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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독립만세 - 걸음마다 꽃이다
김명자 지음 / 소동 / 2018년 11월
평점 :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완성도있고, 깊이 있는 완벽한 책을 만났다. 그런데 그 책의 주인공은 연구를 많이 한 학자도 아니요, 고전을 쓴 주인공도 아닌 76세 처음 책을 낸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인생을 담은 자전적 수필!
하나하나의 문장에 감동했고, 만나보지 못한 할머니련만 그 분의 인생이 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하루만에 읽게 되었다.
내 나이 올 해 36살. 할머니는 내 나이쯤(38살)에 암을 걸리고, 1979년에 이혼이라는 것도 하시고, 그럼에도 아이 셋이 눈에 밟혀 다시 남편집에 들어가 아픈 남편 병수발을 하시고, 남편까지 떠나고 혼자 아이 셋을 키우셨다.
인생의 굴곡이 우리의 한국사와 맞물리며, 마음 짠~하게 하는 곳이 상당히 많았다. 다행히도 노후에는 자식들과 도란도란 잘 사셨지만, 어느 날 문득, '독립'을 꿈꾸시며 노후에 20대보다도 더 열정적인 삶을 꾸려 나가신다.
이 책 또한 그러다 쓰게 되신 책이다. 낮이며 밤이며 도서관에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도서관 및 지역사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하루하루가 쌓여 '글쓰기'라는 곳까지 다다르셨다.
할머니의 글을 읽노라면, 다부진 묘사에 할머니의 삶이 내 눈앞에 그대로 그렸졌고, 할머니의 서툰 시는 그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고, 딸에게, 남편에게, 자신에게 쓰신 편지에서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독자인 내가 이토록 감동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내 나이쯤에 겪었을 그 아픔에 대한 토닥임을 드리고 싶은 것도 같고, 누군가를 억지로 설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셔서 할머니의 글을 읽는 내가 어떻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갖게 해주셨다.
다 읽은 이 책을 나의 엄마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할머니처럼, 그렇게 멋지게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에 대한 나의 응원으로 말이다.
책의 말미에는 할머니의 버킷리스트가 나온다. 독립,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책 내기, 공주로 살아보는 것, 남자친구와 사귀는 것, 가족여행, 미술 개인전.
이렇게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가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더불어 이 책의 표지또한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의 진짜 사진을 담지 않고, 그림으로 그리셨는데 할머니의 진짜 모습(인터넷 기사까지 찾아보았다)과 정말 똑같을 정도의 캐리커쳐 느낌이었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당신의 인생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어서 행복했습니다.
인생의 순간순간을 그렇게 세심하게 기억하시고, 글을 담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 또한 30대 중반의 지금의 삶에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할머니의 긴 인생을 통해 보여주신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감사하며
그렇게 삶의 순간순간을 담아내고, 지켜내며 살아가겠습니다.
남은 인생 또한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건강하게
행복하세요.
이렇게 할머니에게 편지를 붙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