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
최성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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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주일에 한 번씩 가까운 도서관에서 부모교육을 받고 있다. 수업 중 나의 고민을 강사님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이것저것 잔소리가 많은 남편에 대한 나의 고민을 말이다. 내 말을 다 듣고 난 후, 강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잔소리가 매력인 남편을 두셨군요!"

뭔가 머리가 띵~한 느낌이었다. 그동안 나는 그놈의 잔소리 때문에 남편과 싸워도 보고, 잔소리를 줄여달라고 이야기도 해보고, 나도 똑같이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는 등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써서 남편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려고 무진장 애를 썼었다. 그런데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그 잔!소!리!가 남편의 가장 큰 매력이라니!

한 번도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날 이후, 그 말을 곱씹어 생각해보았다. 어차피 변하지 않을 남편이라면,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나의 심신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아직도 남편에 대한 이 마음을 갖는 것을 노력 중이긴 한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남편의 잔소리에 바로 민감해지던 내가 이제는 한결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니 말이다.

나의 사례가 길었는데, 이번에 만난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가 나에겐 위와 같은 '마음'을 들여다 보는 책이었다. 저자 최성현은 일본 선승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의 사견도 보태며 모음집을 만들었다.

밑줄 그으며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구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거의 모든 병은 스승이 하나뿐인 데서 온다.

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종교를 모르는 사람이다.

- 남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이와 같이 대게 그의 어느 한 면, 혹은 한때의 일을 보고 하는 것이다.

- 내가 누군가에게 욕을 먹었거나 얻어맞았다 해도 쓰러뜨려야 하는 대장은 나를 때리거나 욕한 사람이 아닙니다. 남과 싸우려고 드는 내 마음이 대장입니다. 누군가와 부딪쳤을 때 잡아 쓰러뜨려야 하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랍니다.

- 음덕이란 무엇인가? 남이 보지 않을 때 하는 일이나 하루의 소소한 일들을 나를 내세우지 않고, 나를 넘어서서 하는 거 아닌가.

- 계율을 지킨다는 것은 부처로 산다는 것이다. 하루 계율을 지켰다면 하루 부처로 산 것이다.

- 앞으로도 그렇게 남을 위해 살아가라. 그것이 자신을 위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에 이렇게 많은 승려가 있는 것에 놀랐다. 일본의 신도 문화 때문에 불교신자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많은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은 선승들이 의외로 많았다.

저자는 스님의 일화를 굉장히 높이 사는 듯하다. 왜냐하면 스님의 일화는 자신의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이기 때문이다. 삶이 아름답기에 일화가 남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나도 육아를 갈고 닦아 나의 한 마디 한 마디와 행동에 깊은 지혜가 담기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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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독립만세 - 걸음마다 꽃이다
김명자 지음 / 소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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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완성도있고, 깊이 있는 완벽한 책을 만났다. 그런데 그 책의 주인공은 연구를 많이 한 학자도 아니요, 고전을 쓴 주인공도 아닌 76세 처음 책을 낸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인생을 담은 자전적 수필!

하나하나의 문장에 감동했고, 만나보지 못한 할머니련만 그 분의 인생이 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하루만에 읽게 되었다.

내 나이 올 해 36살. 할머니는 내 나이쯤(38살)에 암을 걸리고, 1979년에 이혼이라는 것도 하시고, 그럼에도 아이 셋이 눈에 밟혀 다시 남편집에 들어가 아픈 남편 병수발을 하시고, 남편까지 떠나고 혼자 아이 셋을 키우셨다.

인생의 굴곡이 우리의 한국사와 맞물리며, 마음 짠~하게 하는 곳이 상당히 많았다. 다행히도 노후에는 자식들과 도란도란 잘 사셨지만, 어느 날 문득, '독립'을 꿈꾸시며 노후에 20대보다도 더 열정적인 삶을 꾸려 나가신다.

이 책 또한 그러다 쓰게 되신 책이다. 낮이며 밤이며 도서관에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도서관 및 지역사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하루하루가 쌓여 '글쓰기'라는 곳까지 다다르셨다.

할머니의 글을 읽노라면, 다부진 묘사에 할머니의 삶이 내 눈앞에 그대로 그렸졌고, 할머니의 서툰 시는 그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고, 딸에게, 남편에게, 자신에게 쓰신 편지에서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독자인 내가 이토록 감동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내 나이쯤에 겪었을 그 아픔에 대한 토닥임을 드리고 싶은 것도 같고, 누군가를 억지로 설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셔서 할머니의 글을 읽는 내가 어떻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갖게 해주셨다.

다 읽은 이 책을 나의 엄마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할머니처럼, 그렇게 멋지게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에 대한 나의 응원으로 말이다.

책의 말미에는 할머니의 버킷리스트가 나온다. 독립,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책 내기, 공주로 살아보는 것, 남자친구와 사귀는 것, 가족여행, 미술 개인전.

이렇게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가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더불어 이 책의 표지또한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의 진짜 사진을 담지 않고, 그림으로 그리셨는데 할머니의 진짜 모습(인터넷 기사까지 찾아보았다)과 정말 똑같을 정도의 캐리커쳐 느낌이었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당신의 인생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어서 행복했습니다.

인생의 순간순간을 그렇게 세심하게 기억하시고, 글을 담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 또한 30대 중반의 지금의 삶에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할머니의 긴 인생을 통해 보여주신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감사하며

그렇게 삶의 순간순간을 담아내고, 지켜내며 살아가겠습니다.

남은 인생 또한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건강하게

행복하세요.

이렇게 할머니에게 편지를 붙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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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모텔 현대시세계 시인선 72
배선옥 지음 / 북인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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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좋아하지만, 시집은 선듯 잘 사지도 읽지도 않게 된다. 짧은 구절안에 담긴 그 의미가 마음에 확 와닿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절친과 시집을 주고 받으며 나의 감수성을 깨우던 시절도 있었다.

 

우연히 읽게 된 <오렌지 모텔>시집. 책날개에 시인의 소개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낮에는 품위유지비를 벌러 다니는 사무원, 밤엔 야시시한 글쟁이로 산다'고 적혀 있었다. 현실과 이상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삶을 사는 것 같아 좋았다. 시의 소재 역시 우리 삶에 마주할 법한 소재로 시인의 생각을 담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꽃이라는 시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몸 속 어딘가 빛의 씨앗을 가졌다

빛깔을 심고 빛깔을 키우고 그리하여 어느 날 활짝 마음을

피어 올려 빛살이 된다 이름 따위 없을들 어떠리 존재하는

모든 것은 모두 각자의 색깔을 뿜어 빛을 내나니

 

그대도

나도

 

다만 어깨 낮은 꽃으로 서서 수수하니 머리 비끄러맨 시골집

안마당 분꽃으로 피어

 

2019년이 되었다. 올해는 나와 내 가족의 빛을 더 많이 발견하고 가꾸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함'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일상에서의 감사함을 느끼고,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고, 각자의 색깔을 진하게 물들어 가고 있는 아들과 딸에게도 사랑 가득 응원을 해주고 싶다.

 

책의 마무리에는 유수진 시인의 해설이 담겨 있다. 해설 또한 쉽지는 않지만 해설을 읽고 시를 다시 읽으면, 깊이감을 좀 더 느낄 수 있으리라. 어떤 사건을 겪더라도, 어떤 한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생각을 담고, 예리하게 언어를 갈고 닦았을 것 만 같은 시인의 글. 이런 글들을 아껴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책 뒷 표지에 최종천 시인은 이렇게 이 시집을 평가했다.

 

배선옥 시인은 언어에 대해서도 관염에 대해서도 냉담하다. 언어를 다루는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시편의 언어가 주제나 의미를 앞서가지 않고 그런대로 균형을 취하고 있다. 우리 시에는 언어가 너무 앞서가는 시가 많다. 그것은 포즈다. 시가 공허하다. 배선옥 시인이 시시껄렁한 일상을 별로 시적이지도 않은 표현을 통하여 시로 말하는 것도 그러한 배경을 거느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을 <오렌지 모텔>로 지은 의도가 궁금해 졌다. 야시시한 시를 쓴다는 시인답게 특이한 제목이 눈에 띈다. 암캐, 남동공단 블루스, 심야영업 노래방 삐끼, 포르노 비디오, 샤넬 모래방 미쓰 킴, 보이스 피싱, 오렌지 모텔처럼 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마지막 시의 제목은 '절'이다. 배선옥 시인의 삶과 생각이 궁금해진다.

 

 

뒤돌아 보면 세상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송아지 눈

그 세상의 손 하나를 끌어다 손바닥에

얹는다고 해서 합장이 되는 것도 아닌데

여전히 나느 세상과 함께 삼천 배를 하고 싶다

가장 낮아진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교만한 위장이라고

늘 흘겨보기만 하던 나의 눈동자가

제자리를 찾도록

깊숙이 몸은 낮추고

핏줄을 타고 돌던 욕심들도

이제는 불러내

차례로 세워 고해를 시켜야지

가끔은 칼날이 무뎌졌어도

너무 아등바등하지 말고

오늘

마음에 향 짙은 먹물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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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놀이 - 주의.집중.균형력을 키워주는 과학적인 통찰 놀이 60가지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 지음, 이재석 옮김 / 불광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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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점에서 벤쟈민창의영재학교를 소개하는 책을 보았습니다. 일반 학교에는 없는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명상'이 눈이 띄었습니다. 성적을 향해 쉼없이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 일반 학교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잠시 멈춤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음챙김 놀이>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양한 놀이법 책과는 전혀 다릅니다. 명상 지도자인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는 1997년부터 티베트 불교 전통의 스승들에게 명상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한 권의 책에는 저자의 모든 노하우가 압축된 느낌이 듭니다. 스스륵~읽고 넘어갈 수 없는 책입니다. 60가지 놀이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집중해야 하는 지점이 다릅니다.

 

1부는 고요하게 하기, 2부는 보기 그리고 새롭게 하기, 3부는 집중하기, 4부는 돌보기, 5부는 연결하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아부터 큰 아이, 어른들까지도 해볼 수 있는 다양한 놀이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놀이 진행 순서가 상당히 자세히 서술되어 있고, 지도 방법까지 나와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놀이를 차근차근 해보면 유익할 듯 합니다.

 

저는 딸 아이와 지퍼 올리기 놀이를 해 보았습니다. 방법은 우리 몸에 지퍼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퍼를 위로 죽 올리면서 등을 곧게 펴고 근육을 이완시킨다고 상상하는 것이죠.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놀이법마다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 몸과 내 마음과 내 호흡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놀이, 큰 도구가 없어도 아이와 노는 방법이 이렇게다 많을 수 있다니...놀라게 만드는 책입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마음챙김 놀이를 지도하는 팁이 있습니다. 더불어 주제표에 나와있는 용어를 확인하고 놀이에 임한다면, 한결 더 수월할 것입니다. (받아들임, 감사, 주의, 조율, 원인과 결과, 명료함, 자비 지혜로운 확신, 분별력, 공감, 모든 것은 변화한다, 상호 의존성, 기쁨, 친절, 동기, 열린 마음, 인내, 지금 이 순간, 자제, 자기 자비)의 단어는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의 목표점을 알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같은 놀이도  아이의 연령에 따라, 기분에 따라, 반복한 횟수에 따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아이와 하나씩 실천해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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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국어 1 : 해 물어 안 가르치는 책
황이산 지음, 최미희 엮음 / 하빠꿍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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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병설 유치원을 다니는 첫째의 가방에는 항상 이것저것 만들고 끄적인 종이들이 가득입니다. "엄마~이건 소방차고, 이건 우주선이고, 이건 내가 만든 책이야..." 엄마의 눈에는 분리수거 통으로 가야하는 쓰레기들로 가득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해 물어>책을 보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이 책은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이 된 황이산 어린이가 4살~6살에 그린 그림과 생각들로 채워진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아이가 그린 그림 아닌 그림들을 버리기에 바빴는데, 누군가는 이렇게 훌륭한 작품으로 재 탄생 시켜주었으니깐요. 아들에게 "견아~이 누나가 너만할 때, 그린 그림이래."이렇게 이야기 하니, 아이는 자기도 책을 만들고 싶다고 당장 종이와 색연필을 가지고 오더라고요.

 

아이의 소소한 그림과 생각들을 모아 둔 어머님의 정성이 대단하고, 어린 나이에 그렸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 아이의 재능에도 웃음이 나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5살 아이가 키득키득 웃으며 보는 책이지요. 그림에 공감이 가나봅니다.

 

책을 좀 더 소개하자면, '안 가르치는 책'이라고 쓰여있는 이상한 책입니다. 이 책을 그리고, 쓰고, 오리고, 찢고 하며 놀듯이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아들에게 이 책은 찢어도 된다고 하니, 아이가 놀라며 "책인데, 어떻게 찢어?" 라고 이야기 합니다. 책을 먹고 찢던 어린시절, 책은 찢는 게 아니라 보는 거 라고 수없이 말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작은 고정관념을 불어넣어 준 셈이죠.

 

이 책을 아이와 어떻게 갖고 놀지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듯 합니다. 아이의 작은 그림 하나도 소중히 여기고 그 생각을 존중해 주고, 물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준 것 만으로도 제겐 고마운 책인 듯 합니다. 저처럼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보면 좋을 책! 우리 아이들의 손떼 묻은 낙서도 언젠가는 작품이 되어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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