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싸구려 옥탑방에서 연금으로 살아가는 상이군인 빅토르 바통. 그는 무척이나 소심하고 상상보다는 망상을 즐기며 자신이 간절히 원하지만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부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줄 친구를 간절히 찾고있다. 책의 목차에는 그의 친구들이 차례대로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읽을수록 의아해진다. 친구라고?
그는 늘 고독하고 친구를 갖고 싶어하며 그리워한다.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간절히 필요하며 그가 누구라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기회가 오면 엉뚱한 망상과 말도 안되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에게 둘도 없는 좋은 기회를 모조리 날려 버리고 마는 한심한 사람이기도 하다.
바통이 말하는 '나의 친구들'은 어느 누구도 바통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바통이 생각하는 덧없는 희망일 뿐이다. 사람들은 이유없이 바통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바통은 한번도 이를 따지고 들지 않는다. 이 외롭고 어리석은 남자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사람들이 그를 왜 싫어하는지 이해가 된다.
바통은 솔직하다. 자신이 외롭고 고독하며 진실한 친구가 필요함을 누누히 밝힌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을 바랄 뿐이고 가뜩이나 없는 돈을 쓰지 않아도 될 곳에 써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찾는다. 가끔 여자들에게는 음흉한 마음을 가지기도 하고 실제 성공하기도 하는데 철저한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 상대방의 생각 따위는 바통에게 문제 될 게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