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 - 곰 세 마리부터 아기 돼지 삼 형제까지 흥미진진한 영국 동화 50편 드디어 시리즈 3
조셉 제이콥스 지음, 아서 래컴 외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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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

조셉 제이콥스 지음 / 현대 지성

읽고 또 읽어도 처음 읽는 것처럼 재미있었던 다양한 동화들, 그 옛날 동화책 속 몇 개 실리지 않은 그림들을 보며 상황을 상상하고 읽은 후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되겠다는 도덕적 개념을 새삼 배우기도 했었다. 영국의 그림형제 조셉 제이콥스가 오랜 시간을 거쳐 수집한 50편의 아름다운 동화들이 수록되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는 두고두고 소중히 간직할 좋은 책이었다.



용기, 사랑, 욕망, 재미, 운명 다섯 가지 주제로 엮어진 책 속에는 우리가 익히 알던 이야기도 있고 처음 만나는 동화도 있었다. 어린 시절 읽었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감정이 있었겠지만 세월이 지나 순수성을 잃어서인지 몇 편의 동화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억지를 부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황당하기도 했다. 흥미롭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나를 만들어버린 세월이 살짝 야속하기도 했다.



『천상의 말』이라는 단편동화는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감상인데 읽어보니 할머니가 너무 긍정적인 분이라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의 잔일들을 돌봐주며 간신히 입에 풀칠하는 한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금화가 든 단지 하나를 집으로 끌고 가며 온갖 상상을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할머니가 힘들어 쉬는 길에 돌아보니 단지 속 금화는 은, 쇳덩이로 변하며 집에 도착했을 때는 돌멩이로 바뀌어 버린다. 긍정 왕 할머니는 돌덩이로 대문이 닫히지 않게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낀다. 문을 열고 들어와 다시 돌아보니 돌덩이는 검은 말로 바뀌는데 여느 말이 아니라 집채만 한 큰 말이다. 할머니는 자신이 혼자 귀한 말을 볼 수 있었다는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난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야.

혼자 천상의 말을 보다니!

그것도 원 없이 공짜로 말이야.

천상의 말 중



어린 시절 전깃불을 켜는 집이 몇 안 될 정도의 깡촌에 살았던 나는 읽을 책이라고는 교과서밖에 없어 외워 버릴 정도로 들고 읽었다. 어느 날 퇴근길에 아버지께서 가져다주신 백과사전 두께의 동화책이 나의 첫 책이었다. 잭과 콩나무를 읽으며 구름 위의 세상을 상상하기도 했고 아기 돼지 삼 형제를 읽으며 기초를 탄탄하게 해야 어려움을 이겨냄을 배웠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읽으며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 것임을 알았고 백설 공주나 신데렐라를 보면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결국 온다는 것도 배웠다.

결국 동화는 우리 삶의 이야기이다. 권선징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참고 견디면 행복이 온다는 희망도 전한다. 영국동화는 재미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나 윌리 웡카 같은 로얄드 달의 소설로 만든 영화는 몇 번을 보고 또 봐도 좋다. 나이가 들어 동화를 읽으며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순수성은 사라졌지만 추억 가득한 동심과 향수를 불러 일으켜 오래오래 곁에 두고 꺼내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한 권이 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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