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집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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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권비영


2009년에 발표한 덕혜옹주의 베스트셀러 등극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는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박완서 작가를 멘토로 삼고 노력한 결과 늦은 나이에 등극해 덕혜옹주, 하란사, 은주, 몽화, 엄니 등의 역사와 관련된 장편소설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책의 짧은 요약

이번에는 덕혜옹주의 오빠 이 은 세자의 이야기이다. 조선의 황태자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허수아비 황태자 이 은은 순종의 일곱 번째 아들로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와 강압에 의해 일본의 황족인 마사코와 혼인을 한다. 소설의 시작은 자신이 살았던 집을 바라보며 호텔의 화장실에서 죽음을 예견하는 글로 시작된다.그가 누구인지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 은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자살하는 이야기로 시작되나? 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은 있다.


일제치하에서 어떻게 보면 일본의 신문물을 알아야 한다는 명목하에 이 은은 볼모로 일본에 끌려간 것 이었다. 소설은 이 은의 아내가 될 일본인 마사코의 삶도 조목조목 곁들인다. 그녀도 일본의 황태자비가 될 가능성에 포함 되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천왕의 칙허는 번복되지 않았고 거역할 수 없었으며 두 나라를 위해 마사코는 이은과의 혼인을 실행 할 수 밖에 없다. 이 은의 입장만 바라보며 측은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강제로 결혼해야 하는 마사코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이 시기 고종이 서하하면서 조선은 더욱 흉흉함에 얼룩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어쩜 이미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인연까지도, 수 많은 사람 중에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은 운명의 궤(軌)에 의해 엮이게 되는 것일 테니까. 전혀 몰랐던 사는 곳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만나는데는 반드시 운명적인 특별한 얽힘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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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 은과 마사코의 결혼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역사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이기에 허구도 가미되어 있지만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일본의 관동 대지진이나 안중근이 사살한 이토 히로부미의 이야기까지 그 가운데 순조롭지 못한 그의 삶도 드러나 있다. 이 후 조선의 독립과 일본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어느 나라에서도 존중 받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어가는 모습이 보여 가슴이 아팠다. 본인이 선택한 삶도 아닌데 평범하게 태어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삶이 이 은과 마사코를 더욱 의지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 후 조선으로 돌아와 이은과 마사코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며 살아간다.




*나의 생각

소설은 크게 반전 없이 역사의 흐름에 따라 흘러간다. 덕혜옹주로 친 히트에 비하면 이 은의 이야기는 무덤덤하다. 이 은과 마사코의 삶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고 둘의 아들 이구의 이야기도 소설의 한켠을 차지한다. 살짝 산만한 느낌도 있었다. 미치도록 재미있어 붙잡고 눈을 떼지 못하는 소설을 기대한다면 그건 아니다. 집중되지 않은 부분에서는 작가가 너무 전작 덕혜옹주의 히트에 이어 조선의 황실에 집착해서 소설의 주제로 또 삼은 것이 아닌가 얕은 생각도 했다.


소설의 제목은 거창할 것도 없이 단순한 이유이다. 조선의 세자 이 은이 조선독립 후 지원이 끊어지자 생계를 위해 사유재산이던 일본의 집을 헐값에 팔아버리며 곤궁한 삶을 버텼다는 것이다. 개인의 비극적인 서사가 자신이 살던 집이 바라 보이는 한 호텔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허구의 이야기, 작가는 그러한 극적인 부분과 그들의 비운한 삶을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했던 나의 문해력에 작가는 반전을 던진다.


역사가 바탕이 된 소설이기에 이 시기의 조선 역사에 대해 얕은 지식이라도 있어야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생각이 함축되어 있고 허구이며 진실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은 그가 영친왕이었고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족이었으며 그의 삶이 유린되었음은 분명한 일이었고 마지막 직계 이 구까지 황족으로 태어났으나 그 영예와 부를 가지지 못했음도 이들의 비극적인 삶의 한 부분을 공감할 수 있는 역사의 한켠을 작가가 소설로 소환해 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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