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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못한 자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5
도러시 매카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초대받지 못한 자
도러시 매카들 / 휴머니스트
용감한 페미니스트 도러시 매카들. 그녀는 여성의 입지를 가정에 국한시킨다는 헌법제정에 기여한 정치 조력자였던 동지에 실망하고 크게 분노하며 반대한다. 소설 초대받지 못한 자는 그녀 매카들의 새로운 경험작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패멀라에 자신을 투영시켜 여성성보다 용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추구해 내며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도시에서 완전히 벗어나 좀 더 넓은 곳에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큰 피처 제럴드 남매, 로더릭과 패멀라.
실패한 연애와 회의만 가득했던 기자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바람을 쐬고자 떠났던 곳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다가 집앞에 병풍처럼 펼쳐진 수수한 2층 석조주택 '클리프엔드'를 만나게 된다.
정확히 15년이 비어 있었다는 그 집. 5대째 이어온 집을 팔겠다는 브룩중령은 생각밖으로 너무나 흔쾌히 힐먼이 제시하는 금액에 중령은 집을 팔겠다고 한다. 동생 패멀라가 먼저 내려와 클리프 앤드의 수리와 인테리어에 온힘을 쏟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집에 대해 뭔가를 말하고 싶지만 애써 함구하는 느낌이다. 상식적으로 15년이나 비어있던 집이라면 그리고 흔쾌히 제시하는 저렴한 가격에 집을 판매하겠다고 한다면 그 집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 쯤은 예상해야 할 일이 아닌가!
패멀라에게는 아무것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낭만과 호기로 사들인 피처제럴드 남매에게 전에 이 집에 살았다는 브룩중령의 손녀딸인 스텔라는 별일이 없는지 걱정어린 안부를 건낸다. 현실을 생각해 보면 어느집이나 사람이 살고 또 그 집에서 죽을수도 있다. 집에 깃든 영혼이 다음 입주자에게 나타날 때는 어떤 말 못할 사정이나 영혼을 드러내서라도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지 않을까?
자연계의 것이 아닌 젊은이의 목소리와 신음이 패멀라에게 들리기 시작하더니 이제 오빠인 로더릭에게도 들리기 시작한다. 클리프 앤드의 초자연적인 현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다가오고 이 기이한 현상을 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남매는 무척 의연하다. 크게 놀라지도 않고 보통 사람이면 짐싸들고 줄행랑을 칠 일이지만 두남매는 왜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클리프 앤드에 발생하는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합리적으로 대처한다. 참으로 이성적인 행동에 두남매는 간이 대여섯개는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그 기이한 현상이 사람을 다치게 한다거나 어떠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기에 로더릭과 패멀라는 현상에 대해 좀 더 명석하게 가설을 세우고 추론을 해 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이 두남매가 좀 남다름을 느낀다. 알수없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집이고 전주인이 모든 금액을 배상해 주겠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들이면 찝찝해서라도 떠날 법한데 피처 제럴드남매는 클리프 엔드의 비밀에 집착하며 집을 지켜내고자 한다.

스텔라. 어릴적 상처가 있어서인지 한없이 보드라운 이 소녀는 클리프 엔드에 나타나는 존재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이 집에서 만난 줄곧 알수 없는 존재를 어머니라고 확신하며 그 존재에서 모성애를 찾으려고 한다. 성녀같은 어머니에 대한 숭배,죽은 미덕, 죽은 표적, 죽은 취향에 대한 집착 등 모든 것이 로더릭을 기분 나쁘게 한다. 망령에 사로 잡혀 애정을 쌓아가고 있는 스텔라를 빨리 이 늪에서 끄집어내야 겠다는 생각이다. 왜 로더릭은 스텔라에게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로더릭은 할아버지 브룩중령의 손녀 스텔라에 대한 집착과 구속에서 스텔라를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감추어진 클리프 엔드의 비밀을 풀어내야만 한다.
두 남매가 클리프 엔드의 내력을 조사하면서 퍼즐은 맞춰지기 시작한다. 스텔라의 아버지 메러디스에 대한 비밀이 숨어있다. 항상 그의 그림에 모델이 된 카르멜, 그녀와 남편의 관계를 알면서도 이를 암묵적으로 시인하는 성녀의 모습같은 스텔라의 엄마 메리. 그리고 그녀의 의문의 죽음. 이후 깜짝 놀랄 반전에 놀라울 뿐이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패멀라에 대해 작은 불편함을 느꼈다. 그녀의 오지랍이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나 스스로 편협한 생각에 나와 다름에 대한 불편함이었나 보다. 헌신적이고 탐구심이 강한 그녀의 성격이 이 모든 비밀을 풀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보여 주었으며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추론을 통해 합리적인 그녀만의 사고력을 보여준다. 패멀라는 상대에 대한 배려도 크고 성숙된 어른 같아 보였으며 그녀가 보여준 비혼을 추구하며 자신감 있는 주체적 모습이 마치 도러시 매카들의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이다.
탄탄한 구성이었다. 유령을 매개체로 한 공포스러움과 그안에 숨어있는 반전의 비밀이 흥미로웠고 패멀라를 통한 여성의 당당함과 진취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던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