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주치지 않았을 순간들
송인석 지음 / 이노북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은 우리에게 꿈으로만 남아있다. 물론 위험을 감수하고 다녀올 수 있겠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 책을 통해 간접경험과 여행의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렇게 여행 에세이를 오랜만에 읽어보게 되었다.



책의 저자를 알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송숲 세계여행"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구독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 대리만족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유튜브 여행채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나 역시도 유명한 여러 여행 유튜버를 구독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다.



첫 표지부터 인상깊다. 사람이 각자 추구하는 여행의 포인트가 여럿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 풍경은 꽤 많은 포션을 차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촬영한 사진들이 책에 많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전문 사진작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 가득 담겨있다.



책은 아래와 같이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동쪽 바람은 우리를 쓸어갈테니

2. 사랑, 사람, 그리고 여행

3. 물결의 바다와 잔잔한 겨울



3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저자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다수의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어 단 시간에 읽을 수 있었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이 이 책 한권에 모두 그려지고 있고, 582일간 직접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마주했던 순간들과 풍경, 사람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꿈과 여행에 대한 동경,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이 글을 통해 전달되고 우리를 생각의 바다로 빠뜨린다.



인도, 조지아, 터키, 이집트 등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에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삶과 그러면서도 다른 풍경과 모습들을 사진과 글을 통해 전달해준다.



저자가 열기구로 유명한 터키의 관광지를 여행할 때, 히치하이킹을 하고 노숙을 하는 과정을 이야기할 때 막막함과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의 감정이 글을 통해 전달되어 도리어 내가 더 걱정이 되고 무서운 생각까지 하게되는데 오히려 저자는 담담하게 그 상황에서 길에서 노숙을 하고 차를 얻어타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여행에는 두려움이라는 준비물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저자는 책을 통해 본인의 속마음을 100% 털어 놓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배경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알 수 없도록 속삭이는 몇몇 에피소드가 있는데 저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자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상황인지 어리둥절할 만한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저자에게 좋지 못한 기억들이고 그것을 독자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뿌연 안개로 남도록 했을 것이다.

다 털어놓고 홀가분해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책 안쪽엔 책갈피로 사용할 수 있게 예쁜 경치 사진이 인쇄된 종이가 3장 들어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작은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다.

책을 통해 그의 여행을 함께하고 순간 순간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어 좋고, 책에서 못 다한 이야기는 저자의 유튜브를 통해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 이 글은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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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상 - 트위터 팔로워 총 490만 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9인 팬데믹 대담
말콤 글래드웰 외 지음, 이승연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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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궁금해 할 만한 이 질문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2020년 4월 9일에서 6월 10일까지 진행된 멍크 다이얼로그 시즌 1을 대담 진행자인 러디어드 그리피스가 정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는 분들은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봐도 되겠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jdgXaecKQuEmwT4PB1nR4ttLRwRWT7FR

영상도 공개되어 있지만 잘 정리된 한국어판 책을 읽는 것도 내용을 충분히 곱씹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멍크 다이얼로그 시즌 1은 2020년 4월에 진행되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무려 1년이 지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시대가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의 내용들은 지금 시기에도 상당 부분이 문제없이 들어맞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실시간성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진 요즘 시대에 책이 조금만 더 일찍 나왔더라면 하는 작은 욕심을 가져본다.

책은 인터뷰 대상자인 대담자 9명과 진행자인 러디어드 그리피스의 대화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예상할 수 있듯이 각 인터뷰마다 장이 구분되어 있다.

러디어드 그리피스가 속해있는 멍크 디베이트는 멍크 다이얼로그를 진행한 단체로 캐나다 자선재단인 Aurea 재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멍크 디베이트는 가장 뜨거운 글로벌 쟁점을 두고 세계적인 권위와 전문성을 자랑하는 논객을 초대해 공개 토론을 벌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토론회가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되어 늦었지만 관심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대담자 각 장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말콤 글래드웰과의 대화
파리드 자카리아와의 대화
모하메드 엘 에리언과의 대화
서맨사 파워와의 대화
니얼 퍼거슨과의 대화
카라 스위셔와의 대화
데이비드 브룩스와의 대화
이안 브레머와의 대화
빅터 가오와의 대화

대담자 9명은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소개되고 있지만 각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처음 듣는 인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물들이 예측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잠시 귀 기울여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아웃라이어와 블링크라는 책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의 이야기를 살짝만 들여다보면,
그는 코로나 시대를 축구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농구는 스타플레이어의 기량에 승패가 좌우되는 반면, 축구는 가장 뒤처지는 선수의 기량으로 승패가 갈리는 '약한 고리' 스포츠라고 말한다.
코로나 시대에는 고급 의료 기술과 인력보다는 기본이 되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같은 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사회에서 취약 계층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니얼 퍼거슨은 코로나19가 환경 운동을 지연시킬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후 변화 문제를 예로 들면서 당장 눈앞의 현실로 존재하는 팬데믹 해결이 우선이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세계 경제의 극단적인 폐쇄 현상이 기후 변화의 한가지 해결책으로 존재했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그 조치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우리가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코로나19와 환경 운동을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그밖에 실리콘 밸리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인 카라 스위셔는 부유한 코로나, 가난한 코로나를 언급하면서 사람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아주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소득 불평등과 공룡 기업들의 막강한 권한이 자리잡게 되는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인간의 품격이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브룩스는 우리나라를 이웃나라로 부터 침략을 받으며 끊임없는 위협을 통해 규칙을 강화하고 준수하는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이를 엄격한 나라라고 평가한다.
침략 대상이 된다는 것은 사고방식의 전환을 가져오며 상당한 질서와 약간의 순응을 가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 또한 굉장히 흥미로운 주장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 책에는 또한 현재 시점에서 굉장히 핫한 주제인 보편적 기본소득에 관한 내용도 등장한다. 일자리가 없어진 위기의 시대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주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일하지 않거나 기본소득을 부정수급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이런 관점도 한번쯤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 문제, 정치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부분이 여전히 미국 중심의 세계 흐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아이러니하게도 파리드 자카리아는 미국 중심을 벗어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는 나라로 언급이 되고 있어 우리나라가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 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처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이 책을 통해 한번쯤 예측해보고 곧 다가올 코로나19의 종식, 그 끝을 준비하는데 조금이나마 미리 대비하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이 글은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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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협박 시 주의사항 - JM북스
후지타 요시나가 지음, 이나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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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흥미를 유발하는 책이다.
살인범을 대담하게 협박하는 이야기는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 것인가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책은 나오키상,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을 받은 작가 후지타 요시나가의 유작이다.
살아있었다면 더 많은 작품을 썼겠지만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야기를 짤막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대학생 케이코는 호스티스 알바를 하고 있다. 물론 이유는 돈 때문이다.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학자금 대출, 궁핍한 생활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며 취직하게 되면 호스티스 알바를 벗어날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뜻밖에 일이 벌어진다.
호스티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된 단골 손님, 쿠니에다 고로씨가 살인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도망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살인범을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 케이코는 살인범을 협박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나름의 치밀함을 갖추어 협박 장소와 방법을 궁리한 끝에 이 일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과연 그녀는 목표한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끝까지 협박범으로 들키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런 긴장감을 통해 묘사되는 세밀한 인물의 심리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프롤로그
제1장 케이코의 결심
제2장 고로의 비밀
제3장 후미에의 의심
에필로그

흥미로운 배치로 주된 이야기가 전개된 이후 살인범으로 의심되는 쿠니에다 고로의 과거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다시 현실로 돌아와 고로의 동생인 후미에의 관점에서 또 다른 서스펜스가 이어진다.

더 많은 소설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장면, 장면마다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지만 다음 독자의 즐거움을 뺏지 않기 위해서 줄거리를 더 펼쳐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이 소설에는 생각보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케이코는 호스티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출판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런 고달픈 현실이 투영된 주인공이 어째서 살인범 협박이라는 무섭고도 무서운 행동을 하게 되었는 가 그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에리코라는 호스티스의 경우를 등장시키면서 그녀가 공갈죄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는 부분과 돈이 필요한 생활고, 취업에 대한 가족의 압박 등 복합적인 상황을 통해 주인공을 궁지로 내몰게 된다.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쿠니에다 고로의 이야기는 더욱 짠하다.
그가 어떻게 살인범으로 케이코에게 협박을 받게 되었는지 그의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고 그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 전개 상 많은 부분이 할당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이면서 디테일한 설정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마지막으로 결말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소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깔끔한 결말을 이루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다만 마지막 장면은 독자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견해로 비추어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부분은 소설이 끝나고 이어지는 해설에 언급이 되기 때문에 해설도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추적추적 비가오는 날씨에 어울리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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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휴식 - 32인의 창의성 대가에게 배우는 10가지 워라밸의 지혜
존 피치.맥스 프렌젤 지음, 마리야 스즈키 그림, 손현선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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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휴식, 원제는 Time off라는 책이다.

쉬는 것도 잘 쉬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흔히 워라밸이라고 이야기 하는 일과 휴식의 밸런스 게임 안에서 어떻게 휴식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여러가지 방향에서 들여다 보았다. 왜냐하면 이 책의 구성 자체가 워낙 독특했기 때문이다.


첫번째,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성이다.

1장에서 이 책은 역사책으로 오해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새로운 시간 개념의 등장에서 부터 생산성에 따른 일의 개념과 지금의 노동 형태가 자리잡기 까지 그 과정을 짚어본다.

10장 테크놀로지, 11장 일의 미래에서는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AI의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들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에 따라 변하게 되는 삶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처럼 가볍게 휴식이라는 단어만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니고 휴식이 가지는 의미과 그 등장배경 부터 시작해서,

환경과 삶의 모습의 변화에 따른 휴식의 변화도 함께 들여다 보는 것이다.


두번째, 32인의 창의성 대가의 조언.

이 책에는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신인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유명 작곡가인 베토벤과 차이콥스키 등 유명한 인물들이 곳곳에 등장해서 워라밸 대가로써의 그들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준다.

평소에 단편적인 부분만 알고 있었던 인물들의 대해 타임 오프, 즉 휴식과 관련된 그들의 삶의 조각을 조금씩 엿보면서 어떻게 그러한 부분들이 긍정적인 작용을 했는지 설명해준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워라밸 대가들이 등장하는 부분들은 모두 각 장의 주제와 맞물려서 서술되기 때문에 작가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와 주장에 그 근거를 더해준다.


세번재, 그림이다.

앞서 워라밸 대가들이 등장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총 32인의 워라밸 대가의 그림들이 큼지막하게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나온다. 나는 이 그림들이 책의 주제와 너무나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작가는 마리야 스즈키로 일본이다. 캐리커쳐 형태로 그려진 각 인물들의 특징과 인물을 구성하고 있는 선들이 어딘가 대충 그린 것 같지만 잘 그린 그림으로 보이는 것이 워낙 이 책의 저자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어울리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그림들을 유심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네번째, 진정성이다.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자신들의 이야기였다. 그것을 잘 들어내고 있는 부분이 바로 12장 우리의 이야기 부분이다.

저자 존 피치는 일 중독자였지만 공동창립한 스타트업이 망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멘토를 통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깊은 생각을 거쳐 새로운 회사의 문화는 주기적인 쉼과 성찰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결정하게 된다.

충격적이게도 3달 동안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고 한달간 안식휴가를 가는 파격적인 회사의 문화를 갖게 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일의 연속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쉼을 통해 발견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맥스 프렌젤은 양자정보이론 박사과정을 밟았고 스타업을 병행했다. 그는 창의성과 호기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고 1년의 여행을 통해 통찰을 얻고 퇴사를 결정한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여러 사람에게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을 쓰게 된다.



삽화가인 마리야 스즈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일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여유 없이 일하던 날들을 회상하면서 그녀는 타임 오프를 통해 느꼈던 행복, 기쁨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명의 이야기는 이 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그들이 가졌던 깊은 고민들을 우리의 위치에서 똑같이 고민하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 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철학과 사상의 측면에서 진심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끝으로 이 책은 우리에게 우리의 생각을 묻는다. 당신으 쉼과 여가 또는 쉼 윤리는 무엇인가? 이 책을 읽고나서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


이렇게 이 책 '이토록 멋진 휴식'은 독특한 구성과 이야기들 그리고 워라밸 대가들의 등장으로 우리에게 진정으로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게 만드는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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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1만 년 나이테에 켜켜이 새겨진 나무의 기쁨과 슬픔
발레리 트루에 지음, 조은영 옮김 / 부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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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우선 책의 표지가 이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나무의 잎에 빛이 비추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나무에 새겨진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책의 원제는 "Tree Story: The History of the World Written in Rings"이다.

원제를 알고나면 한국어판의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나이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간의 삶 자체가 역사이기 때문에 나이테는 지구에서의 인류의 역사와 삶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책 날개에 적힌 질문들을 보면,

나이테가 넓어지면 바다는 잠잠해지고 해적선은 날뛴다.
나무가 기록한 로마 제국과 몽골 제국의 흥망성쇠
나무와 나이테가 지구 온난화의 결정적인 증거?
지구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를 죽인 사람은?
세계 최초의 나이테 연구소는 왜 사막에 있을까?

읽기만 해도 흥미를 유발하는 질문들임을 알 수 있다.

나무와 나이테에 대해 그동안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의 질문들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적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에 이끌려 책을 펼칠 수 밖에 없도록 독자를 자극하고 있다.

저자 발레리 트루에는 세계적인 연륜연대학자로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교수이다. 철저하게 연구자임을 책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래프, 사진, 기타 자료들이 논문에서 볼 법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또한 16개의 에피소드들에도 저자의 연구에 대한 내용들이 어떤 부분은 에세이 형태로 어떤 부분은 보고서 형태로 서술되는 것을 보면 연구자의 본성은 감출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질문들 중에 하나에 얽힌 이야기를 잠깐 들여다 보면,

1964년에 대학원생 돈 커리는 미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엄청난 크기의 나무를 발견하고 벌목 허가를 받아 베어 냈다. 그런데 그는 그 나무의 단면에서 무려 4862개의 나이테를 발견하였고 그는 지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를 죽였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50년도 넘은 옛날 이야기이고 지금은 나이테를 세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내지 않아도 될만큼 기술이 발전했음을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나이테 연구자들의 은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모스부호, 하키스틱, 국수가닥, 스파게티 접시, 쿠키 등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하나씩 뜻을 이해하게 되고 책의 뒷부분에는 은어만 사용하고 있는데 어느새 막힘없이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참고로 모스부호는 나이테 서명에서 발견할 수 있는 넓고 좁은 나이테의 패턴을 의미한다.
그리고 하키스틱은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하면서 등장하는 그래프의 형태가 하키스틱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쿠키는 나이테를 세기 위해 원판형으로 잘라낸 나무 줄기를 일컷는 말이다.
둥근 모양이 쿠키를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책에는 그동안 몰랐던 나이테의 생성 원리에 대해 매우 친절한 설명이 담겨있다.
나무를 현미경으로 보면 세포와 세포벽이 보이는데 봄에 형성되는 춘재 세포는 물과 양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포의 크기가 크고 세포벽이 얇다. 반대로 늦여름과 가을에 만들어지는 추재 세포는 작고 벽이 두껍다.
이렇게 춘재의 커다란 물관과 추재의 작은 물관이 적절히 배열되어 나이테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나이테를 알 수 있는 나이테 측정기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나이테 측정기를 나무 몸통에 대고 구멍을 뚫어서 목편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나무의 굵기 마다 사용해야 하는 나이테 측정기가 달라지고 이 작업은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 초보자들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나이테로 알 수 있는 것들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나이테 연구가 주목받게 된 대표적인 사건은 바이올린 '메시아' 진품 논란이었다. 바이올린 장인이 만들고 현존하는 악기 중 가장 비싸다고 알려졌지만 위작 가능성이 제기되어 나이테 폭을 측정해 제작 시기를 추정하였고 결론적으로 진품으로 판정되었다.

이 밖에도 나이테를 통해 나무가 있던 해당 지역의 기후와 전염병, 화제 등의 큰 사건들이 있었는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고, 건축물의 나이, 유럽의 건축활동이 활발했던 시기들을 알아낼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책에 담겨 있으니 책을 직접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듣기만 해도 생소한 연륜연대학자인 저자의 책을 통해 연륜연대기가 나이테 연대기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고 그동안 몰랐던 나이테 생성 원리와 나이테를 통해 나무의 나이를 알아내는 방법, 나이테 패턴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사실들에 대해 배우면서 마치 나이테를 저자와 함께 연구하게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3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인 이 책은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흥미로운 주제들로 채워져있고 한번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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