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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 흔들리는 오십을 위한 철학의 지도
바르바라 블라이슈 지음, 박제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어느 순간 먹어야 하는 건강보조식품의 개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상처가 생기면 빠르게 낫지 않으며 자국이 오래간다. 별것 아닌 일에도 자주 울컥하고 분노에 익숙해져 무덤덤해지기도 한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을 훌쩍 넘겼지만 내가 봐도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세월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성숙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최고의 것은 맨 마지막에 오고 TV 쇼에서 스타도 제일 마지막에 출연하는데 충만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마지막에 가장 행복할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 책 『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는 독일 취리히 대학에서 철학 강의를 하고 있는 바르바라 블라이슈의 작품이다. 자신이 막 50대에 들어서면서 뿌리째 뒤흔드는 중년의 질문들을 독자와 함께 그 해답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시대에 맞는 중년이라는 단어에 요구되는 변화와 사회적 역할, 그리고 포괄적으로 중년의 철학을 주제를 엮어간다.
짧은 책 소개
이 책은 혼란스러운 삶의 윤곽이 드러나는 중년의 시기에 삶에 대한 철학적 지도를 만들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여 좀 더 굳건히 나아가게 하는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중년은 일말의 공허함에 휩싸이기 쉽다. 우리는 중년을 정확히 무엇으로 파악하고 있을까? 보통은 40~65세까지를 중년으로 보고 이후부터는 노년기로 여긴다고 한다. 중년은 점점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성찰하거나 철학적 의미에서 좀 더 성숙되기를 요구한다. 책에서는 중년이 가장 인생에서 빛나는 시기라고 표현하는데 그 시기의 특성을 분석하는 게 이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언젠가는 누구나 예외 없이 죽는다. 자신의 죽음을 의식적으로 성찰하고 죽음을 다루는 법을 찾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고 철학적인 사색은 인간이 이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위대한 철학자들에게도 중년은 위기의 시간이었고 이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 역시 철학의 힘이었다.
당신은 중년이 되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 채 갑자기 50대의 얼굴을 한 자신을 응시한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당신이 살 수도 있었던 다른 삶의 영혼들이 보인다. 당신의 집에는 또 다른 당신의 영혼이 될 수도 있었던 삶의 영혼들이 떠돌고 있다.
page88 힐러리 맨텔
중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경험을 통해서 삶에 대한 지혜를 가꾸고 그 가운데 지금까지 살면서 가져온 위선과 오만함 또한 버려야 할 시기이다. 놓쳐버린 기회들에 아쉬워하기도 하고 또 후회하기도 하며 자신이 이룬 결과물을 돌아보기도 한다. 후회란 스스로를 위축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스피노자는 말했다. 실수와 불행에서는 되도록 빨리 벗어나야 하며 자책해 봐야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껏 우리가 이뤄낸 많은 일은 현명하게 결정을 내렸거나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연과 행운의 결과물 일 때가 많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리고 모든 면에 감사하고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은 우리를 온화하게 만들며, 고통과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충만한 삶을 열어준다.
읽은 후 감상
진정한 어른이란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니라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임을 이 책을 읽고 더 각인되었다. 나를 흔드는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경솔하게 달려들지 않고 일단 내버려 둘 줄 아는 사람, 어른이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불만을 터뜨리지 않고 흥분을 가라앉힌 후 다음에 거리를 두고 대화를 시도한다. 어른이라면 그래야 하지만 우리는 작은 일에도 쉽게 흥분하고 갈등을 쉽게 조장하기도 한다.
인생에서 경험을 통해 성숙해지고 일상의 혼란에서 현명하게 빠져나올줄 아는 어른, 중년의 충만함이 가득하다면 가능한 일이다. 경험을 두려워 하지말고 자신을 노출하여 스스로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해야만 좀 더 성장한 자신을 만날 힘을 얻는다.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질 줄 알고 나 스스로 움직이며 경험을 두려워 하지 않는 주인으로서의 삶, 중년의 삶에 필요한 철학적 지식을 만나볼수 있었던 유용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