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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빛소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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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에마뉘엘 보브 / 빛소굴

저는

친구를 갖고 싶습니다.

...

한마디로

저는 살고 싶습니다.

인간실격의 요조를 떠 올리게 하는 글이다. 이 책의 주인공 바통은 외로운 사람이다. 사람이 그리운 사람이다. 친구를 간절히 원하지만 스스로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없는 한 없이 지질한 한마디로 관종 같은 사람, 요조와는 결이 다르다.


작가에 대하여- 에마뉘엘 보브

1898년 러시아계 유대인 아버지 아래에서 어릴 적부터 소설가의 꿈을 키워왔다. 첫 시작은 기자로 활동했고 그는 소외받는 사람들을 주제로 글을 썼다. 1924년 스물여섯의 나이에 첫 소설 『나의 친구들』 발표해 평론가들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번 좌절당하는 젊은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작가의 연민의 시선이 글 속에 가득 녹아 들어있다.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로 불우한 삶을 살다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작가는 "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문학적 자세를 가져서는 안됩니다. 문학은 삶의 힘을 통해 이룩되기 때문입니다"라는 멋진 말을 남기기도 했다.


책 속 이야기

파리, 싸구려 옥탑방에서 연금으로 살아가는 상이군인 빅토르 바통. 그는 무척이나 소심하고 상상보다는 망상을 즐기며 자신이 간절히 원하지만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부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줄 친구를 간절히 찾고있다. 책의 목차에는 그의 친구들이 차례대로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읽을수록 의아해진다. 친구라고?

그는 늘 고독하고 친구를 갖고 싶어하며 그리워한다.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간절히 필요하며 그가 누구라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기회가 오면 엉뚱한 망상과 말도 안되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에게 둘도 없는 좋은 기회를 모조리 날려 버리고 마는 한심한 사람이기도 하다.

바통이 말하는 '나의 친구들'은 어느 누구도 바통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바통이 생각하는 덧없는 희망일 뿐이다. 사람들은 이유없이 바통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바통은 한번도 이를 따지고 들지 않는다. 이 외롭고 어리석은 남자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사람들이 그를 왜 싫어하는지 이해가 된다.

바통은 솔직하다. 자신이 외롭고 고독하며 진실한 친구가 필요함을 누누히 밝힌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을 바랄 뿐이고 가뜩이나 없는 돈을 쓰지 않아도 될 곳에 써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찾는다. 가끔 여자들에게는 음흉한 마음을 가지기도 하고 실제 성공하기도 하는데 철저한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 상대방의 생각 따위는 바통에게 문제 될 게 하나 없다.


기억에 남는 구절

그 누구도 내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나는 언제나 인생이 확 뒤바뀔만한 대사건이 터지기를 기대하면서 집을 나서고,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올때까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page113

내가 바라는 건,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뿐이다. 이것이 당치 않는 소망은 아닐 것이다.

page156

늘 행복을 손에 넣으려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라 모든 걸 망쳐버리고 만다.

page163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더할 나위 없이 숭고하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오랜 세월의 고독은 한없이 서글프다. 강한 사람은 외로워도 고독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친구가 없으면 외롭다.

page175



나의 생각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 이라는 노래 가사가 맴돈다. 바통은 어떻게 보면 지금의 우리 모습같다. 우리 안에는 늘 외로움이 존재하고 있고 무엇으로도 다 채워질 수는 없음을 안다. 지극히 개인적인 현대의 환경은 더욱더 사람들을 외로움 속으로 몰아 넣는다. sns로 소통하면서 자신에게는 친구가 많다고 생각하며 착각하기 일수다. 외로워도 표현하지 않고 도리어 더 강한듯 자신을 포장하기도 한다. 어쩌면 솔직하게 외롭다고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친구를 찾아다니는 바통이 현명한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바통처럼 지나친 망상만 하지 않는다면...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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