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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 걸작선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37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10월
평점 :
애드거 앨런 포우와 더불어 현대 공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가 러브 크래프트는 특별한 독자층이 있다고 한다. 공포,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의 성원에 힘입어 1920~30년대 잡지를 통해 젊은 독자층을 확보한 그의 인기는 팬클럽과 팬덤을 형성했고 작가와 독자가 교류하며 수준높은 작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총 5편의 대표작이 수록되어 있고 첫 작품『 외부자』에서부터 쉴새없이 읽어 나가는 집중력이 생겨났다.
모두가 추악할 정도로 갑작스럽고 , 예기치 않은 공포심을 분출했다. 공포심으로 모두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거의 모든 사람의 입에서 가장 끔찍한 비명이 나왔다.
평생을 성 안에 갇혀 살던 주인공이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그 매혹적인 모습에 빠져들었으나 그는 단순히 외부인일 뿐이었다. 그가 사는 세상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현저하게 다르고 희석될수도 없다. 그 과정들을 러브 크래프트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작가의 세계관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끝없는 선택의 행위를 해야하고 외계의 존재로부터 잠재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책 속의 작품 중 『벽 속의 쥐들』은 조상이 지은 오명에 벗어나기위해 자신의 성까지 바꾼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조상이 살던 영국의 저택으로 돌아와 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성을 바꾸고 스스로 아니라고 부정해도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전적인 부분에서 자신이 결코 자유로울수 없음을 보여준다,
내가 불쌍한 노리스에 관해 얘기하려 하면 그들은 내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들도 분명 알아야만 한다. 쥐들이 그랬다는 것을 분명 알아야만 한다.
『크툴루의 부름』은 러브 크래프트의 세계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초자연적이고 기이한 공포 속 고대의 신과 외계의 존재에 대한 압도적인 공포감이 인간이 얼마나 하찮고 미미한 존재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크툴루 신화의 존재들은 선악의 구분이 없으며 신화 속 인간은 기존의 종교나 신화와는 달리 하찮고 약한 존재일 뿐이다. 기독교적 구원이나 신화 속 영웅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오직 공포만을 위해 창조된 세계관이기도 하다.
그곳에 위대한 크룰루와 그의 무리가 누워 있었다. 녹색의 미끈거리는 무덤에 숨어 있던 그들은 셀 수 없는 세월을 보낸 후에 마침내 생각을 내보냈다. 민감한 자들의 꿈에는 공포를 전하고, 충성스러운 이들에게는 자유와 복원의 순례에 오르라고 강력히 명령하는 생각이었다.
러브크래프트는 자신이 가진 공포에 대한 통찰과 능력을 을 통해 기괴한 소설을 만들어 왔다. 특히 크툴루 신화는 후대 작가들이 호러 소설을 쓸 때 지침서처럼 활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는 다양한 종족이 등장해 캐릭터의 형태에 관심이 많이 갔다. 점액질, 썩은 피부, 물고기나 양서류의 비늘 등 구체적 질감을 묘사해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의 작품을 오마주한 다양한 SF소설이 재탄생 되었다고 하니 그 작품들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줄 듯 하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