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풍경 을유세계문학전집 135
E.T.A. 호프만 지음, 권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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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호프만의 작품 속 이야기들은 살짝 동화적인 측면에서 흥미를 사로잡기도 하나 반면 기괴한 분위기도 있어 더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일명 '공포 낭만주의'라 칭하는 후기 낭만주의의 특징은 악마적인 힘, 광기, 불안 등을 소재로 당 시대의 모순됨과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다보는데 있다고 전한다.


『밤 풍경』은 전체가 두 권이며 모두 여덟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대체적으로 인간세계가 어떠한 어둠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파멸해 나가는 내용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밤중, 폭풍우, 궂은 날씨와 어둠을 밝히는 횃불 등이 밤이라는 시각을 연상하게 하며 어두움, 범죄, 사고 등이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움직여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예전 할머니들이 말씀하신 빨리 잠들지 않으면 망태 할아버지가 업어간다는 추억이 깃들여 있다. 아이들이 일찍 잠들지 않으면 모래 사나이가 나타나 눈에 모래를 뿌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게 만든다는 어린 심성을 자극하는 이야기 말이다. 이 부분은 나타니엘이라는 대학생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부분인데 그의 삶에는 코펠리우스라는 모래 사나이의 악령이 존재한다.


늙고 사악한 변호사였던 코펠리우스는 나타니엘의 아버지와 함께 비밀스러운 연금술 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 도중 나타니엘의 아버지는 폭발사고로 사망하고 나타니엘은 눈을 빼앗긴다는 공포스러운 기억과 함께 혼절한다. 이후 나타니엘은 모래 사나이인 코펠리우스의 망상이 일어나고 그 트라우마는 결국 나타니엘을 죽음으로 몰고 가버린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자유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실은 어두운 힘이 벌이는 잔인한 유희에 봉사할 뿐"이라는 나타니엘의 대사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해 낼 수 없는 어떤 불가해한 위협의 '유희'가 존재함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어떤 어두운 힘, 우리 내면에 아주 적대적이고 음험하게 실을 꿰어 넣고 그 실로 우리를 옭아매어, 평소 같으면 우리가 발도 들여놓지 않을 위험 가득한 파멸의 길로 이끌어 가는 어두운 힘 - 만일 그런 어두운 힘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과 마찬가지로 우리 내면에서 형성된 것이고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이 틀림없어.

page27

『이그나츠 데너』는 선한 사냥꾼 안드레스가 악한 도적의 두목인 이그나츠 데너와 벌이는 대결 이야기이다. 가난한 안드레스는 우연히 집에 찾아든 도적 두목 이그나츠 데너의 도움으로 중병에 걸린 아내를 치료하고 곤궁에서도 벗어난다. 이후 도적 무리의 요구에 협조하며 위험한 범행에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된 안드레스는 온갖 고초를 겪으며 처형 당할 위기에 처한다. 양심을 저버리지 않은 안드레스는 결국 누명을 벗게 되지만 도적 두목인 데너는 비참하게 죽는다. 그러나 이후의 이야기는 권선징악의 당연성을 과감히 배제해 버린다. 선과 악을 뚜렷이 대비시켜 '이 세상에서 선의 추구가 가능한 것인지? 그 당위성을 독자들에게 질문으로 던진다.



호프만은 작품을 통해 불만족스러운 현실 세계를 풍자했고 또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론은 그 판단의 몫은 독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호프만은 인간적인 노력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소설 속에서라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신의 문학 속에서 추구해 온 것이다. 가장 유럽적인 스토리텔링 작가인 호프만의 작품을 통해 후기 낭만주의의 대표작을 읽어볼 수 있어 아주 의미 있는 도서였다.

◆ 출판사 지원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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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2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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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에겐 버들의 마음을 돌릴 근거나 당위가 남아 있지 않았어. 버들이 자신에게 어떤 사랑을 주든, 그 마음의 크기가 어떻든, 지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어야 했으니까. 그래야 버들이 조금이라도 덜 아플 테니까. 세상을 사랑하는 너는 언제나 세상에 지게 되어 있고, 널 사랑하는 나는 그렇게 세상에 두들겨 맞고 돌아온 너를 또다시 아프게 할 수 없으니까. 그게 내가 아는 사랑, 너에게 배운 사랑의 방법이니까.

page163





버들과 호랑은 서로 사랑한다. 둘은 그 어떤 생식세포도 서로에게 건네지 않았고 애초에 그들은 번식 경쟁에서 이탈한 패배자들이다. 두 여자는 서로 사랑하지만 모든 의지를 내려두고 재앙의 순간을 기다린다. 너무도 편안하게...



이 글을 쓰고 있는 전지적 작가 시점은 세 마리의 곤충이다. 모필자(모기필자), 티끌 트윙클, 한 점 털보 '톡토기, 누선생 등 그들은 인간을 '두발이 엄지'라 칭한다. 성인 두발이 암컷 버들과 호랑은 비생식 동거 집단 표본이 되어 이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곤충들의 삶은 사람에 비하면 보잘것없고, 자신들을 위협하며 괴롭히는 인간들이 가지는 감정은 무엇이며, 어떤 이유로 두려움과 행복이라는 모순된 영역을 정신없이 오가는가에 대해 연구하기로 마음먹는다. 놀랍게도 곤충 작가들은 뛰어난 묘사력과 놀라운 언어 구사력으로 독자들이 잠시도 한눈파는 것을 용서하지 않으며 화려한 의성어로 구색을 맞춘다.



<츠토로로로로로로> 철써기의 리듬 몰기,

<핑요 핑요> 뒷다리로 허공 세 번 두드리기,

<크다다다다다> 부리를 맞부딪히는 황새 소리,

<케엑 케쿄!> 생쥐의 재채기 소리,

<삐 뾰 빼뾰 뾰!> 흥분한 새끼 어치들이 지저귀는 소리,




두발이 엄지들을 관찰 후 기록을 정리하는 톡토기와 목격한 장면들을 시나리오의 형식으로 재현하는 윙클 트윙클(거미), 그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종합하는 해석자 역할을 맡은 모필자(모기)는 두 발이 엄지의 삶이 흥미롭다. 계절마다 슬픔과 기쁨이 서로 다른 시점으로 찾아오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각성시키고 관계를 단단히 만들어나가는, 어떤 시절의 주기로 반복되는 시간의 연속체라고 결론 내린다. 흡사 자신들의 삶과 다를 것 없는 그들의 삶을 관찰한 이후 곤충들은 두 발이 엄지를 향한 오해와 갈등을 풀고 그들의 존재와 삶의 행태를 받아들이고 궁극적으로 세계를 신뢰하는 ‘환희’로 나아간다.







지구의 생물종이 보여주는 또 다른 특별한 사랑, 곤충의 시선으로 바라본 두발이엄지들의 새로운 차원의 지식 보강은 그들이 자손을 재생산하는 편협한 개념을 탈피해 자신이 아닌 타계체를 위한 이타적인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두발이 엄지들이 가지는 강력한 힘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암컷이 수컷을 만나 짝을 이루는 것만이 두 발이 엄지의 사랑이 아님을 연구결과 드러냈고 버들과 호랑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도 하나의 사랑임을 드러내준다.




진리란 다름 아닌 저 흙더미라는걸.

죽음이 사라지면 삶도 같이 부서져 흩어진다는걸.

page178



김멜라 작가는 이상문학상 수상작 《제 꿈꾸세요》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퀴어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을 주로 썼으며 살짝 암울할 수 있는 주제도 작가 특유의 위트와 사랑스러운 문체로 화려하게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늘 생각하는것이지만 참 글 잘 쓴다. 까다롭고 어려운 주제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잘 써 나가는 그녀의 글쓰기를 닮고 싶다.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 나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쉽게 외면한다. 세 마리의 곤충 작가들은 두발이 엄지들을 관찰하며 조금씩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상처로 얼룩져 스크래치 가득한 삶을 호랑과 버들은 서로 채우며 살아간다. 차별받고 공감받지 못하는 둘의 삶을 관찰자인 비인간 존재의 글을 통해 우리는 적게나마 소외된 자들의 삶을 이해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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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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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 안에서 살아내고 버틴 한 가족의 이야기, 《해방자들》은 역사와 뒤엉킨 이민자들의 삶 속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다.



작가 고은지는 가족 대서사 파친코에 참여해서인지 복잡한듯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된 언어들로 세련되게 한국 이민자의 삶을 드러내주었다. 작가의 첫 소설로 자신도 이민 2세대라 그 삶이 소설에 녹아들었음이 짐작된다.



인숙, 성호는 미국 이민자이다. 그 시대가 그랬듯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행복이라는 울타리를 갖기에는 서로가 너무 힘들었다. 이 가족 역시 이민자들이 겪는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삶을 살고 있었다.

고국에서의 안정되지 못한 고달픈 역사는 이민자들에게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처럼 남고 삶의 굴레에 뒤엉킨 인숙의 결혼생활은 고부갈등과 남편 성호의 무관심에 외롭고 힘들다. 남편 성호의 삶은 오직 아메리칸드림 속에 갇혀버렸고 아들 헨리는 갈등 가득한 부모의 그늘 아래서 자란다.




역사의 상흔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조국을 떠난 사람들은 타국에 있다고 해서 완전히 조국을 잊을 수는 없다. 조국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에 무심할 수 없는 것이 이민자들의 삶이기도 하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노역과 제주 4.3사건, 한국전쟁을 어머니를 통해 듣고 자란 로버트는 남북 분단 상황을 부정하고 해방 신문을 만들어 조국 통일을 외치지만 정작 강연을 위해 찾은 조국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다.



책 속에서 보이는 그늘진 역사의 한편은 사상과 신념을 강요하는 그릇된 군부정권의 야욕과 인권유린의 한편을 보게 되어 씁쓸했다. 비록 소설이 가진 허구에 힘이 실리겠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나 세월호 사건을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의 안전 불감증이나 얽혀있는 정치적 문제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한숨 나오게 하는 기억들이다. 이후 인숙의 고민들이 후란(시어머니)의 죽음으로 모두 해소되는 걸 보면 좀 과장됨도 느껴진다.




성호의 젊음은 깃대 위에서 펄럭이는 깃발이었다. 자전거가 나아가는 길을 따라가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버지가 스스로를 찾아 헤맸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age256



결론은 가족을 통해 받았던 상처들이 가족을 통해 치유된다는 메시지이다. 역사 속 사건들이 주는 시대적 상흔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얼룩져 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고통은 어떻게 보면 이주한 나라가 주는 아픔보다 조국이 주는 아픔이 더 커 보인다. 『해방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진 가족이라면 아무리 힘든 시간이 있더라도 결국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진실한 믿음이 있어 행복하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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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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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의 재뉴어리, 들판에서 우연히 마주친 낡고 보잘것 없는 푸른 문 그 문 뒤로 다른 세상이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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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큰 방에 딸린 작은 다락방을 올라갈 때 마다 내 머리 속은 온갖 상상으로 가득 찼었다. 가끔 천정을 뒤집어 흔들던 쥐도 동화 속 주인공처럼 말을 걸어오지 않을까? 낡고 오래된 상자 속에는 먹고 싶은 것들을 실컷 사먹을 수 있는 금은 보화가 감춰져 있지 않을까? 라는...일곱살의 재뉴어리 역시 그랬다.





나는 푸른 페인트에 손바닥을 대고 문을 밀었다. 경첩이 신음했다. 내가 읽은 그 모든 싸구려 신문과 동화책 모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령의 집처럼. 가슴 속에서 심장이 쿵쿵 뛰었고, 내 영혼의 순진한 일면은 뭔가 마법같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며 숨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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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믿기만 한다면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재뉴어리는 수첩에 그 이야기를 썼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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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부재로 고고학협회 회장 로크씨에게 맡겨져 엄격한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재뉴어리, 부족함은 없지만 틀에 갇힌 생활과 알수없는 미묘한 압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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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책 《일만 개의 문》은 재뉴어리가 열일곱 살이 되면서 로크씨네 보물상자에서 발견된다. 책 속 주인공 애들레이드는 묘하게 재뉴어리와 공통점이 있다. 그 시대 여자이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받아오던 압박을 떨치고 또다른 세상을 경험하고자 하는 열망에 가득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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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와 닮은 책 속의 그녀 애들레이드는 누구였을까? 유색인종이라 인종차별을 받고 여성이기때문에 여자답게 참아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를 재뉴어리는 어떻게 이겨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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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없이 위탁되어 눈치보며 살아야 했던 재뉴어리가 감춰졌던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주체성을 잃지 않으며 스스로를 꿋꿋이 보살펴나가는 판타지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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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문, 그 문 속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과 숨겨진 진실, 용감하게 부딪히며 재뉴어리 스스로 무언가 써야지만 실마리가 해결되는 과정들이 너무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재뉴어리의 푸른 문, 마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도 연상되게 하는데 글을 쓰자 문이 열리고 곧 소설 속의 일부가 되는 과정들이 판타지의 묘미를 멋지게 전해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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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한 장을 쓰는 힘 - 글쓰기 근력을 길러줄 최소한의 글쓰기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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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갖는 소망이다. 첫 문장부터 두려운 독자들을 위해 과감히 자신의 노하우를 쏟아낸 안광복 작가는 28년간 고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틈틈이 글을 써냈다. 이 책은 주입식 교육에 적합화된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독자들의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싶어 한 작가가 고민한 결과이다. 아울러 더 많은 독자들이 깊게 읽고 제대로 쓰는 방법을 익힐 탈출구이기도 하다.



모든 쓰기는 읽기에서 시작된다.



글을 쓰기 전에 우리는 어떤 기술을 알아둬야 할까? 좋은 글쓰기는 그 사람이 얼마나 책을 많이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단 건성으로 책을 읽고 권수만 채우는 것은 의미 없고 읽은 책의 핵심을 요약하여 기록하는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책의 핵심을 추려내려면 점검 독서를 하라는 부분이 서평을 주로 쓰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꾸준히 책을 읽은 지 5 년 차이다. 이제 독서 중독 상태에 들어가 외출 시 가방에 기본 책 한 권은 필수품이 되었다. 특히 지하철 이용 시 책에 빠져들면 내리는 역을 놓칠 정도로 심각해지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읽은 책을 나의 느낌대로 뱉어내는 독서기록도 블로그에 촘촘히 채워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처럼 한때 나도 다독가들이 부러워지고 세상에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도 많음을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수집의 욕구에 빠져들어 책 탑을 쌓기 시작해 집을 온통 토굴로 만들기도 했다. 책장 가득 책을 채우며 또 다른 책장을 구매하기 위해 쇼핑 목록을 채웠으며 읽지도 않을 책들을 이 책은 무조건 사야 돼!!라며 욕망에 불타올랐다. 어느 순간 수집의 욕구는 시들해지고 남들이 추천하는 책보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 기록 쓰기는 작가로서의 첫걸음이라 명시한다. 리뷰에 앞서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저자의 근거 있는 설득력을 되짚어 보고 인상 깊게 다가온 구절과 책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서평의 필수조건임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리뷰는 그저 책 내용을 명시하고 요약하는데 바빴음을 인정한다.



독서 기록은 단순한 '축약' 이 아니다. 책의 내용을 완전히 뜯어고쳐서 나의 글로 만드는 과정이다. 독서 기록을 거듭 쓰다 보면, 어느덧 독자는 작가에게 필요한 능력을 갖추게 된다.

page59



산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듯 책 또한 꾸준한 독서를 해 오면서 느끼는 바가 유사하다. 40대에 읽은 책과 나이가 더 들고 경험이 늘어난 50대에 읽은 책에서 느껴지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작가는 그 부분을 명확히 짚어준다.




책 소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혹시 자신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부족한 지식과 짧은 생각으로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되물어볼 일이다.

page113




사실 책에 줄 긋는 걸 자제하는 편이다. 포스트잇을 붙여 중요한 부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편인데 이 책은 참을 수가 없다. 아니 그래서는 안되는 책이다. 중요한 부분에 줄을 긋고 형광펜으로 다시 한 번 확인 후 필사해보고 더딘 내 머리가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야 할 글쓰기 지침서이다.


내가 쓴 글을 과연 몇 명이 끝까지 읽어볼까...나 스스로 독자가 되어 내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본다. 더 많은 축약과 영혼을 갈아넣어야 할 일이다. 글쓰기 참 어렵다는 것을 쓰면 쓸수록 실감한다. 저자가 쓴 독서 기록들을 모방해가며 자꾸 연습해 비슷하게 써 나가다보면 조금씩 성장할 것임을 믿는다. 특히 독자가 글을 읽을 때 짧은 호흡과 자연스러운 리듬을 타며 내용이 분명하게 다가와야 함을 명심해야겠다.





*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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