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양식·새 양식 열린책들 세계문학 284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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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 새 양식

앙드레 지드/ 열린책들


나의 책이 너로 하여금 이 책 자체보다

너 자신에게 - 그 다음에는 너 자신보다

나머지 모든 것에 더 흥미를 갖도록 가르쳐 주기를.


지드의 영적 말벗 나타나엘이라고 부르는 가상의 제자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글로 시작되는 이 글은 사후 천국에서 누리는 쾌락과 행복보다는 살아서 지상에서 누리는 행복을 최대한 누리겠다는 앙드레 지드의 고백서이다. 기존 도덕의 굴레와 가치관에 기준한 순종적 태도를 배제하며 개인의 자유를 옭아매는 덕목으로보터 탈주할것을 간곡히 권하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앙드레지드의 좁은 문을 읽으며 신이 만든 인간의 감정이 종교에 의해 억압되고 제어될 수 있는지를 생각했었다. 이는 지상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을 호되게 억압하는 감옥과도 같다는 메세지로 들려었다. 그는 좁은 문에 빗대어 종교적 열망을 비판했고 현실을 초월한 신앙적 사랑을 보여주어 노벨상 작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지상의 양식과 새 양식 두 파트로 나뉘어 지고 지드는 지상에 살면서 누리는 행복이야말로 진정함을 말하며 유일한 재산은 '지상에서의 삶과 행복'임을 이야기한다.


지드는 자신을 완전히 새로운 자유의 경험으로 이끌어 준 북아프리카 여행 후 그 영향들을 지상의 양식으로 드러낸다.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세기말의 문학들과 거리를 두고 현재의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지켜온 스스로를 옭아맨 도덕적 가치와 규범들을 허물어버리고 북아프리카 여행에서 경험한 감각적 쾌락과 향유가 자신의 삶에 새로운 환희를 이끌어내기 시작하며 지상의 양식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신 중심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인간이 가진 육체의 아름다움, 감각적 쾌락의 가치와 스스로 행복할 권리를 책에서 드러내며 자신의 가치관과 밀접한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전한 것이다. 특이하게도 지드가 생각한 나타나엘이라는 미지의 젊은이와 상상 속 스승 메날크에 기대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나엘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모든 욕망의 원천인 배고픔, 목마름, 헐벗음에 가치를 이야기하며 지산의 쾌락과 행복을 방해하는 그 어떤 속박과 고정관념에도 매이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역설하며 가르친다.


그 행위가 옳은 것인지 옳지 못한 것인지

판단하지 말고 행동하기.

선일까 악일까 걱정하지 말고 사랑하기.


이 명제는 무엇보다 신과 도덕적 편견에서 벗어나라는 인간의 행복을 위한 주장으로 사랑의 전제는 자유라는 것을 드러낸다. 어떤 가치관에 구속받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복을 추구하고 생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며 자신의 존재를 모든 순간 속에 드러내는 것, 고요하기보다 격정적인 삶을 살라는 주장이다.



행복해질 필요가 없다며 스스로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던 그날부터

내 마음 속에 행복이 깃들기 시작했다.

새 양식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신기루처럼 조용히 피어오르는 개인이 가지는 주관적 순간같지만 쾌락은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며 금새 식어버리는 불꽃놀이 같은 강렬함이 느껴지고 실제 만져보기도 한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피할수 없는 욕구이며 지상에서의 어떠한 쾌락과 행복을 방해하는 어떤 속박에도 구애받지 말고 행동하라는 앙드레 지드의 메세지에 살짝 혼돈스럽기도 하다. 책을 읽고 나서도 아직 나에게 전해지는 메세지는 명확하지 않다. 가치관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어느 것도 우선에 두지 말고 격정적 삶을 살라는 앙드레 지드의 말은 내가 좀 더 살아봐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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