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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살아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니나 버튼 / 열린 책들
이 책을 쓴 작가 니나 버튼이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라는 한정된 직업으로 자신을 소개하는데 지나친 겸손함을 느낀다. 종을 초월한 살아있는 모든 생명과 자연에 대한 해박한 그녀의 지식을 과학적, 철학적으로 들으며 내 주변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놀라운 능력들에 감탄을 마지않는다.
▶ 짧은 책 소개
시골집을 마련하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날아다니고, 기어다니고, 헤엄쳐 다니는 생명체들이 가진 나름의 언어들을 해석하며 여섯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는 나누어진다. 인간이 위대한 존재라고만 생각한 단순한 상식에 과감히 선을 그으며 우리가 생각한 그 이상으로 동물들이 각자의 특별한 지적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들려준다.
시골집을 수리하며 처음 만나는 다람쥐의 삶에서 엄마 다람쥐가 이렇게 특별한 능력을 보유한 생명체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까마귀는 도구를 사용해야 해결할 수 있는 다수의 임무를 완성하고 세밀하게 관찰하며 사람을 놀려먹는 장난의기술도 보유하고 있었다. 길을 찾는데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비둘기 또한 그 시각적 재능이 피카소와 모네의 그림을 구분할 정도라고 하며 숫자와 이미지, 감정까지 읽을 정도라니 놀랍기만 했다.
철새는 머릿속에 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 지도에는 지구의 이미지뿐 아니라 별의 위치도 점자처럼 찍혀 있다.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자기들끼리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 공동체를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벌, 수 만개의 알 중에서 자신이 낳은 알을 찾아내는 바다오리의 능력 등 결국 생명과 삶은 온갖 종류의 분류법을 넘어서는 운명을 가진 수십만의 존재가 살아내는것이었다.
꽃가루를 옮겨주는 벌이 대부분 사라져간 지금의 세계는 다가올 재난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공장의 형광등 조명 아래에서 조립되는 공산물처럼 짝짓기를 해야하는 운명은 너무나 가혹하다. 벌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꽃을 선택할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기심은 불행을 자초할 뿐이다.
지구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물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인간의 힘으로 품종개량이 이루어지고 있고 강력한 약을 쳐서 잡초들을 소멸시킨다. 먹이사슬은 자연스럽게 파괴되고 결국 인간이 자초한 행위는 그대로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임을 배운다. 생명의 역사가 깊다면 인간의 역사는 한갖 표면에 뜬 거품과 불과하다는 작가의 말이 지극히 공감된다. 인간들은 너무도 쉽게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위협을 가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인간이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점이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생물들이 살아갈 공간을 잃어가고 있다.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해야 할 공유의 공간이다. 서로 다른 것들이 벽을 세워 다른 세상과 격리를 꾀하듯 인간이외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권리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읽은 후 감상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정돈된 패턴으로 다른 생물들의 능력을 단순하게 기억한 나의 생각이 짧았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자연이 더 복잡한 유기체를 만들어 내는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해야하므로 결국은 환경이 가장 중요하며 그들과 우리가 함께 공존하는 삶이 이루어져야만 함을 기억한다.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을 관찰했다는 이 책은 단순히 관찰일지가 아니다. 문학,역사, 언어, 과학과 철학적 지식이 탄탄히 받혀진 백과사전과도 같은 귀한 책이라 모두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