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김영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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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김영롱 지음 / 웅진 지식하우스

*94세 치매 할머니와 손녀의 단짠한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롱롱TV의 첫 에세이

다가올 할머니의 죽음을 생각하며 엉엉 울다가
할머니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나를 미워했다가
할머니가 없는 삶마저 사랑하게 되기까지
놓쳤다면 아찔했을 일상의 행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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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표지까지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책

이 책을 읽으며
책에서도 나온 부분이지만
치매라는 병에 대해서
내가 너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뉴스에 나온 기사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본 장면들은

치매 환자들의 자극적인 모습들만 부각시켜서
우리가 치매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으로만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시절 할머니 손에 커서 할머니가 익숙했던 영롱님처럼
나도 어린시절 바쁜 부모님 대신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이 많았다

직접 고기를 두드려 돈까스도 만들어주시고
더운 여름 먹었던 할머니표 비빔국수와
둘이서 고속버스를 타고 갔던 큰고모댁 등등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추억들이 많다

중학생이 되며 할머니, 할아버지와 따로 살게되었고
대학생때 갑자기 할아버지가 아프시다 돌아가시며
다시 할머니와 한집에 살게되었다

책에서도 어느정도 크고나서 자신의 삶을 바쁘게 살던 영롱님이
할머니를 늘 언제나 소파에 앉아있었던
당연한 존재처럼 생각했던것처럼

나도 할머니를 그렇게 생각하고
가끔 내가 도와드려야할 일이 생기면
귀찮아하거나 짜증을 내기도 했던 것 같다

어린시절의 고마움은 다 잊어버리고
난 왜 할머니한테 더 잘하지 못했는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참 많이 후회했다

*p49
할머니는 이 말을 할 때 씁쓸하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때로는 흘려보내고 때로는 간직하며 살면 살아진다는 말. 지독한 슬픔도, 넘치는 기쁨도 결국에는 한데 섞여 하나의 삶이 된다는 말. 나는 이 문장이 "그래도 살라"는 말로 들린다.

*p200-201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기억 속에 발자취를 남기고 모든 사람은 기억을 토대로 관계를 쌓아간다. 기억되고 기억하는 것이 일상이 된 나는 몰랐다.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점점 고립되어가는 노인에게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기쁜 일이자, 창백한 말기 암 환자의 얼굴에 생기가 돌게 만드는 활력소와 같은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어려움과 더불어
노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점점 노인들의 비율이 많아지고 있는 우리 사회인데
노인들에게 너무나 차가운 그런 사회가 아닌가 싶어
마음 한편이 참 씁쓸하기만 하다

누구나 태어나면 점점 자라 어른이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다는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롱님과 어머님, 할머님이
남은 시간들도 더 많이 웃으며
소중한 순간들을 많이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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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 세븐
A. J. 라이언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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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 세븐
A.J.라이언 장편소설 / 나무옆의자

*<월드 워Z>와 <버드 박스>를 뛰어넘는 전율과 호러

당신이 알던 세상은 핏빛 강에 잠겼다.
기억으로 감염되는 전염병.
미치광이로 가득 찬 도시. 살고 싶다면 괴물을 쏴라!

기억을 통해 감염되는 신종 박테리아가 집어삼킨 도시,
일곱 명의 낯선 이들이 그곳으로 가는 섬뜩한 여정에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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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것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 보게되는
이런 책이나 영화들도
전처럼 다른세상 이야기로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헉슬리라는 남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 깨어나보니
배 위에 있었고
자신이 누구인지, 가족이나 하던 일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생각나는게 없다

배 위에는 죽어있는 사람 한 명을 포함해서
자신까지 총 7명이 타고있고
다들 기억을 잃은채 팔에 문신으로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배는 원격으로 조종되고 있고
위성전화를 통해 미션이 전달되며
무기와 폭탄 등 필요한 물품들도 주어진다

온통 붉은색 안개로 뒤덮인 세상속에서
그들이 해야하는 최종미션은 무엇일까!

*p68
"사적인 기억을 떠올리는 구성원은 무조건 위험 요소로 간주해야 합니다. 배로 돌아가 그녀를 사살하십시오."

그들은 모두 기억을 인위적으로 지우는 수술을 받았고
감염되면 지워진 기억이 뒤섞이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몸이 괴상하게 변한다

영상으로 보는것보다 글로 그 장면들을 읽어나가며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상상이 되서
더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하며 이야기에 몰입했다

*p250
"여러분 모두 이 임무에 자원했습니다."

"모든 수학적 모델링 예측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동일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즉, 만약에 M-스트레인 바실러스를 멈추지 못한다면, 인류는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멸종할 것입니다."

인류를 멸종시키는 기억으로 감염되는 전염병이라니...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들을 잃어버리고
무시무시한 괴물이되어가는 현실은 너무 잔혹하고 슬프다

그리고 소중한 가족들을 위해서
자신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고
임무에 자원했을 그들의 현실도 너무 안타깝다

결국 최종미션을 이해하고 그 미션을 수행하는
결말의 반전도 참 아프고 슬펐던 책,
붉은 강 세븐

이미 출간 전 영상화 판권이 계약되었다고하니
나중에 영화가 나오면 책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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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과 작은 요정 발도르프 그림책 8
다니엘라 드레셔 지음, 한미경 옮김 / 하늘퍼블리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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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과 작은 요정
다니엘라 드레셔 / 하늘퍼블리싱

어느 날 작은 요정의 친구 두더지는
딱 한 번 만이라도 좋으니
하늘을 훨훨 날아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플리에게 말했어요.

"별똥별에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그럼요, 친구의 소원을 모른척한다면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없지요.

과연 작은 요정 플리는
두더지의 소원을 이룰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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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그림책인 별똥별과 작은 요정,
일단 책이 너무너무너무 예쁘다!

전에 유아교육을 전공할때
아이들에게 어렸을때부터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보여주라고 했었다

환경을 구성할때도
같은 물건이라도 보기에 더 예쁜것들이
아이들에게도 더 좋다고 했었는데

이런 예쁜 책이라면
아이들의 미적감각을 자극하며 발달시키고
책 속 이야기에도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에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요정이다

아이들의 꿈과 환상을 자극하는 요정이야기와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는
하늘을 날고싶다! 라는 생각

그리고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까지

하나하나가 다 아이들의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해준다

산딸기를 따는 장면도, 별똥별을 만나는 장면도
다 너무 아름다웠지만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플리와 두더지가 앉아서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들속에서
별똥별을 찾는 바로 그 장면이다

잠자기전 아이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서
이 책을 읽어준다면
아마 꿈속에서 행복하게 밤하늘을 나는
그런 기분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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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다 고전읽다
희원 지음 / 담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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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다 고전읽다
희원 / 담다

*그침없이 거침없이 철학하는 이야기

삶은 누구에게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또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니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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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언어유희에서 느낄 수 있는
고수의 내공!

두 아이를 키우면서
교회에서 성경일독 모임도 하고
성경책읽기 모임도 하고
짬짬이 책 읽고 서평단 활동도 하며

이정도면 그래도 나름 부지런하다
라고 생각하며 뿌듯해했는데

이분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 없을듯하다!

어렸을때부터 공부를 잘하셨다는 작가님은
두 아이를 키우며 회사도 운영하고
지역의원도 하고 석사에 박사과정에
12년짜리 고전읽기 모임까지
정말 다양한 자리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신다

그렇게 열심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란 두 아이 역시
자신이 하고싶은 일들을 찾아가며
잘 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p13
삶은 누구에게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위대하건 평범하건 우리는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자기 치유를 하면서 성장한다.

아직 고전은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지만
가끔 좋은 문구를 소개하는 책들에 나온걸 보면
옛날 사람들의 지혜는 정말 대단하다

그런 고전을 꾸준히 읽어온 작가님이기에
글 속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p167
과거에는 동서양 모두 교육의 첫 번째 책임이 학교나 교사가 아닌 가정과 부모에게 있었다. 하지만 이때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어른의 지식과 경험의 틀에 맞춰 키우며 강요하거나 지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믿고 지켜보며 지지해 주는 것이다. 막상 현실에서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책에 인용된 여러 책들을
시간이 날때마다 한권씩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고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한동안 책을 거의 안읽었는데
올해부터 열심히 책을 읽기시작하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핑계대며 책을 안읽었구나 싶었다

모든건 처음이 어렵고 습관이 되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행동이 되듯이
책읽는것도 나름의 습관이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책 읽으라고
그저 말로만 이야기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앉아서 책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해서 보여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50이 되어도 여전히 부지런히 공부하며
끊임없이 책을 읽고 나누는 작가님을 보며
나도 그렇게 멋지게 나이들어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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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a 2024-09-2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원입니다. 삶을 아주 열심히 아름답게 살아가는 분 같아요. 감사합니다~
 
점퍼 생각학교 클클문고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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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까칠한 재석이> 작가 고정욱의 타임슬립 성장소설

"여기가 북한인 것도 모자라 지금이 일제 강점기라고?"

1928년 X 2024년
시공간을 뛰어넘은 점퍼, 박창식
열다섯, 인생을 바꿀 마법 같은 사건이 찾아오다!

돈도 꿈도 의욕도 없던 중3 박창식,
1928년 오산학교에서 소년 김소월, 백석, 이중섭과
함께한 두 달간의 좌충우돌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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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점퍼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것같은데
공간을 뛰어넘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중학생 박창식

아빠와 창식이를 두고 집을 나가버린 엄마
매일 술만마시며 가족을 챙기지 않는 아빠
고생하는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아프지만
막상 뭘 해야할지 막막하고 돈없는 현실은 슬프기만하다

술에 잔뜩 취해 들어온 아빠와 한바탕 다툰후
집을 나가 괴로운 현실을 마구 욕하는데
갑자기 쓰러졌다 일어나보니 과거로 타임슬립을 했다

그것도 북한, 일제강점기로!

지금까지 타임슬립 이야기는 심심치않게 읽었지만
일제강점기 북한에 간 중학생이라니
설정이 엄청 파격적인 느낌이다

자신의 학교 선배이자 엄청 핫한 인물들인
김소월, 백석, 이중섭과 만나고
조금씩 문화와 예술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창식

*p99-100
"사람들이 모이면 정보를 나누고, 거기에다가 누군가가 저항하자는 정신을 집어넣으면 바로 그런 정신이 쌓여서 힘을 가지게 되는 거야. 뿔뿔이 흩어져서 문화 활동도 없고, 예술 활동도 없다고 생각해 봐. 영원히 우리는 일본의 종노릇을 하는 것 아니겠니?"

중학생이면 내가 살아온 시간의 반도 안되는데
어쩜 이렇게 어른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걸까

시대가 사람을 만드는것인지
그 시대의 아이들은 저마다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나라를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 친구들과 문화제를 준비하고
일본경찰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문화제에 모인 친구들, 사람들과 만세 운동을 하다
친구들이 붙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괴로워하던 창식이는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p177
이거였다. 모두가 함께한다는 느낌. 이런 느낌으로 독립투사들이 만세 운동을 하고, 목숨을 걸고 만주 벌판을 달렸던 거다. 이제야 완벽하게 이해했다.

자신을 비겁하고 겁쟁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라를 위해 만세 운동까지 한 창식이는
진정한 용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창식이의 상황과 함께
이야기 속에 나오는 또 다른 이야기인
우투리 이야기도 인상깊었고

성이 특이했는데 갑자기 돌아온 현재에서
그 친구의 성이 함께 써있는걸보고
설마설마했던 반전도 씁쓸한 충격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책은 중학생들의 이야기라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지난시간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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