 『오늘도 비는 쉬지 않았다』는 시인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과 따뜻한 상상력이 빛나는 동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동시집 첫 장에 등장하는 ‘아파트에 사는 개’는 아이다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따뜻한 동시이다. 짖으면 안되고 ‘쉬’소리만 들어야 하는 아파트에 사는 개. 짖지 않으면 개라 할 수 있을까? 아파트에 사는 개는 그래서 억울하고 슬픈 개라고 표현한다. 생각해보지 못한 포인트를 찾아내어 정선된 시어로 표현된 동시는 마음에 가벼운 울림을 준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공감을 하기도 한다.
여름철이면 허물을 벗어놓고 울어대는 매미들을 보고는 휙 벗어놓은 옷을 상상해 놓았다. 어떤 매미는 땅바닥에 어떤 매미는 나무 기둥에 걸어 놓고 슬쩍 빠져나간 매미들. 그래도 입었던 정을 생각해 꽃 위에 벗어 놓고 갔다는 매미를 동시 마지막에 배치해 놓은 것에서 시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재밌고 자극적인 시가 유행하는 요즘 따뜻하고 서정적인 색감의 동시가 더 반갑다. 자연을 노래하고 사람을 묘사하고 세상을 노래하는 따듯한 동시. 마음이 헛헛하거나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잠시 멀어지고 싶을 때 『오늘도 비는 쉬지 않았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