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김상래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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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이설아 외 11명의 작가 / 멜라이트


각기 다른 연령대의 다양한 작가들이 함께한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는 우리 인생의 다양한 시간과 이야기를 담아 둔 포트폴리오와 같다. 나이가 다르다고 해서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야 할 인생이고 살아낸 인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왜 이 작가들이 함께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이유는 각자가 글을 쓰며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해 주고 치열하게 오랫동안 쓴 과정들에 대한 인생의 궤적을 담아두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작가만의 이야기일수는 없다. 타인의 인생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볼 수 있고 작가들마다 각기 다른 삶에 대한 소회와 경험들을 풀어두었기에 그 속에서 내 삶을 찾아보고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년의 초입에 선 정지우 작가의 글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컸다. 나 역시 중년이 되고 퇴사를 하고나니 살면서 지금처럼 여유로운 적이 없는듯 하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각자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독립했고 온 집안이 고요해졌다. 매 끼니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분주했던 저녁시간에 여유를 찾으며 운동을 다니기도 한다. 내일을 걱정하며 일찍 잠에 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읽고 싶을 때까지 책을 읽고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본다.




이 책은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기를 책 서두에 적어두었다. 충분히 공감 되는 메세지이다. 동명이인으로 보이는 작가 이설아의 글은 독특하다. 입양으로 부모가 된 삶을 드러내 주는데 실제 그녀의 이야기인지도 궁금해졌다. 입양으로 부모가 된 자신의 변화와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가 되면서 자신의 삶은 크게 중요하지 않음을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내 자신이 부모가 되었을 때 서야 내 부모의 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듯이 내가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일기를 쓴 건지 상상하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어쩌면 그 꿈은 나의 꿈과도 흡사해 그녀의 삶 속으로 흡입 되어 들어가 꼼꼼히 읽게 되었다. 노년의 시골 민박과 가드닝, 그 사이 짬짬히 쓰는 글쓰기는 늘 나의 상상 속에 그려진 나의 미래였는데 말이다.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짬짬이 한 작가의 글을 곱씹어 읽으며 생각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삶, 다채로운 이야기들 속에서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오래오래 남는 책이다. 에세이나 글을 한번 써 보고 싶은 독자들은 이 책을 참고로 삼아 연습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지원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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