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모험 열린책들 세계문학 28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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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아서 코넌 도일 / 열린책들


세계 최초의 민간 탐정 셜록 홈스는 11살의 어린 나를 홀딱 밤새우게 만든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때의 내가 알던 홈스는 명석한 두뇌에 지혜롭고 무엇이든 해결해 내며 멋진 외모에 운동도 잘하는 최고의 인재로 기억되었다. 상상하지 못한 창의력으로 범죄를 추리하여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일으키는 영웅이자 우상이었던 그 멋진 홈스를 40년도 훌쩍 지나 다시 만나게 되었다. 1914년에 60대로 묘사되었던 홈스는 예상외로 코카인 흡입도 하고 성격도 특이한 별종이었다. 절친 왓슨을 은근 무시하는 발언도 하고 그다지 친절해 보이지도 않는다. 왓슨의 말을 빌리자면 홈스에게는 서로 다른 두 성격이 번갈아 나타났고 극단적일 만큼 정확하고 기민하며 오락가락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어 한없이 무기력하다가도 갑자기 무한 에너지를 드러내는 한마디로 괴팍한 다중이로 나타내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알던 우상 홈스가 아니라 살짝 비인간적인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 여성에 대해 한치의 관심도 없지만 반면 여성들에게 젠틀한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뒤죽박죽 파악이 힘든 사람으로 보였다.



삶이란 우리 인간 정신이 창조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기기묘묘한 거라네.

신랑의 정체 中


단편 중 『신랑의 정체』에서는 어떻게 전개되고 사건의 방향이 해결될지 살짝 감이 잡히기도 했다. 왓슨의 관찰에 의해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가고 홈스의 행동을 기막히게 묘사하는 모습이 이 소설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남들이 미처 못 보고 지나치는 것을 보는 훈련을 해 온 홈스는 의뢰인의 편지글 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며 의뢰인이 홈스의 집을 찾아오는 순간부터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시건과 연관시켜 추리하기 시작한다.


『보스콤 계곡의 수수께끼』에서는 정황증거에 대해 홈스가 얘기하는데 이는 특정 대상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점만 조금 바꾸어 보면 전혀 다른 것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놀랍기도 했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결론 내리지만 홈스는 여러 가지 관점으로 이를 파악하기를 권장한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과 추리에 대한 사소한 예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다르게 본다면 홈스의 신중함을 읽을 수 있다. 쉽게 판단하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결론 내리기를 지향하는 홈스의 가치관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기도 했다.


『너도밤나무 저택의 비밀』은 제목과 어렴풋이 내용도 기억하고 있어 내가 무척 재미있게 읽고 또 읽었다는 말이다. 이 작품에서는 유별나게 홈스가 왓슨을 타박하고 있다. 근거를 제시하며 왓슨의 추리 실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왓슨의 문학적 결함을 들추는 장면이 나온다. 기분 상한 왓슨이 홈스의 자기중심주의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는 대목이 나와 나는 이 부분이 상당히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도밤나무 저택은 현관문 바로 앞에 너도 밤나무가 늘어서 있어 저택을 부를 때 너도밤나무 저택이라고 부르고 그 안에는 홈스가 궁금해하고 관심 있어 하는 사연들이 속속들이 숨겨져 있었다. 특히 어느 대목에서는 아이의 기질에 대해 홈스가 설명하는데 자녀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공감이 갔다.

아이가 비정상적으로 잔인하고, 그저 잔인함 자체를 즐기기 위해 잔인한 행동을 한다면,

그런 성정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서 물려 받았을 거야.

너도밤나무저택의비밀 中



열린세계문학의 셜록홈스의 모험에는 총 12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은 이 책으로 명실상부 스타작가가 되었으며 홈스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기보다 결점이 많은 인간으로 묘사하여 인간적 매력이 돋보이게 만들었다. 실상은 아서 코넌 도일이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홈스의 캐릭터도 이렇게 인간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의 높은 인기몰이를 한것이라고 한다. 셜록 홈스를 자신보다 더 현실성 있는 인물로 만들어 둔 아서 코난 도일,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세상에서도 추리소설의 최고작가로 추앙받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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