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R - Rossum's Universal Robots 로숨 유니버설 로봇
카테르지나 추포바 지음, 김규진 옮김, 카렐 차페크 원작 / 우물이있는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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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R(로숨 유니버설 로봇)

카렐 차페크 원작/카테르지나 추포바 그림 / 우물이 있는 집


R.U.R은 1920년 체코의 작가 카렐차페크의 희곡이다. 로보티라 불리는 인조인간을 만들어 내는 공장에서 무분별하게 대량생산되어 만들어진 로봇에 의해 결국 모두가 멸망하게 되는 차페크가 상상한 미래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며 이 책이 1920년에 쓰여졌고 이토록 인류의 미래에 대해 마치 다녀와 본듯 정교하게 쓴 천재작가 카렐 차페크에 대해 놀랍기만 할 뿐이다. 책으로 읽어도 재미있었겠지만 상상의 폭을 넓혀주는 그래픽 노블판인 R.U.R을 만나고 반드시 책으로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책의 시작에 가장 훌륭한 노동자는 헌신적이고 정직한 노동자가 아니라 값싼 노동자라고 말한다. 부려 먹기에 가장 경제적인 노동자 로봇말이다. 해양 생태계 연구를 위해서 로봇공장이 있는 섬으로 들어온 늙은 로숨 박사는 실험 중 생명체를 체계화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원하는 모든걸 만들어내며 진짜 인간을 만들겠다는 독한 결심을 하게된다. 유물론자이며 무신론자인 그는 신이 만든 인간에 대적할 로봇을 만들어 내고 조카인 엔지니어 젊은 로숨박사를 불러들인다. 젊은 로숨박사의 야망은 컸고 필요한 기능만 탑재한 로봇을 만들어 인간을 대신할 노동자로봇을 만들어낸다. 늙은 로숨박사의 노트를 얻어 로봇공장을 운영하는 해리는 대량생산을 통한 로봇을 만들어 내며 사람들 모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원했고 빵 한조각을 얻기위해 사람들이 매일매일 낯선 기계 앞에서 힘들게 일하며 살지 않기를 소망한다. 각자에게는 나름 분명한 자신들만의 이유가 있었다.


늙은이는 신성모독의 요술을 생각했고

젊은이는 억만장자를 꿈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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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의 주체는 오너가 아니라 수요이다. 수요가 늘어날수록 로봇의 수는 증가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더 편리함을 추구할수 없는지 방법을 연구하고 결과를 도출해냈다. 로봇에 의해 일하지 않고 나태해진 사람들은 생식능력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해리의 아내 헬레나는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로봇의 삶이 바람직하지 않고 로봇또한 그들만의 삶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생리학 박사인 '갈'에게 부탁하여 일부 로봇들의 두뇌를 개선하게 한다. 이후 로봇은 더 이상 인간들에게 종속되기보다 로봇 스스로 주체적 삶을 살고자 하는 반란을 일으킨다.




차페크가 생각하는 로봇은 인간과 크게 다를바 없는 존재이다. 그들이 인간과 다른 점은 오직 생산방식 뿐이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인간과 동일한 조직으로 만들어진 로봇이 고철 덩어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를 둔다. 인간은 정해진 만큼의 삶을 살아가지만 로봇은 인간보다 긴 수명을 가질수도 있다. 현재의 삶 속 바이러스가 출몰하는 세상에 위험에 노출된 인간보다 인간의 단점이 제거된 로봇이야말로 늙은 로숨 박사가 신에 대적해 만들고자 했던 완벽한 인간이 아니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래픽 노블 R.U.R은 결국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에 의해 스스로 자멸하게 되지만 책은 마지막 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노아의 방주에서 비둘기가 한 가닥 희망인 나뭇가지를 물어오듯 삶은 또 다시 시작되고 부서지고 파멸된 공간들을 조금씩 채워져 나갈 것이다. 무엇이 옳은가 에서 미래학자 후안 엔리케스는 멀지 않은 미래에 고통을 참고 자연분만을 하는 것은 아마 박물관 체험학습 중 만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술의 발전은 윤리적 과제가 반드시 따라야 하며 인류가 지켜온 지구상의 고유한 다양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일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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