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2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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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권

루이자 메이 올컷/ 열린책들


'도깨비'라는 드라마의 대사 중에 가장 기억에 남게 된 것은 인간이 네 번의 삶을 산다는 것이다. 땅을 일구어 내는 삶, 씨를 뿌리는 삶, 가꾸는 삶과 거두는 삶. 마치가의 가족들에게서 이 네 번의 삶을 모두 읽을 수 있어 이 책이 어쩌면 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지침서처럼 느껴졌다. 어린 시절 그림이 삽입된 동화책을 외울 정도로 읽어낸 작은 아씨들에는 무조건 이런 서두가 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 이 책은 성인이 되면 반드시 초판본으로 읽으시길 권장합니다."


어릴 때 동화책으로 읽으며 그토록 좋아했던 작은 아씨들은 그저 둘째 조가 나의 선망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자유롭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끊임없이 도전해 성취하고 이루어내는 멋진 여성이라는 생각, 소박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전장으로 떠난 아버지를 그리는 네 자매의 모습과 이웃에 사는 부자 로렌스 씨와 손자 로리, 고집스러운 고모 등 특별하게 악한 사람도 없었고 그만그만한 삶을 그려낸 조용한 이야기였으며 가난이라는 환경 속에서도 가족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힘을 주는 행복의 매개체 같은 존재들이라는 것 말이다.



1권에서는 마치가의 지혜로운 어머니에 의해 네 딸들이 변화하고 어려움을 헤쳐 나갈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다면 2권에서는 성인이 된 메그, 조, 베스, 에이미가 스스로 성장하며 부딪히고 깨달아 나가는 부분이 있어 좋았다. 메그는 결혼 후 자녀를 낳고 남편 존과의 소원해진 관계에 대해 토로해 보지만 그 원인을 사위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딸 메그의 행동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는 어머니의 답변에서 지혜를 배웠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내 자식의 오점을 보기보다 상대방의 행동만을 보고 상황을 판단한다면 그 답은 파국 밖에 없을 것임을 인지해 본다.



조는 자신 대신 에이미가 마치가 대고모의 마음에 들어 많은 지원을 받게되자 섭섭한 마음은 있었으나 나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간다. 행운의 여신은 조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며 조에게 50센트짜리 동전 하나를 던져 준 것이다. 온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며 삶에 몰입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직업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이라고 한다. 조는 훌륭한 직업을 가지게 된다. 잡다하게 가리지 않는 다독과 글쓰기의 습관이 그녀에게 준 선물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작가는 10년의 다독과 습작 끝에 책을 쓰고 경제적 독립을 이루었다고 한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으며 조 역시 암흑같이 짙고 어두운 가운데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고 글을 제대로 써 보겠다는 강력한 집착과 다독, 그리고 창의적인 상상력들이 그녀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해 준 것이다. 2권에서는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며 좀 더 성숙해진 그녀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베스, 참 안타깝고 아픈 손가락이다. 한없이 순수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가득했던 이 소녀는가족들을 더 끈끈하게 엮어주고 떠난다. 베스의 독실함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드러났으며 모든 것을 신과 자연의 섭리에 맡겨두고 천천히 자신을 내려둔다.



어떤 삶이든 비는 약간 내리고

몇몇 날들은 어둡고 슬프고

쓸쓸해야 한다.



에이미, 네 자매 중 가장 이기적이고 속물적으로 읽혀졌으나 대고모와 함께 오랜 기간 유럽을 여행하며 화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만들며 변화된다. 특히 로리와의 결혼은 뭐지?조의 남친이랑 결혼을?이라는 생각도 했으나서로 잘 통했던 두 사람이 화합하여 각자의 성격을 존중하며 화합해 나가게 되었다. 둘의 결혼으로 에이미는 더욱 다정하고 심오하며 온화해졌고, 로리는 더욱 진지해지고 강하고 확고해져 누구보다 성공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소녀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네자매의 모습에서 그 시대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고민들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감할 수 있었고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라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마치부인의 재발견과 조건 없이 이웃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보여주는 로렌스씨, 그리고 집안의 양심이며 닻이자 위로를 주는 남편이자 아버지 마치씨가 있었으므로 축복되고 유대감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랑스럽고 행복한 네자매가 존재할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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