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와 자식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평점 :

바자로프는 여성과 여성미를 열렬히 찬양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상적인 의미의, 혹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낭만주의적 의미의 사랑을 부질없는 짓이자 용서할 수 없는 어리석음으로 치부했고, 기사도 정신을 기형이나 질병 같은 무언가로 여겼다.
PAGE163
바자로프의 토론은 어딜가도 끊이지 않는다. 그의 이상은 진보적임을 추구하면서도 늘상 여성미나 외모를 중시하는 모습에서 모순을 느낀다. 아르카지와 함께 안나 세르게예브나 오진초바의 집에 머물면서 묘하게 꼬여가는 관계를 읽는다. 오진초바는 갈수록 바자로프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읽고 바자로프는 그녀가 좀 더 솔직하기를 요구한다. 사랑을 하찮은 감성 정도로만 여겼던 바자로프에게도 그 죽일놈의 사랑이 찾아왔다. 극도로 혼란스럽고 예민한 가운데 아르카지도 바자로프와 같은 감정을 오진초바에게서 느낀다. 둘도 없는 친구이지만 오진초바를 향한 둘의 마음은 어떻게 정리되어갈 것인지 갈수록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