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심재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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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보고 깨달은 부분이지만 구두와 운동화를 신은 것은 두 개의 삶을 살게 되는 주인공을 암시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제목과 표지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처음 몇 장만 펼쳐보아도 짙은 어둠의 세상의 향기가 강하게 풍긴다.

한마디로 "누아르'다.



뒷 표지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커다란 스포를 하나 한다. 주인공의 운명을 바꿀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이 선택이라는 단어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주인공의 행동이 예측 가능해져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해버렸다.


크게 이야기는 두 갈래로 나눠지지만 내 생각엔 요동치는 순간이 두 번 정도 더 있는 것으로 보아 크게 흐름은 4갈래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래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이 책을 스포없이 재미있게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 정중하게 스포일러 주의 알림을 드립니다.


내가 놓친 것인지 책에서 한번도 언급이 없는 것인지 모호하나 이때의 주인공의 이름은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첫번재 삶은 청량리 포주이고 조직폭력배다.

그래서 앞부분의 내용은 철저하게 어둡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그의 손에 "김성훈"이라는 이름의 학생증이 들어오게 되면서 그의 삶의 반전이 일어난다.

그리고 발생한 참혹한 살인 현장과 다신 없을 결정적인 기회와 선택.

그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정하고 참혹한 살인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그의 보스를 구해주지 않고 그대로 살해한다.

그렇게 맞은 그의 두번째 삶은 명문대 대학생이다.

학생증의 인물과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졌다는 설정으로 완벽한 위장이 가능하고, 동시에 그 인물이 사라진 타이밍, 주변인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설정은 소설의 장치로 오롯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주는 흡입력과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은 이러한 설정을 감내할 수 있게 해준다.

소설의 제목인 젠틀맨은 그의 첫번째 삶에서 포주로써 들어왔던 젠틀하다라는 평과,

두번째 삶에서 대학생으로써 친구들에게 들었던 젠틀맨,

그리고 그가 갓난아이였을 때 그의 어머니로 부터 들었던 젠틀하게 살아야한다는 말을 통해 주인공을 젠틀맨으로 살아가게 하는 소설을 관통하는 하나의 의미와 주인공을 대변하는 단어로써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평온할 것 같던 그의 두번째 삶은 느닷없이 등장한 그 날의 참혹한 일을 아는 사람으로 인해 큰 위기가 등장한다.

그는 주인공에게 1억원을 요구하고, 새로운 삶을 지키기 위해 주인공은 행동에 나서지만 곧 이 협박범이 학생증의 실제 주인인 "김성훈"이라는 것을 밝혀오고 군대를 대신가면 바뀌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한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다른 독자들을 위해 더 이상 다루지 않고 미지의 상태로 남겨두고,

이 책에서 인상깊은 부분은 두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로 96년도즈음으로 시대적 배경을 선택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마치 응답하라 시리즈의 한 편을 보는 듯한 시대 배경 묘사가 곳곳에 있고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적지않은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많았다.

두번째로 인상깊은 부분은 화자가 마치 소설가와 동일한 인물인 듯 이야기하며 첫장부터 현실과 소설의 세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소설가로써 세번째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진행이 이루어지고, 작가의 전작인 <나의 토익 만점 수기>가 화자의 작품으로 등장시키면서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이 컨셉을 유지한다.

재밌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고, 아마도 작가의 철저한 홍보전략이겠지만, 작가의 전작인 혹은 주인공의 작품인 <나의 토익 만점 수기>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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