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전 시집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백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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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전 시집

백석 / 스타북스


운이 좋게도 스타북스를 통해 우리나라 천재 시인 2명을 동시에 만나게 되었다. 이상이 변형된 시를 써 왔다면 백석은 새로운 형식의 시를 쓰기 위해 노력했고 우리가 알던 시의 형식을 고수한 전형적인 토속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우리의 삶과 정서를 아우르는 토속어들을 많이 사용해 시를 쓴 대표적인 인물이다.


백석에 대하여

백석은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그 母와 아들』이 단편소설에 당선되어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가 활동을 시작할 무렵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어 국내는 모더니즘 문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나 백석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꾸준히 전통적인 면모를 고수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 시 세계를 구축하여 나아갔다. 해방 이후 그는 고향인 북한 정주에 정착하였고 이후 창작활동을 중단하여 더 이상 그의 시를 만나지 못한다.




책 속 이야기


백석의 시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시를 읽으면서도 그 상황과 장면이 그려지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는 그의 첫 시집인 사슴, 2부는 해방 이전의 시, 3부는 해방 이후 북한에서의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해진 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118개의 현존하는 백석의 국내 시집 중 가장 많은 작품을 이 책은 보유하고 있어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충만했던 그의 어린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시들은 토속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정감어린 그들만의 생활사와 식생활, 풍습, 삶의 이야기들을 고유의 방언과 토속어로 만날수 있어 각주를 참고하며 읽어나가니 쉽게 이해되고 좋았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선우사 중


일제 강점기 속 전 근대화로 기존 우리 민족이 가지던 공동체 생활이 소멸되어 가며 점점 개개인이 소외되어 가는 삶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이 그에게는 두려움이었나 보다. 그의 시 전편에는 토속신앙의 형상화로 무속과 설화의 양식이 공통적으로 보여지며 민족 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두드러지게 드러나 있다.



백석은 동심과 세시풍속, 인간이 가지는 오감을 통해 감각을 불러 모았으며 시의 곳곳에서 음식이라는 소재를 불러와 억압받는 민족의 고유한 삶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식민지 치하에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국을 지키고자 했던 간절한 그의 마음을 시를 통해 읽을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





나의 생각


백석이 사랑했던 기생 김영한, 이상이 사랑했던 기생 금홍, 시인들의 사랑은 애틋하고 그들의 사랑했던 마음이 시로 표현 될 수 있다는데 대해 감탄을 부른다.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는 가난한 백석이 사랑한 김영한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글이 아니었을까? 나타샤는 그가 직접 번역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속 화려한 나타샤에 김영한을 빗대어 자신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가며 천재라고 불렸던 두 시인의 작품이 시대를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추앙받는 작가로 남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토속적이며 조국과 공동체에 대한 끈끈한 사랑이 백석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녹아들어 표현되어 있는지 많은 독자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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