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1984BOOKS
사방에 봄기운이 감돌고 ,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꽃들이 터질 준비를 하며 , 꽃향기가 떠돌기 시작하는 4월 끝자락의 화요일...그저 누구에게나 돌아오는 평범한 4월의 화요일일 뿐이다. 보뱅은 단순한 것도 단순하지 않게 표현해버리는 언어의 마술사이다.
실상 『가벼운 마음』의 전체적인 내용은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저 늑대를 사랑했던 소녀일 뿐이고 방랑벽이 있을 뿐이며 서커스단에서 잡일을 하며 얹혀 살았던 한 가정의 딸일 뿐이다. 다른 어느 것도 아닌 사소한 것들에 사랑이 깃들어 있음을 알고 그 사랑을 내치지 않으며 의식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랑을 찾아다닌다.
그저 주인공 뤼시가 사랑한 것은 늑대도 로망도 괴물 알방도 아닌 자기자신이었음을 읽었다. 아무것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뤼시의 어머니는 자신이 딸을 아주 잘 키웠다고 생각한다. 딸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것도 가끔씩 집을 뛰쳐 나가버리는 것도 리쉬가 자기마음에만 귀 기울이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아버지는 치유가 불가능할 만큼 모든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해내는 일은 절대 없는 모순된 사람이라 하겠다.
어릴적 할머니는 리쉬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움이고 누구도 자신에게서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하라는 것을 당부하셨다. 결혼할 때 처음의 즐거움이 사라지자 로망과의 사랑도 가볍게 종지부를 찍는다. 실상 리쉬는 그다지 로망을 사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한다. 리쉬는 자기 자신을 사랑했기에 누구도 자신에게 무엇이든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모든 골치 아픈 일은 그때가 되면 생각하는 것이지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단순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