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서평입니다 *
"고 온"은 빅픽쳐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한마디로 이 소설을 정의하자면 "인생"이다.
주인공 엘리스의 모든 인생이 이 책에 담겨있다.
그녀의 삶이 진행되면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사건, 사고, 사회적 이슈와 정치, 문화 등 1970년대를 휩쓴 미국의 모든 것들을 소재로 다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는 다른 소설들처럼 뼈대가 되는 커다란 사건 하나만 등장하지는 않는다.
기존의 소설들의 이야기 전개에 익숙한 독자라면 조금 낯설고 소설 자체가 재미있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다루고자 하는 "인생"을 들여다보는 관점에서 이 책을 보게되면 과연 잘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칭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 작가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화자인 여성의 관점에서 심리적인 묘사와 전개가 가능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긴 호흡에 소설에서 말이다.
그 능력이 대단하다.
소설은 시간의 큰 줄기로 미국 대통령의 변화를 이용한다.
닉슨의 미국 대통령 취임, 포드의 대통령 취임, 지미 카터의 대통령 당선 등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대통령 변천사를 통해 시간이 흐르고 있고 주인공과 그녀의 가족들이 같이 나이들어 간다는 것을 우리에게 주지시켜 준다.
다른 관점에서 나는 그녀의 직업에 관심을 가져보았다.
우선 그녀의 직업을 보면 학창시절을 지나 대학생이 되고 교환학생, 교사, 편집자가 되면서 각각의 직업에서 만날 수 있는 주변인물들과 마주하고 또 여러 사건들을 마주치게 된다.
모두 그녀의 인생의 전환점이며 그녀의 선택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게 되는 그녀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 직업이 갖는 자유분방함, 교수, 학생, 작가와 같은 사람들과의 관계, 많은 사건과 사고, 그안에서 가족과의 갈등이 소설 전반에 걸쳐 지속된다.
이 소설이 다루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흥미를 가질만 하다.
작가는 정말 욕심이 많다고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게 아무리 장편 소설이라지만 책 두권에서 주인공을 통해 다룰 수 있는 문제들을 전부 다 다루고 간다.
유대인, 인권운동, 친구 칼리의 행방불명, 동성애, 행콕 교수의 죽음, 칠레의 쿠데타, 칼리의 재등장, 칼리의 체포, 테러 사건, 남자친구 시아란의 죽음, 아빠의 불륜, 부모의 이혼, 학생의 발작과 자살시도, 에이즈로 인한 잭의 죽음, 큰오빠의 책을 통한 작은오빠의 불법행위 고발, 아빠의 죽음 등...
모두 나열하기에도 벅차다.
각 이야기에서 작가가 주인공의 눈을 통해 사회적인 이슈를 우리에게 간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끝까지 가족을 놓지 않는다.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지 되돌아 보게 만든다.
"가족이 전부야. 그러니까 가족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야"
"사람은 언젠가 한 번은 죽어. 어떤 이유 때문에 떠나고 남는지는 알 수 없어"
작가가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과 삶과 죽음의 의미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