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와 함께한 산책
벤 섀턱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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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책소개

지은이 벤 섀턱은 미국 출신으로 작가, 화가,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걸어간 길을 따라 걷겠다는 생각이 작가에게 든 이유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꿈에 나타나면서부터이다. 파도와 바람과 날씨가 지형을 바꾸듯 자신의 내면 무의식의 덩어리들이 걸으면서 바뀌어지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소로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고독한 상태에서 풍경이 자신을 해방시키고 마음이 차분해지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이었다.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 풍경들이 읽는 독자에게도 작은 호기심을 일으키는 소소한 경험이었다. 작가는 이 경험으로 어떤 해방감을 얻게 될지 기대하며 읽은 책이다.



소로와 함께한 산책

벤 섀턱 / RHK

*간략한 줄거리


월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발자취를 따라 여섯 번의 여정을 떠나는 저자의 산책기인 이 책은 여행중에 만나는 낯선 이들 그리고 그들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은 살만하다는 행복과 따스한 인간애를 재발견하게 되는 에세이이다. 낯선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자연이라는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배경에서 두려움은 쉽게 무장해제 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걸으면서 어디서 잠을 잘지 무엇을 먹을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 날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은 오직 걷는 것 뿐이라는 단순한 사실로 현실을 잊고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했다. 작가 또한 소로처럼 걷기를 희망했다. 한 에피소드로 걷다가 에어비앤비를 예약해 들어간 숙소가 얼마전 죽은 사람의 집이었다. 죽은자의 방에서 청하는 잠은 실상 그리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죽은 남자의 욕실에서 씻고 그가 바라보던 거울에서 이를 닦으며 죽은자가 누운 자리에서 잠을 청하는 것 자체가 으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예민한 작가는 한 숨도 잠들지 못하고 괴로워 했다.


나는 적개심 넘치는 구름에 파묻혀 있었기에 뭐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서 있는 곳으로 바람이 불어와 밝은 빛을 보여 주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두려움이 많았던 그는 걸으면서 이러한 자신의 단점들을 하나씩 극복해 나간다. 내면의 상처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마음의 병을 앓았으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걸으며 소로의 생각과 글을 끄집어내 따로이지만 함께 걷는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썼다. 고독한 여정은 1부로 끝나고 2부에서 그는 사랑하는 사람 제니와 함께 또 다시 소로가 걸었던 길을 걷는다. 소로는 미래가 남서쪽으로 펼쳐져 있다고 생각해서 걸었지만 작가는 과거를 그대로 직면하기 위해 남서쪽으로 걷는다.


 


작가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케이프코드』 라는 책을 통해 상당히 많은 안식을 얻는 느낌이다. 이 책은 소로가 자연을 대상 으로 쓴 책 중 유일하게 바다를 주제로 썼으며 바닷가를 산책 하던 중 케이프코드라는 미국에서 대서양을 향해 뻗어나간 땅을 발견하고 남긴 기록이다. 소로가 걷고 바라보고 이야기했던 풍경들이 고스란히 담긴 이 곳에서 소로의 생각들을 다시 읽어낸다는 것은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각

사랑에는 다양성이 있어 함께 동행했던 그리고 길에서 만났던 사람과 사람간의 사랑뿐 아니라 인간이 자연에 품는 사랑과 고마움,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에게 받고 있는 행복감을 읽을 수 있었다. 소로를 좀 더 알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글로 나타날 만큼 그들은 100년도 훨씬 전의 작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늘 곁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키고있지만 우리는 그 소중함을 모를때가 많다. 책을 통해 그 소중함을 깊숙히 전달받은 느낌이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와 닿은 구절

나를 들러싼 세상은 늘 거기 있었고 내가 준비가 되면 보아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 세상은 오직 아름답게만 보였다. 자연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드러낼 필요가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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