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10년 치의 『 』을 전하고 싶어 - JM북스
아마노 아타루 지음, 구자용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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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평범하지 않다. 이렇게 불확정적인 제목의 소설은 근래에 본 적이 없다.

책 제목이 과감하다고 할 수 있다. 10년치의 무엇을 전하고 싶은 것일까? 궁금함을 안고 이 소설의 첫 장을 넘길 수밖에 없다.

작가는 아마노 아타루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제우미디어의 트렌드가 이런 류의 미스터리를 겸비한 연애소설을 발굴해 한국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0대 시절부터 휴대폰으로 글을 쓰던 작가는 온천과 카레라이스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품에 카레라이스가 빈번하게 등장하고는 한다.

소설의 메인 설정은 사랑하는 연인이 불의의 사고로 지난 3년의 기억을 모조리 잊어버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어쩌면 진부할 수 있는 기억상실 소재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궁금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26살 카메이도 다이스케 그리고 여자친구는 두 살 어린 츠루기 미츠루, 3년의 연애 기간을 지나 동거를 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미츠루의 사고로 인해 위기를 맞이한다.

절도범을 잡으려다가 머리를 다친 미츠루, 그 결과로 지난 3년의 기억을 잃게 된다.

절묘하게 3년의 연애 기간을 고스란히 잊어버린 미츠루는 카메이도를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는데,,

카메이도는 기억을 잃어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짐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둘의 연애 스토리를 없었던 일처럼 마치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지내기로 한다.

그러고 나서 시작되는 관찰,,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몇 번 가지게 되지만 예전처럼 여자친구처럼 그녀의 기억을 되살리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던 와중에 카메이도와 미츠루를 이어주었던 토즈카가 등장하게 되고 미츠루는 둘 사이가 이전에 연인 사이였다는 사실을 듣고 만다.

이를 계기로 다시 연인처럼 둘은 가까워지게 되고 자주 갔던 곳, 단골 식당 등을 가보면서 미츠루의 기억이 돼 살아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다.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끝나면 좋겠지만, 미츠루의 마음에 오래전부터 담아두었던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고, 카메이도에게도 어렸을 때 물에 빠져 기억을 잃은 경험이 있는데 그 장소에 가서 둘은 서로의 기억의 퍼즐을 맞춘다.

과연 책 제목에 비워져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미츠루의 마음에 품은 사람은 누구였을까? 카메이도의 잃어버린 기억은 어떤 진실이 숨어 있는 것인가?

한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잔잔하면서 술술 읽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개를 좋아하는 두 남녀, 카레라이스를 좋아하는 미츠루와 가보지 않았지만 느껴지는 일본 곳곳의 풍경들까지..

소설에 등장하는 주변인들도 빠짐없이 각자의 역할을 다 해주고 있다.

그중에 매력적인 캐릭터는 단연 미츠루의 담당 의사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에 변두리에 있을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직언을 아끼지 않고 상황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제목에 현혹되면 마지막 부분에 반전을 느낄 수 있는 약간의 트릭이 숨겨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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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갑이 되는 기술 - 상처 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코치 알버트 지음 / 북스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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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대한민국에서 흔히 일어나는 갑질에 대한 이야기로 오해할만한 소지가 있다.

더군다나 착한 갑이 되는 기술이라니 흔히 갑보다는 을, 병, 아니면 더 아래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있기 때문에 누가 과연 착한 갑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책은 그런 의미와는 조금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상하지 못한 스토리에 당황했지만 읽다 보면서 진심이 담긴 작가의 조언에 감동받기도 하고 새겨듣고 싶은 문장엔 흔적을 남기기도 하면서 곱씹어 읽었다.

코치 알버트라는 작가의 이름은 우선 외국인으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인기 유튜버의 채널 이름이다.

국내 최초 심리기술코치로 12만이 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작가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도 이 책에는 많은 부분에서 대한민국에 현재 실정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눈치 빠른 사람은 작가가 국내 작가임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점쟁이가 되는 방법을 공개한다.

"가까운 사람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군요."라는 마법 같은 한마디로 우리는 점쟁이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사람과의, 그것도 내 주변의 사람과 문제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마치 어려운 문제의 필승법처럼 저 한 문장은 진리가 된다.

우리가 맺는 관계를 통해 우리는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조금 더 이로운 측면에서 삶을 이끌어 가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나 자신과의 관계, 두 번째는 파괴적인 관계를 피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요령, 세 번째는 관계 속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사람들을 이끄는 방법.

책의 첫 부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다이어트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신이 뚱뚱해서 싫다고 이야기하는 상담의뢰인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도구나 장애물로 바라보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인간은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삶의 목적을 찾고 내가 누구인지 해답을 찾고 나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인생이지만 그 과정에서 알고 가야 할 사실이 바로 존재 가치이다.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나 장애물로 생각하는 것은 인생에 대한 오류이며 잘못된 관점이다. 심지어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조차도 도구와 장애물 관점에서 대다수가 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러한 묵직한 진리를 던지면서 어떻게 자존감을 높이면서 자신과 싸우지 않고 자기 자신과 함께 싸워나갈 수 있는지 그 방법으로 이끌어 간다.

"세상이 당신에게 고통을 줄 때, 당신에게 잘못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정권과 책임을 갖고 상황을 바꾸는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그 선택은 언제나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이 상황에서 내 의지로 한 발 나아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위의 조언과 질문은 비단 직장인의 업무 측면에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다. 삶에서 만든 도전을 받고 있는 취업 준비생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앞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모든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문제를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이 없더라도 책임이 있을 수 있다. 내 인생이기 때문에 책임이 따르기도 하고, 그러한 위치의 직급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그러한 역량과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이끄는 방법이고 또한 나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책에서 이야기한다.

"세상을 불확실하고 인간은 불완전하다. 우리는 세상이 가지는 불확실성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너무 냉정하고 비관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맞는 말이다. 세상 사람 모두는 미래를 불안해한다. 어떤 경우에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두려운 감정까지 겪을 수 있다. 내가 세상이 가지는 불확실성을 바꿀 수는 없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조금은 덜 불안해질 수 있을 것이고 불안에 떠는 시간을 줄이고 조금 더 유익하게 한정된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인생을 살고 있냐는 질문은 실제로는 그런 것 따위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인생이란 것이 어딘가에 있다고 믿게 만든다."

"올바른 인생, 정답 인생이란 것은 어디에도 없다."

누군가 인생에 대한 정답 매뉴얼을 제공해주길 바라지만 그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조금만 생각해봐도 매뉴얼대로 살아가는 인생이 얼마나 답답하고 재미없을지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인생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살아가는데 불필요한 질문 중에 하나라고 책에서 주장하고 있다.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는 곧 발표를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는 상담의뢰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불안감을 줄이고 준비할 수 있는지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조언들도 이어진다.

"어떤 관계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사이좋게 오래가고 싶다면 상대가 미워질 만한 양보는 하지 마세요"

이 조언은 두 가지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손해 보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관계를 깨뜨린다. 둘째는 사이좋게 오래가고 싶은 사람에게 솔직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지속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습관적인 손해 보는 양보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협상과 설득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가 무엇을 받느냐이다."

"자기중심적 메시지를 청자 중심적 메시지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나도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협상과 설득에서 실패하는 원인으로 자기중심적 사고를 꼽고 싶다. 사람은 자기 위주로 사고하기 때문에 설득하는 사람과 그것을 듣고 있는 사람 모두 내가 먼저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손해를 보고 어떤 이득을 보는지 중요하지 설득하는 사람의 입장에 대한 것은 큰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는 비즈니스 측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책의 취업 준비생에 기업 면접에 대해 상담하는 에피소드처럼 삶의 여러 순간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책의 말미에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설득을 위해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방법, 여섯 가지 설득의 원칙, 호감을 불러내는 말하기 공식 등,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책을 읽을 독자를 위해 옮겨 적지 않고 책에 고스란히 남겨둔다.

어떻게 갑질을 착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목적으로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뒤통수칠만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해법으로 채워진 책이었다.

많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었고 일상에서 쓸만한 고마운 조언들이 많았다.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고, 나는 나라는 사람과 평생 함께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나 자신과의 관계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새로운 시야로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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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구름이었다 시인수첩 시인선 26
방수진 지음 / 문학수첩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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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들어도 전혀 무겁지 않고 부담 없는 두께를 가진 시집이다.

제목에 이끌려 시인의 말에 이끌려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구름이었다가 비였다가

문이었다가 등받이였다가

통로였다가 벽이었다가

선이었다가 점이었다가

너였다가 나였다가

한때는

당신도

그리고

나도.

시인의 말 [한때 구름이었다 中]

시는 곱씹고 되뇌며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더욱 그런 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시는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쓰였다.

조금만 읽어도 시 자체가 작가의 삶이며 일기이고 수필이다.

작가의 생각과 삶을 시라는 매개체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어렵지 않게 작가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다.

그녀가 보았던 무인반납기, 포도알, 골목, 귓볼, 바람, 오징어...

그녀가 여행했던 알래스카, 히말라야, 티베트, 베이징, 아마존.. (실제로 여행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재로 쓰였다)

그녀의 가족과 할머니..

그리고 그녀가 겪었던 사랑..

어쩌면 시를 통해 작가가 미쳐하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내듯 시 하나하나 은유와 묘사가 넘쳐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사뭇 고독하고 우울하다. (위트가 넘치는 시도 있지만,)

제목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雨연히"라는 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너의 일기장에 흘겨 쓴다 우리는 한때 구름이었다

...

비가 오면 저마다의 손님을 받아 내느라 한바탕 소동이 일었지 우산을 들고 이곳저곳 달아나기도 했지

우산 없는 아이들보다 우산 있는 친구들의 고함 소리가 더 빨리 잦아들곤 했었다 젖지 않으려면 우산 하나에 모두 숨거나 하나씩 덧댈 수 밖에 없어서, 갑자기 친구 손이 우산속으로 쑤욱 나를 끌어당겼다 나란히 어깨동무한 난쟁이 행성들 만들어 놓고 우린, 그때 처음 깨달았는지 몰라

교집합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이다

...

雨연히 中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책의 제목 "한때 구름이었다"와 시인의 말에 이어 바로 등장하는 첫 번째 시가 "雨연히"인데

내용이 일맥상통하고 이 책이 가진 다른 모든 시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우리는 모두 구름이고, 비와 같은 슬픔을 가졌으며 그 과정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거치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라고 작가가 독자들에게 속삭이고 있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재밌고 인상 깊은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일부 발췌한 부분이다.

이렇게 일 부분만 읽어도 감성을 깊게 건드리는 표현을 만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이런 시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인반납기>

왜 슬픔은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가

삼키는 대로 자꾸만 입을 벌리는 무인반납기

<물고기자리>

당신이 내놓고 간 창문에 벌써 며칠째 별들이 머물다 갑니다.

<낮아지는 골목>

바람도 숨을 멈추고 듣는 음악이 있었다.

<몽유>

그리움이 목을 매면 은하가 될까

<아이의 방식>

바람의 목덜미를 낚아채

빈 하루를 기우는 일

부끄러움을 잘게 쪼개어

허기를 채우는 일

기울어지는

시간의 고개를

애써 되돌려 놓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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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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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여운이 남는 책이다.

제목의 ON은 책의 말미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크게 사건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큰 공통점은 하나같이 잔혹한 방법의 살인을 저지른 자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이다.

분명 그들의 죽음은 정황상 자살이다. 더군다나 그들의 자살 장면이 동영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그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과연 그들의 죽음은 단순히 자살일까? 이 책의 초반부터 이 물음을 궁금증으로 남긴 채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은 도도 히나코, 도도라고 부르다가 히나코라고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주인공 이름 정도는 정확히 숙지하고 출발하는 것이 책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다.

그녀는 잔혹한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초보 형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몇 가지 특이한 점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코코아에 시치미를 뿌려먹는 행동이라든지 사건 파일 기록을 암기해버린다는지 하는 특징들이다.

이런 독특한 설정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데 톡톡한 역할을 해낸다.

첫 번째 사건은 택배 운송업에 종사하며 몇 건의 외설 혐의 등으로 범죄 경력이 있는 피해자이다.

도도 히나코는 그의 시체를 보자마자 암기했던 사건 파일 중 하나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몇 해전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의 범죄현장과 너무도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건 현장이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여고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었으나 상황증거뿐이 없어서 범인으로 확정되지 않았었다.

누군가 똑같은 방식으로 벌을 준 것이라고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놀랍게도 그의 자살 장면이 스마트폰으로 셀프 활용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두 번째 사건은 엽기적이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수로 복역 중인 범죄자가 벽에 머리를 찧어 자살하는 사건이다.

CCTV로 그의 자살 장면은 여과 없이 녹화되었지만 여기서도 놀라운 현상이 발견된다.

기절한 채 있는 그의 손이 저절로 움직여서 자기 자신을 때리는 장면이 목격된 것이다.

소설은 마치 오컬트 장르처럼 잔혹함뿐만 아니라 괴기스러운 부분까지 등장하면서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단계에서 마지막 세 번째 사건은 심리치료를 받던 환자가 자신의 목에 개 목걸이를 걸고 스스로 불을 붙여 자살한다.

과연 이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도도 히나코는 자신의 머릿속에 암기된 사건 파일과 세 사건의 공통점으로 등장한 백열전구, 그리고 나란히 동일한 범죄 방식으로 보이는 피해자들의 범죄 혐의들을 들여다보며 사건의 실체에 다가간다.

뇌과학 영역과 파블로프의 개 이론이 등장하면서 점점 사건은 자살보다는 누군가의 살해가 아닐까라는 짙은 의심을 가지게 만들고..

도도 히나코의 활약과 주변인들의 등장과 연이어 발생하는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다소 충격적인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ON" 뿐만 아니라 도도 히나코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 시리즈로 있다고 하니 다음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데뷔작 치고는 잘 짜인 이야기 시퀀스에 지루한 부분은 없지만 등장인물이 다소 헷갈리는 부분이 있고, 사건의 개연성이 조금은 부족해 보이지만 독특하고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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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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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반전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길래 띠지와 겉표지 모두 호기롭다.

그만큼 이야기의 전개와 반전, 충격적 결말이 미처 그것을 준비하기도 전에 쏟아진다.

마치 아키요시 리카코의 "성모"처럼 마지막 몇십 페이지에 독자의 뒤통수를 거하게 내친다.

개인적으로 어떤 선입견 없이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그 충격이 훨씬 클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띠지에 쓰여있는 후기글이 조금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기대감을 높이는 데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볼 수 있겠다.

나 역시도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을 한껏 기대를 품고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중반까지도 기대했던 스릴러 다운 전개가 펼쳐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후기글을 의심하면서 이야기 전개를 쫓게 된다.

책이 일반 책들보다 사이즈가 작고 페이지도 2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정도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내용 전개 또한 속도감이 있기 때문에 누구든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해 서평을 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스포일러다.

이야기의 중심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서평을 쓸 것인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해보면,

이야기는 모두 편지글이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태로 전개가 된다.

미즈타니 가즈마, 미호코 이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던 사이다.

하지만 결혼식 날 신부가 될 뻔했던 미호코는 사라졌다.

미호코는 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도망쳤을까,

이 궁금증이 이 소설을 중후반까지 이끌어가는 키다.

미즈타니 가즈마는 페이스북에서 미호코로 보이는 계정을 발견하고 자신의 기억에서 죽었다고 생각했던 미호코가 맞는지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처음 몇 번의 메시지는 답신이 없이 시간이 흐른다. 3년이라는 시간 등에 세 번의 메시지를 보내고 결국 미호코의 답신이 온다.

암에 걸렸다는 미즈타니의 안부를 걱정하는 그녀의 답변으로 서로 오고 가는 메시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30년 전 대학 연극부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기억에만 담고 있던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면서 지난 시간을 그린다.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펼쳐질만한 진한 그리움의 향기가 한동안 이어진다.

그리고 자신들의 어린 시절과 살아온 이야기, 과거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러브 레터라는 소설의 제목을 따르면서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하지만 소설의 초반에 편지글을 통해 언급되었듯이 그녀는 결혼식에 도망간 여자다.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했고 둘 사이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는 마치 과일의 껍질을 천천히 까면서 속을 보여주듯이 한참 후에야 그 사건의 내막을 알려준다.

뜻밖에 이상한 전개가 중후반에 펼쳐진다. 서로의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으로 가는 줄만 알았던 흐름이 어느샌가 서로가 알고 있던 비밀, 서로의 어두운 과거, 문란한 생활 등 걷잡을 수없이 적대적인 감정으로 쏟아낸다.

그리고....

더 이상의 줄거리는 책을 아직 읽지 못한 독자를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이 책은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선입견과 후기, 스포 등을 모두 피해서 읽어야지만 그 재미와 충격이 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이렇게 몰아치는 구성의 소설을 접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소설은 우선 추천한다.

사람의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스스로 경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소름이 돋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하나 공유한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의 뒤표지를 읽으라. 그러면 누구나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다.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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