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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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도서협찬

🏝 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그림책 / 문학동네

@mundong_picturebook

가지색 털을 가진 고양이와 귤색 털을 가진 개,

'귤'과 '가지'는 가족들이 모두 집을 나가면 나란히 베란다 창가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요.


매일 산책을 다니는 귤과 달리 가지는 세상 밖의 일들이 참 많이 궁금해 귤에게 이것저것 물어봐요. 그 중에서도 사진 속에서 본 '섬'에 마음을 뺏긴 가지는 온통 섬 생각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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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가족을 따라 섬으로 여행을 다녀온 귤은 가지를 위해 큰 결심을 한답니다. 가지와 함께 둘이서 섬에 가 볼 결심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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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은 온통 위험한 것 투성인데 가지와 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지하철을 타고 섬으로 가는 배에 올라요. 그 천연덕스러움이 말이 안된다는 생각보다 "이렇게 귀여울 수 있어?" ㅎㅎ




작가님이 직접 사인해 주신 이 말도 못할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날 수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더불어 키우는 개와 강아지가 집을 나서면 겪게될 고난과 위험을 상상할수 밖에 없는 현실보다 그토록 궁금했던 섬에 가서 마음껏 뛰어놀고 안전하게 돌아와 아무일 없던 것처럼 일상을 보내는 귤과 가지가 너무 사랑스럽네요.





우리, 섬에 가 보자! 는 우리 아이들이 상상할 꿈꾸고 바라면 뭐든 해낼수 있다는 예쁘고 소중한 그림책 이었습니다.





🎁 문학동네 그림책 뭉끄3기로 지원받은 그림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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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익스프레스 - 길고 쓸모 있는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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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와이너의 전작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워낙 화제를 모은 책이라 후속작인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역시 그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어크로스 출판사가 기획한 600p 클럽을 통해 정해진 분량을 약속대로 매일 조금씩 읽으며 미션을 달성하고 나니 어느새 책 한 권이 다 읽혔다. 에릭 와이너는 인생의 중요한 회기점인 60세를 맞아 좀 더 쓸모 있고 제대로 나이 드는 방법을 얻기 위해 최초의 미국 자기 계발 전문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길고 쓸모 있는 삶을 따라가며 자신의 삶을 지침으로 삼고자 했다.



100달러 지폐의 모델로 미국을 대표하는 인물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프랭클린이 그토록 노력했던 삶은 정말 완벽했을까? 그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인생의 수많은 난제들이 존재했고 그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 자신이 가진 세계관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렇다고 이 책이 벤저민 프랭클린의 전기문이나 평전은 아님을 말하고 싶다. 작가 에릭 와이너는 프랭클린이 가진 과감하고 용기 있는 삶을 찾아 그 여정을 떠난다. 누구나 부딪히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염려와 평온하고 담대하게 나이 드는 방법까지 프랭클린의 삶을 통해 그 실용적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들려준다.




프랭클린이 만난 의심 많은 남자에게 직접 실험을 통해 보여주며 경험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부분은 어떠한 반박도 적합하지 못한 실용적 해답을 알려주었다. 독특하게도 프랭클린은 스스로의 인생이 수정 가능함을 믿었고 이를 고쳐나가며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인 성장 마인드 셋을 알려준다. 그의 삶은 항상 수정되고 보완되었으며 그것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으면 수용하며 받아들이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주었다.



딱 하나, 직접 본 것만 얻어 가세요. 프랭클린이 대답했다. 이게 바로 경험주의다. 프랭클린에게 경험은 얄팍하거나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경험은 지식의 한 형태였다.

page65



사람은 습관을 통해 행동이 형성되고 습관의 힘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거듭 이야기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정확한 해답은 없다. 프랭클린이 살던 시대의 실수나 오자는 청교도식으로 '죄' 였지만 프랭클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인식한다면 언제든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가진 유연한 삶의 사고는 바쁘고 완벽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본보기였다.


우리는 상처의 종합이 아니다. 모든 오자는 교정할 수 있다. 그저 실력 있는 인쇄공을 만나면 된다. 아니, 직접 수행해서 인쇄하면 된다. 저자는 실수를 바로잡아 신판을 낸다. 결국 우리는 자기 삶의 저자이며 우리 모두가 1인 출판사다.

page152



쓸모 있고 유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한 경험과 삶은 책을 통해 얻어진 지혜의 산실이었다. 그 가운데 소스처럼 겸손의 미덕과 바른 습관, 긍정적 태도는 곁들여져야 할 비책이다. 우리는 다양한 지식을 통해 이미 이러한 방법을 알고 있지만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삶의 문제들에 실천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지고 프랭클린의 실용주의적 삶을 기억해 내며 용기를 내야 하겠다.


어크로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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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풍경 을유세계문학전집 135
E.T.A. 호프만 지음, 권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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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호프만의 작품 속 이야기들은 살짝 동화적인 측면에서 흥미를 사로잡기도 하나 반면 기괴한 분위기도 있어 더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일명 '공포 낭만주의'라 칭하는 후기 낭만주의의 특징은 악마적인 힘, 광기, 불안 등을 소재로 당 시대의 모순됨과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다보는데 있다고 전한다.


『밤 풍경』은 전체가 두 권이며 모두 여덟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대체적으로 인간세계가 어떠한 어둠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파멸해 나가는 내용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밤중, 폭풍우, 궂은 날씨와 어둠을 밝히는 횃불 등이 밤이라는 시각을 연상하게 하며 어두움, 범죄, 사고 등이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움직여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래 사나이』에서는 예전 할머니들이 말씀하신 빨리 잠들지 않으면 망태 할아버지가 업어간다는 추억이 깃들여 있다. 아이들이 일찍 잠들지 않으면 모래 사나이가 나타나 눈에 모래를 뿌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게 만든다는 어린 심성을 자극하는 이야기 말이다. 이 부분은 나타니엘이라는 대학생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부분인데 그의 삶에는 코펠리우스라는 모래 사나이의 악령이 존재한다.


늙고 사악한 변호사였던 코펠리우스는 나타니엘의 아버지와 함께 비밀스러운 연금술 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 도중 나타니엘의 아버지는 폭발사고로 사망하고 나타니엘은 눈을 빼앗긴다는 공포스러운 기억과 함께 혼절한다. 이후 나타니엘은 모래 사나이인 코펠리우스의 망상이 일어나고 그 트라우마는 결국 나타니엘을 죽음으로 몰고 가버린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자유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실은 어두운 힘이 벌이는 잔인한 유희에 봉사할 뿐"이라는 나타니엘의 대사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해 낼 수 없는 어떤 불가해한 위협의 '유희'가 존재함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어떤 어두운 힘, 우리 내면에 아주 적대적이고 음험하게 실을 꿰어 넣고 그 실로 우리를 옭아매어, 평소 같으면 우리가 발도 들여놓지 않을 위험 가득한 파멸의 길로 이끌어 가는 어두운 힘 - 만일 그런 어두운 힘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과 마찬가지로 우리 내면에서 형성된 것이고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이 틀림없어.

page27

『이그나츠 데너』는 선한 사냥꾼 안드레스가 악한 도적의 두목인 이그나츠 데너와 벌이는 대결 이야기이다. 가난한 안드레스는 우연히 집에 찾아든 도적 두목 이그나츠 데너의 도움으로 중병에 걸린 아내를 치료하고 곤궁에서도 벗어난다. 이후 도적 무리의 요구에 협조하며 위험한 범행에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된 안드레스는 온갖 고초를 겪으며 처형 당할 위기에 처한다. 양심을 저버리지 않은 안드레스는 결국 누명을 벗게 되지만 도적 두목인 데너는 비참하게 죽는다. 그러나 이후의 이야기는 권선징악의 당연성을 과감히 배제해 버린다. 선과 악을 뚜렷이 대비시켜 '이 세상에서 선의 추구가 가능한 것인지? 그 당위성을 독자들에게 질문으로 던진다.



호프만은 작품을 통해 불만족스러운 현실 세계를 풍자했고 또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론은 그 판단의 몫은 독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호프만은 인간적인 노력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소설 속에서라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신의 문학 속에서 추구해 온 것이다. 가장 유럽적인 스토리텔링 작가인 호프만의 작품을 통해 후기 낭만주의의 대표작을 읽어볼 수 있어 아주 의미 있는 도서였다.

◆ 출판사 지원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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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2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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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에겐 버들의 마음을 돌릴 근거나 당위가 남아 있지 않았어. 버들이 자신에게 어떤 사랑을 주든, 그 마음의 크기가 어떻든, 지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어야 했으니까. 그래야 버들이 조금이라도 덜 아플 테니까. 세상을 사랑하는 너는 언제나 세상에 지게 되어 있고, 널 사랑하는 나는 그렇게 세상에 두들겨 맞고 돌아온 너를 또다시 아프게 할 수 없으니까. 그게 내가 아는 사랑, 너에게 배운 사랑의 방법이니까.

page163





버들과 호랑은 서로 사랑한다. 둘은 그 어떤 생식세포도 서로에게 건네지 않았고 애초에 그들은 번식 경쟁에서 이탈한 패배자들이다. 두 여자는 서로 사랑하지만 모든 의지를 내려두고 재앙의 순간을 기다린다. 너무도 편안하게...



이 글을 쓰고 있는 전지적 작가 시점은 세 마리의 곤충이다. 모필자(모기필자), 티끌 트윙클, 한 점 털보 '톡토기, 누선생 등 그들은 인간을 '두발이 엄지'라 칭한다. 성인 두발이 암컷 버들과 호랑은 비생식 동거 집단 표본이 되어 이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곤충들의 삶은 사람에 비하면 보잘것없고, 자신들을 위협하며 괴롭히는 인간들이 가지는 감정은 무엇이며, 어떤 이유로 두려움과 행복이라는 모순된 영역을 정신없이 오가는가에 대해 연구하기로 마음먹는다. 놀랍게도 곤충 작가들은 뛰어난 묘사력과 놀라운 언어 구사력으로 독자들이 잠시도 한눈파는 것을 용서하지 않으며 화려한 의성어로 구색을 맞춘다.



<츠토로로로로로로> 철써기의 리듬 몰기,

<핑요 핑요> 뒷다리로 허공 세 번 두드리기,

<크다다다다다> 부리를 맞부딪히는 황새 소리,

<케엑 케쿄!> 생쥐의 재채기 소리,

<삐 뾰 빼뾰 뾰!> 흥분한 새끼 어치들이 지저귀는 소리,




두발이 엄지들을 관찰 후 기록을 정리하는 톡토기와 목격한 장면들을 시나리오의 형식으로 재현하는 윙클 트윙클(거미), 그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종합하는 해석자 역할을 맡은 모필자(모기)는 두 발이 엄지의 삶이 흥미롭다. 계절마다 슬픔과 기쁨이 서로 다른 시점으로 찾아오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각성시키고 관계를 단단히 만들어나가는, 어떤 시절의 주기로 반복되는 시간의 연속체라고 결론 내린다. 흡사 자신들의 삶과 다를 것 없는 그들의 삶을 관찰한 이후 곤충들은 두 발이 엄지를 향한 오해와 갈등을 풀고 그들의 존재와 삶의 행태를 받아들이고 궁극적으로 세계를 신뢰하는 ‘환희’로 나아간다.







지구의 생물종이 보여주는 또 다른 특별한 사랑, 곤충의 시선으로 바라본 두발이엄지들의 새로운 차원의 지식 보강은 그들이 자손을 재생산하는 편협한 개념을 탈피해 자신이 아닌 타계체를 위한 이타적인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두발이 엄지들이 가지는 강력한 힘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암컷이 수컷을 만나 짝을 이루는 것만이 두 발이 엄지의 사랑이 아님을 연구결과 드러냈고 버들과 호랑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도 하나의 사랑임을 드러내준다.




진리란 다름 아닌 저 흙더미라는걸.

죽음이 사라지면 삶도 같이 부서져 흩어진다는걸.

page178



김멜라 작가는 이상문학상 수상작 《제 꿈꾸세요》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퀴어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을 주로 썼으며 살짝 암울할 수 있는 주제도 작가 특유의 위트와 사랑스러운 문체로 화려하게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늘 생각하는것이지만 참 글 잘 쓴다. 까다롭고 어려운 주제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잘 써 나가는 그녀의 글쓰기를 닮고 싶다.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 나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쉽게 외면한다. 세 마리의 곤충 작가들은 두발이 엄지들을 관찰하며 조금씩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상처로 얼룩져 스크래치 가득한 삶을 호랑과 버들은 서로 채우며 살아간다. 차별받고 공감받지 못하는 둘의 삶을 관찰자인 비인간 존재의 글을 통해 우리는 적게나마 소외된 자들의 삶을 이해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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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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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 안에서 살아내고 버틴 한 가족의 이야기, 《해방자들》은 역사와 뒤엉킨 이민자들의 삶 속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다.



작가 고은지는 가족 대서사 파친코에 참여해서인지 복잡한듯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된 언어들로 세련되게 한국 이민자의 삶을 드러내주었다. 작가의 첫 소설로 자신도 이민 2세대라 그 삶이 소설에 녹아들었음이 짐작된다.



인숙, 성호는 미국 이민자이다. 그 시대가 그랬듯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행복이라는 울타리를 갖기에는 서로가 너무 힘들었다. 이 가족 역시 이민자들이 겪는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삶을 살고 있었다.

고국에서의 안정되지 못한 고달픈 역사는 이민자들에게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처럼 남고 삶의 굴레에 뒤엉킨 인숙의 결혼생활은 고부갈등과 남편 성호의 무관심에 외롭고 힘들다. 남편 성호의 삶은 오직 아메리칸드림 속에 갇혀버렸고 아들 헨리는 갈등 가득한 부모의 그늘 아래서 자란다.




역사의 상흔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조국을 떠난 사람들은 타국에 있다고 해서 완전히 조국을 잊을 수는 없다. 조국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에 무심할 수 없는 것이 이민자들의 삶이기도 하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노역과 제주 4.3사건, 한국전쟁을 어머니를 통해 듣고 자란 로버트는 남북 분단 상황을 부정하고 해방 신문을 만들어 조국 통일을 외치지만 정작 강연을 위해 찾은 조국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다.



책 속에서 보이는 그늘진 역사의 한편은 사상과 신념을 강요하는 그릇된 군부정권의 야욕과 인권유린의 한편을 보게 되어 씁쓸했다. 비록 소설이 가진 허구에 힘이 실리겠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나 세월호 사건을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의 안전 불감증이나 얽혀있는 정치적 문제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한숨 나오게 하는 기억들이다. 이후 인숙의 고민들이 후란(시어머니)의 죽음으로 모두 해소되는 걸 보면 좀 과장됨도 느껴진다.




성호의 젊음은 깃대 위에서 펄럭이는 깃발이었다. 자전거가 나아가는 길을 따라가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버지가 스스로를 찾아 헤맸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age256



결론은 가족을 통해 받았던 상처들이 가족을 통해 치유된다는 메시지이다. 역사 속 사건들이 주는 시대적 상흔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얼룩져 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고통은 어떻게 보면 이주한 나라가 주는 아픔보다 조국이 주는 아픔이 더 커 보인다. 『해방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진 가족이라면 아무리 힘든 시간이 있더라도 결국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진실한 믿음이 있어 행복하게 읽은 책이었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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