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는 죽음이 점점 현실에 가깝게 다가오자 자신이 살아온 삶이 잘못된 삶이었음을 깨닫는다. 그가 살아온 표면적 삶의 화려함은 공허할 뿐이다. 인간이 삶의 진리를 깨달았을 때 그의 삶은 이미 끝나버린 것이다. 좋은 시절을 기억해 보니 성공해서 돈이 많아졌을 때의 기억보다 어린 시절 즐겁고 행복한 순간만이 기억에 남았다. 성공한 그의 삶은 마치 다른 사람의 기억처럼 퇴색되어 버린다. 특히 그를 돌보는 하인 게라심은 이반 일리치와는 조금 다른 죽음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다. 죽음은 자연적인 것이고 언젠가는 모두가 가야 할 곳이라는 소박한 태도이다. 반면 표트르 이바노비치는 죽음이 자신에게도 덮쳐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다. 표트르는 상류사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삶의 즐거움만 추구하고 죽음이라는 존재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통으로 힘들어하던 이반 일리치를 위로한 것은 가족도 그 누구도 아닌 하인 게라심이었다. 활력이 넘치는 그의 모습에서 이반 일리치는 기분 좋은 타르 냄새를 맡았고 신선한 겨울 공기를 느낀다. 게라심이 이반 일리치에게 보여준 배려는 그의 가족들보다 속 깊은 위로였고 가족 누구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친절함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가 있고 반드시 죽을 날이 온다. 이 자연적인 사항을 게라심은 이해하고 이반 일리치와 함게 고통을 나누고자 하였다.

톨스토이는 작품 속에서 사람이 가지는 인위적인 집착과 욕심을 버리고 위대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또한 자신의 인생관과 철학 사상으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고 작품 속에서 온전히 그의 생각을 드러낸다. 거짓과 위선을 기반으로하는 그릇된 삶 보다는 진정한 사랑으로 사는 삶이 참된 진리의 삶이며 실존주의적 인간의 죽음에 대한 가치관을 톨스토이가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좋은 작품이었다.
『주인과 일꾼』은 톨스토이가 신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리스도의 가르침, 이웃에 대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세속적으로 살아가던 한 사람이 죽음을 앞에 두고 영적고뇌를 느끼며 이웃사랑에 대한 기쁨의 실체를 느끼게 된다. 열심히 살아도 인간이 다다르는 마지막은 결국 죽음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톨스토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독자들에게 똑같이 알려준다.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결국 모두가 어느 순간에는 도달해야 하는 곳이라는 것, 삶의 행복은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없는 가운데에서도 나눌 줄 아는 진실된 사랑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