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미녀들 1
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이은선 외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 지루할 틈 없이 넘어간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대작이다. 마치 영화 한 편이 눈 앞에 펼쳐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실제로 보지도 않은 장면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지 스티븐 킹 부자의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항상 소설 공동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지만 이 소설은 내용상 이질감이 전혀 없고 소설 속 설정들이 일관적이며 두 사람이 만들어낸 세상이라는 느낌이 없다. 그래서 더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줄거리를 모두 나열하기엔 방대하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굵직한 사건과 주요 등장인물 중심으로 한 번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오로라병, 그것은 여자들에게만 해당하는 병이며 잠을 자게되면 얼굴을 하얀 실과 같은 물질로 덮이는 현상을 보인다. 그리고 이 현상을 겪는 사람은 곤히 잠을 자는 것과 같이 보이지만, 이 하얀 물질을 잘못해서 없애면 그 여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인 폭력성을 보이며 믿기지 않는 힘을 발휘하여 상대에게 해를 끼친다.

어찌보면 좀비와 비슷한 공포감을 주지만 좀비보다는 극히 제한적인 설정으로 그 독특함을 발휘한다.



어느 바이러스, 좀비물의 설정에서나 그렇듯이 이 질병은 초반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그 증상과 대상등이 공개되며 조금씩 그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병의 존재에 대해 알게된 여성들은 잠에 들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이 잠을 자지않는 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소설속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결국 이 병에 이르게 되지 않을 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이비 블랙의 실체는 무엇일까? 마치 끔찍한 살인사건에 대해 풀어가는 소설인 것처럼 ‘이비’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녀는 괴력의 힘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소설의 메인 배경이 되는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녀를 관찰하던 교도관은 그녀가 잠에 들고 아무 문제없이 깨어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오로라병에서 자유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마녀같은 예측 능력과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알아맞추는 그녀의 놀라운 능력에도 분명 비밀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 그녀는 괴력을 지녔으며 오로라병에서 자유로운 것인가 작가는 조금씩 조금씩 그 사실들을 간보듯이 풀어간다.



클린트, 라일라 부부의 뒷 이야기의 진실은 무엇일까? 노크로스 부부로 등장하며 주인공들 중에서도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오로라병의 사건만 쫒는 이야기 뿐만아니라 이 부부를 중심으로 얽혀있는 인물 사이의 사건과 감정변화도 지켜볼만한 포인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교도소장인 라일라는 소설 초반에 이비를 체포한다. 그녀는 클린트의 외도를 의심하고 있으며 잠들지 않도록 고군분투한다. 이처럼 한가지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심리 상태를 정밀하게 묘사하기 위해 실제 있을법한 이야기를 모두 끌고와서 하나의 캐릭터와 그 주변 인물들을 완성시키면서 각 등장인물에 생명력과 사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클린트는 교도소 심리 상담가를 맡고 있다. 라일라와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감중인 제소자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프랭크는 과연 자신의 딸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인가? 굉장히 거칠고 저돌적인 캐릭터의 야생 동물 관리관인 프랭크는 자신의 딸의 오로라병을 치료하기 위한 모험을 나서게 된다. 이야기 초반에는 노크로스 부부와 접점이 없는 것처럼 전개되지만 결국 모든 인물들은 서로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방의 비밀은 무엇일까? 소설의 전반에 등장하는 나방의 비밀에 대해 굉장히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나방은 오로라병과 관련이 있어보이고 이비의 특별한 능력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데 본격적인 비밀의 열쇠는 소설 후반부인 2권에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잠자는 미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세계가 혼란인 지금, 오로라병이라는 설정으로 또 한번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는 굉장히 사실적인 소설이다. 좀비 드라마의 대명사인 워킹데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그와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과 갈등 요소들이 쉴틈없는 전개에 속도를 더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이 소설을 읽을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소설속 등장인물의 이름에 대한 번역이 개인적으로 옥의 티로 느껴졌다.

돈, 던으로 표현되고 에인절, 엔젤로 표현한 부분은 영어적 허용으로 봐줄 수 있지만 등장인물이 많은 이 책에서는 독자에게 특별한 설명없이 섞어쓰는 상황이 등장해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어느 영미 번역판 소설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등장인물의 성, 이름을 섞어서 쓰는 경우도 많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원작이 그렇게 쓰여져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책은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아직 1권까지밖에 읽지 못했기 때문에 뒷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과연 1권에서 던져놓은 떡밥들은 어떤 식으로 회수가 될 것이며 인물들이 가진 갈등의 해소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오로라병은 어떻게 해결이 될 건지 기대된다.

2권을 안읽을 수 없게 만드는 1권이다. 개인적으로 1,2,3권으로 분권되어서 나와도 될만한 분량의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의 콘티가 생각날정도의 디테일한 장면과 실재할 것 같은 인물들의 설정이 작가 스티븐 킹, 오언 킹이 얼마나 대단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게 해주는 부분이다. 그 무한함에 독자로서 감사할 뿐이다. 영화화된다면 흥행은 보장하리라 생각된다. 사놓고 아직 읽지 못했던 빌 호지스 3부작도 어서 꺼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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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의 형태 - 여태현 산문집
여태현 지음 / 부크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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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담한 크기의 디자인이 예쁜 책이다. 요즘 시대에 맞는 기분 좋은 질감과 책표지 디자인, 제목을 가진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태현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접해본 적은 없지만, 그가 작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 한가운데에서 적은 산문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넘겼다.



책은 제목에 충실하며 온 페이지를 다정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과 같이 크게 세가지 이야기로 구분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다정함의 형태.

두 번째 이야기,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

세 번째 이야기, 체온 그 다정함



내가 해석한 각 이야기를 구분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작가는 다정함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다정함을 정의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그것에 접근해가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다정함. 뜻과 소리가 따듯한 느낌을 가졌다.” 다정함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느껴지는 따듯함과 포근함을 이야기한다.

다정함의 반대편에는 공허함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내가 살아있는 한 다정함은 불멸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사랑과 다정함은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공존하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대상에서 무한히 다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는 작가가 생각하는 다정함에 대해서 나름의 정의를 내리며 첫 번째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지극히 작가 개인적이다. 작가가 느끼는 자신을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인형, 양말, 사전, 허니버터감자침과 같이 유형의 것일 수도 있지만 다정한 표정, 꿈, 글쓰기와 같이 무형의 것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형태의 유무형의 것들이 나열되면서 작가의 삶과 그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한 번쯤 우리도 나 자신이 어떤 것에 대해 다정함을 느끼고 무엇이 나 자신을 다정하게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다.

읽으면서 생각이 드는 부분은 작가가 양말을 참 좋아한다고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물건들에 대해서도 깊은 사색과 의미 부여를 통해 다정함과 같은 감정을 연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외감이 든다.



세 번째 이야기는 “체온, 그 다정한”이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가 경험한 사람과 그의 주변인물들과의 관계, 지나온 추억들을 공유하면서 그 하나하나의 다정함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그 중 몇가지 다루고 싶은 부분이 있다.



“친구가 된다는 건 서로 다른 두 개의 생경한 세계가 만나 일종의 교집합을 갖게 되는 일이다.”

“친구가 되기 위해선 어떤 시간을 인내해야만 한다.”



비단 친구라는 관계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고 친분을 쌓는 과정에서 시간이라는 것은 응당 치뤄야할 대가라고 볼 수 있겠다.

서로 다른 길을 그의 인생의 시간동안 걸어왔기 때문에 그 가려진 시간을 단시간에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연애를 시작하면, 일정한 만큼의 자아를 덜어내야 한다. 덜어낸 자아는 곱게 볕이 들지 않는 곳에 켜켜이 보관한다.”



사랑하면서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이 나라는 자아라고 해서 비켜가지는 못한다. 그런 것을 감내하며 사랑을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사랑에 빠지면 응당 그렇게 되기 마련입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구분되는 실루엣을 알게 되는 거, SNS에 올라온 그림자 사진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게 되는 거. 세상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이루어진 게 아니란 사실을 단번에 이해하게 됩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감정에 대한 표현이다. 사랑에 빠져보았던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짧으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 책을 통해 겉으로는 다정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엔 작가의 인생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감정과 인물 관계에 대한 추억과 감정이 펼쳐진다고 하더라도 독자가 그것을 읽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묘사가 이 책에는 담겨있다.

작가가 보냈던 깊은 성찰의 시간만큼 책의 깊이는 더 해지고 독자의 공감은 커지는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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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인생 문장 - 거장의 명언에서 길어 올린 38가지 삶의 지혜
김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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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따옴표를 형상화한 겉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인생 문장이 담긴 책을 곁에 두고 계속 계속 찾아볼 수 있다는 책의 제목도 그렇다.



누구나 한번쯤 책을 읽다가 밑줄에 별표까지 치고싶은 인생 문장을 만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문장들을 모아서 카테고리를 나눈 후 찾기 쉽게 잘 모아놓은 책이다.



우선, 크게 아래와 같이 카테고리가 나누어져 있다.



1. 삶을 지탱하는 문장들

2. 성장을 이끄는 문장들

3. 공감을 부르는 문장들

4. 소신을 지키는 문장들

5. 내공을 다지는 문장들

6. 통찰력을 키우는 문장들

7. 안목을 넓히는 문장들

8. 격을 높이는 문장들

9. 리더를 위한 문장들



그리고 각 장마다 핵심이 되는 단어로 조금 더 세분화된 토픽이 있다.

기승전결과 반전이 있는 그러한 성격의 책이 아니기 때문에 읽으면서 내가 공감하고 느끼고 깨달은 문장들을 공유하면서 이 책의 깊이를 보여주고 싶다.





“가장 중대한 인생의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런 문제들은 절대 해결될 수 없으며 다만 성숙하게 됨에 따라 털어낼 수 있다.”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현실이다.”



“그들은 해답을 보지 못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보지 못한다.”



“모든 인간의 문제에는 깔끔하고 간단한 해답이 있지만 그 답은 항상 그르다.”



“정치에서 선택은 항상 나쁜 것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너무 멀리 보는 것은 잘못이다. 운명의 사슬은 한 번에 한 고리씩만 다룰 수 있다.”



“이기는 것은 습관이다. 불행히도 지는 것도 습관이다.”



“우리는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행복하거나 불행하지 않다.”



“지식은 말하지만 지혜는 듣는다.”



“토론은 지식의 교환이다. 말싸움은 무지의 교환이다.”



“리더십은 비전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이다.”



“책은 들고 다닐 수 있는 유일한 마법이다.”



“분노로 시작한 것은 부끄러움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아부는 높은 사람에게 하는 칭찬이다.”



“리더는 희망을 파는 사람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후반부 지면을 할애한 부록, 인생을 바꾸는 명문장 필사 30이다.

30개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직접 쓸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한문장 한문장 가슴에 새기면서 곱씹고 복기할 수 있다. 



이 책은 삶의 지혜와 해안을 고전으로부터 얻어오는 우리 생활 습관에 맞게 잘 정제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삶의 대한 의미, 목표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도, 자기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조언과 해답을 줄 것이다.

특히나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생 문장이 담긴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는 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요즘 같은 SNS의 시대에서는 더욱이 짧은 문장에 길들여저 있기 때문에 몇 호흡이 넘어가는 문장은 해석이 안되며 버거울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삶을 관통하는 그런 문장을 곱씹으며 몇번이고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모든 문장이 모두에게 깊은 의미로 다가올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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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문장 - 글쓰기 스킬로 연수입 10배 올린 어느 현직 마케터의 실전 테크닉 33
가나가와 아키노리 지음, 김경은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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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관련된 책은 시중에 많이 있다.

그 중에 이 책이 조금 색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현직 마케터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마케터의 문장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저자의 경우 글쓰기 스킬만으로 연수입이 10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표지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글쓰기만으로 사람을 움직여서 사지 않을 물건도 사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누구나 가지고 싶어할 만한 총 33가지의 글쓰기 테크닉에 대해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책갈피에서 볼 수 있는 한 예로 다이어트 운동기구를 홍보할 때도 일반인은 단순히 장점들을 나열하지만 마케터는 개인, 일, 휴식의 관점에서 홍보 문구를 만들기 때문에 고객의 24시간을 공략하는 방법을 취한다. 단편적인 부분의 공감대보다 하루를 관통하는 홍보 문구를 통해 더 깊숙한 공감을 형성해서 고객을 빠지게 만드는 고급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순히 마케터가 되고 싶어서 이 책을 찾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이야기 하듯이 전문 리뷰 블로거라던지 팔로워를 늘리고자 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사용자라던지 상관없이 이러한 고급 문장력 기술을 익히게 되면 본업이든 부업이든 사적인 일이든, 어떤 곳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책은 그러한 측면에서 수입을 늘리고자 하는 사람, 팔로워를 늘리고 싶은 사람, 영향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책은 크게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1장 마케터의 문장을 당신의 스펙으로 만드는 법

2장 마케팅 글쓰기는 처음인가요?

3장 이제 조금 익숙해졌다면

4장 자신감이 붙은 당신에게

5장 내가 쓰는 글은 저절로 돈이 된다



각장은 33개의 문장력을 기르는 스킬에 대해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중에서 몇가지를 선택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장에서 작가는 셀프 브랜딩의 시대를 강조한다. 문장력이 어떻게 나를 표현하는 무기가 되고 지금 시대에 활용한 수단이 되는지를 피력한다.

또한 글을 읽는 대상을 생각하면서 글쓰기를 하라고 강조한다. 그것과 동시에 논리력과 고객중심 사고력도 같이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 또한 이런 문장력을 필수로 여기게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채팅 어플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고 이는 업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래처와의 대화에도 메신저 이용이 일반적이다. 전화를 걸어서 통화하던 시대는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글을 통해 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말이 아닌 글로 호감을 얻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장력을 기르는 연습을 통해 연봉이 10배 상승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음식점, 높은 평가를 받은 회사원을 예로 들면서 얼마나 많은 장점을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짚어준다.



2장은 실제 글쓰기 테크닉에 대한 초급편으로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상대가 읽고 싶은 문장을 쓰라고 강조한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독자와 목적에 맞게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서 써야 한다.

전문가에게는 전문용어를 일반인에게는 일반인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글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하나로 정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을 추천한다.



읽는 사람이 누구던지 독해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괄호나 따옴표로 강조하고, 표현을 바뀌서 한번 더 강조하고, 문장 전체의 공백을 늘리는 방법과 항목별로 구분을 짓는 주요한 4가지 스킬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3장에서는 중급 스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장을 읽는 사람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느끼도록 공감을 이끌기 위한 관점을 바꾸는 방법과
독자와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방법, 작품 또는 상품의 팬이 아닌 사람에 대한 팬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4장은 두번째 중급편으로 흥미를 끄는 문장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스테이크를 예로 들면서 스테이크라는 단어보다는 지글지글이라는 소리를 통해 마케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밀고 당김이 있는 문장과 눈길을 사로 잡는 제목을 만드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5장은 고급편으로 글을 읽는 사람에게 있어서 행동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자의 이성 대신 감성을 실용성 대신 환상을 자극하라고 조언하고 독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관점의 글을 써야하고 할 수 없는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심어주며 안되는 이유와 변명을 사전에 제거하는 고급 방법을 알려준다.





업무에서 이메일을 많이 활용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문장 쓰기 스킬은 필수적이다.

뿐만아니라 사회생활의 대부분은 보고서, 제안서, 각종 발표자료 등 문서 작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개인 또는 회사의 성과와 귀결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일을 잘하는 데 이 문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블로그를 작성하고 이메일을 많이 쓰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크게 공감하면서 책을 읽었다.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문장력을 기르는 통찰과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만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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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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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보았다.

일곱 개의 회의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겉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한자와 나오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3까지 모두 읽어보았고 그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이 책에 거는 기대도 컸다.

결과적으로 이케이도 준 작가의 장점이 모두 담겨진 책이었다.

가독성이 좋고 금새 읽히면서 허를 찌르는 전개까지 이 전에 한자와 나오키에서 보여줬던 통쾌함을 또 한번 재현하고 있었다.



책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8화로 구성되어 있다.



1화 잠귀신 핫카쿠

2화 네지로쿠 분투기

3화 결혼 퇴사

4화 생업은 경리

5화 사내 정치가

6화 가짜 사자

7화 어전회의

8화 마지막 안건



처음에 각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 줄 알고 무심코 읽었다가 하나의 이야기로 관통하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곱 개의 회의는 중견기업 도쿄겐덴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은폐와 폭로의 갈림길에 선 주인공들의 갈등과 선택을 그린 옴니버스 구성의 소설이다.

출간되고 얼마 있지 않아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일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2019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개봉되어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책의 띠지에서 작가가 이야기했 듯이 정말 재미있는 소설로 단숨에 읽히고 회사원으로써 공감가는 부분이 내용 중간중간에 와 닿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경리부의 하라시마의 관점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실적에 시달리는 도쿄겐덴의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런데 어느날 하라시마는 영업1과의 사카도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위원회에 회부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고발자는 핫카쿠 계장이고 일은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되어 혐의가 인정되었고 사카도의 인사 대기발령까지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뜻밖에 하라시마에게 영업1과의 과장으로 이동하라는 통보를 받게된다.

사카도의 대기 발령은 기타가와 부장의 제안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하라시마는 이 후 만난 시카도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석연치 않은 징계에 비해 사카도의 대도가 너무나 미련 없이 깔끔했기 때문이다.

핫카쿠와 면담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된 하라시마의 모습을 묘사하며 1화가 끝난다.



2화는 네지로쿠라는 나사 제조업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네지로쿠를 물려받게 된 이쓰로. 도쿄겐덴은 네지로쿠의 주요 고객 중 하나로 1화에서 등장했던 사카도가 네지로쿠의 담당자 중에 하나였다.

생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나사 업체끼리의 경합을 제시하는 사카도에게 이쓰로는 만족할만한 견적서를 제시하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가격을 더 깎아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적자를 보면서 나사를 팔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그렇게 네지로쿠는 도쿄겐덴에 납품하는 일을 경쟁사에게 빼앗기게 된다.

거래처를 잃은 네지로쿠의 이쓰로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하라시마라는 도쿄겐덴의 과장이 다시 나사 수주를 맡기고 이쓰로는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3화는 하마모토 유이라는 도쿄겐덴에서 5년동안 일했다. 그녀는 닛타 유스케라는 같은 회사 과장대리와 불륜관계였고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고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는 퇴사의 이유로 결혼을 선언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그녀는 회사를 나가기 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여길만한 것을 찾는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야근할 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파는 아이디어인 “무인 도넛 판매시스템”이다.

무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일을 추진하고 설문 조사와 협력업체 섭외 기획서 작성을 통해 그녀는 누구를 위해 하는 일이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어려움을 해치고 나간다는 다짐으로 일을 추진한다.

결국 그녀는 원하던 무인 도넛 판매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사를 나간다.



4화는 닛타에게로 시점이 넘어간다. 닛타는 경리부에서 일 한다. 하라시마 과장이 발령된 이후 나사 공급업체가 변경되서 원가 상승에 의한 경비가 증가된 것을 알게되고 하라시마와 대립각을 세운다.

닛타의 상사 가모다가 임원회의에 해당 내용을 보고했지만 무시당하고 나온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닛타는 조용히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과연 닛타는 사건의 진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

하라시마는 어떤 비밀을 가지고 납득할 수 없는 수주를 진행한 것일까?

사카도의 징계와 퇴사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



이런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야기의 속도감이 더 해진다.

진상에 접근할 수록 그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이 후 이야기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회사라는 곳은 주인공이 없다. 그렇듯 일곱 개의 회의라는 책 안에서도 고정된 주인공이 아니라 여러사람의 시점을 거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서로 얽혀서 굴러가는 모양을 이야기의 화자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일개 회사원으로써 공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이케이도 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책에 등장한 뼈를 찌르는 듯한 질문들이다.





“회사에 필요한 인간 같은 건 없습니다. 그만두면 대신할 누군가가 나와요. 조직이란 그런 거 아닙니까”



“하나만 묻자. 오빠는 뭘 위해 일하는데? 지금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게 오빠한테 어떤 의미가 있어? 정말 그거면 돼?”



“나는 대체 회사의 무엇이었을까?”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뭔가 버려야만 할 때가 있다. 그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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