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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상 - 트위터 팔로워 총 490만 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9인 팬데믹 대담
말콤 글래드웰 외 지음, 이승연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21년 9월
평점 :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궁금해 할 만한 이 질문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2020년 4월 9일에서 6월 10일까지 진행된 멍크 다이얼로그 시즌 1을 대담 진행자인 러디어드 그리피스가 정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는 분들은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봐도 되겠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jdgXaecKQuEmwT4PB1nR4ttLRwRWT7FR
영상도 공개되어 있지만 잘 정리된 한국어판 책을 읽는 것도 내용을 충분히 곱씹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멍크 다이얼로그 시즌 1은 2020년 4월에 진행되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무려 1년이 지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시대가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의 내용들은 지금 시기에도 상당 부분이 문제없이 들어맞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실시간성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진 요즘 시대에 책이 조금만 더 일찍 나왔더라면 하는 작은 욕심을 가져본다.
책은 인터뷰 대상자인 대담자 9명과 진행자인 러디어드 그리피스의 대화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예상할 수 있듯이 각 인터뷰마다 장이 구분되어 있다.
러디어드 그리피스가 속해있는 멍크 디베이트는 멍크 다이얼로그를 진행한 단체로 캐나다 자선재단인 Aurea 재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멍크 디베이트는 가장 뜨거운 글로벌 쟁점을 두고 세계적인 권위와 전문성을 자랑하는 논객을 초대해 공개 토론을 벌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토론회가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되어 늦었지만 관심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대담자 각 장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말콤 글래드웰과의 대화
파리드 자카리아와의 대화
모하메드 엘 에리언과의 대화
서맨사 파워와의 대화
니얼 퍼거슨과의 대화
카라 스위셔와의 대화
데이비드 브룩스와의 대화
이안 브레머와의 대화
빅터 가오와의 대화
대담자 9명은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소개되고 있지만 각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처음 듣는 인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물들이 예측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잠시 귀 기울여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아웃라이어와 블링크라는 책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의 이야기를 살짝만 들여다보면,
그는 코로나 시대를 축구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농구는 스타플레이어의 기량에 승패가 좌우되는 반면, 축구는 가장 뒤처지는 선수의 기량으로 승패가 갈리는 '약한 고리' 스포츠라고 말한다.
코로나 시대에는 고급 의료 기술과 인력보다는 기본이 되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같은 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사회에서 취약 계층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니얼 퍼거슨은 코로나19가 환경 운동을 지연시킬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후 변화 문제를 예로 들면서 당장 눈앞의 현실로 존재하는 팬데믹 해결이 우선이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세계 경제의 극단적인 폐쇄 현상이 기후 변화의 한가지 해결책으로 존재했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그 조치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우리가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코로나19와 환경 운동을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그밖에 실리콘 밸리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인 카라 스위셔는 부유한 코로나, 가난한 코로나를 언급하면서 사람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아주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소득 불평등과 공룡 기업들의 막강한 권한이 자리잡게 되는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인간의 품격이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브룩스는 우리나라를 이웃나라로 부터 침략을 받으며 끊임없는 위협을 통해 규칙을 강화하고 준수하는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이를 엄격한 나라라고 평가한다.
침략 대상이 된다는 것은 사고방식의 전환을 가져오며 상당한 질서와 약간의 순응을 가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 또한 굉장히 흥미로운 주장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 책에는 또한 현재 시점에서 굉장히 핫한 주제인 보편적 기본소득에 관한 내용도 등장한다. 일자리가 없어진 위기의 시대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주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일하지 않거나 기본소득을 부정수급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이런 관점도 한번쯤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 문제, 정치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부분이 여전히 미국 중심의 세계 흐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아이러니하게도 파리드 자카리아는 미국 중심을 벗어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는 나라로 언급이 되고 있어 우리나라가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 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처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이 책을 통해 한번쯤 예측해보고 곧 다가올 코로나19의 종식, 그 끝을 준비하는데 조금이나마 미리 대비하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이 글은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