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가(家)의 사랑스러운 네 딸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로 똘똘 뭉쳐진 네 자매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며 행복한 가정의 표본을 그려 보았다. 존중받고 사랑받으며 타인을 사랑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삶을 가르치는 지혜로운 어머니 아래 맡은 바 자신들의 일을 충실히 해 나가는 자매들이 있다. 남북전쟁으로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국에 대한 충성으로 전쟁에 참여한 아버지를 보아도 이 가정이 얼마나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큰 사람들인지 알 수 있었다.
이웃의 로렌스 씨 또한 마치가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도우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도대체 이 책에서 악한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나오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기껏해야 잔소리가 많은 마치가의 고모가 깐깐하기는 해도 결국 모든 것을 내어줄 줄 아는 분이었다. 어린 시절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비록 가난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서로 사랑하는 삶이라는 큰 그림을 읽었는데 나이가 들어 이 책을 읽어보니 자매들이 그냥 바르고 착해진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자매들의 뒤에는 늘 인자롭고 지혜로우며 바르게 키우기 위해 늘 노력하는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가 부인의 신중하고 침착하며 지혜로운 자녀교육은 현재에도 충분히 좋은 본보기가 된다는 생각이다. 막내 에이미의 '레몬절임' 덕분에 일어난 학교에서의 에피소드는 고약한 데이비드 선생님의 그릇된 교육관을 속 시원하게 질타하는 대목이었다. 학창시절 좀 과하다 싶은 교사의 훈육을 학교에서 받았다면 그 기억은 잘 지워지지 않고 평생 그 사람의 마음 속에 상처가 되어 남을 것이다. 에이미 또한 그 희생자가 되어 학교를 자의로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마치가의 부인이 자녀에 대한 신뢰와 교육의 가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을 때 늘 그 자리를 대신하며 동생들을 보듬는 역할인 큰 딸 메그는 천상 여자이다. 아름다움은 말 할 나위 없고 기품있는 태도에서 여성다움을 읽을 수 있었다. 살짝 허영기도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길이 아님을 인정하는 부분은 네 자매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자기반성의 모습이 보였다. 천방지축 조는 아버지를 대신해 이 가정을 대표하는 남자의 역할을 하며 어떻게든 책임지고자 하는 모습이 보여 대견했다. 자신에게서 가장 소중한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아버지를 간호하기위해 떠나는 어머니께 드리는 정성은 참으로 귀감이 되기도 했다.
아픈 아이들을 돌보다 성홍열에 걸린 베스를 간호하며 메그와 조는 항상 타인을 위한 미덕을 실천하며 살아가던 베스의 이타적인 바램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는다. 에이미 또한 성홍열이 옮는 것을 피해 고모댁에 가 있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는다. 아버지가 돌아오시고 로런스씨와 로리, 브룩씨까지 같이 둘러앉아 마치가의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은 읽으면서 흐뭇함을 자아냈다. 브룩의 청혼과 왠지 언니 메그가 결혼하는게 싫은 조, 2부에는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이 가족의 행복함을 옅보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