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변명과 구실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하나 불안해서 결정내리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고 불안해 지는 것이다. 곧 불안은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해 만든 감정일 뿐 이 불안의 해소법은 그냥 결정을 내리면 되는 것이다.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안. 주변에 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즐거울 때는 나를 잘 찾지 않으면서 자신이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는 불안을 호소하며 의지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늘 타인에게 자신이 도움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타인의 어려움을 생각하며 자신이 뭔가 해줄 수 없을 까 생각하는 사람의 공헌감을 빼앗는 일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내가 단호히 거절하면 그때부터 나는 인심 고약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당사자는 자신의 오점은 보지 못하고 늘 응대해 주던 사람이 그렇게 해주지 않음을 섭섭해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드니 나 자신의 감정이 소중함을 깨닫는다. 타인으로 인해 나의 감정이 소모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파스칼은 불안을 잊고자 한다면 위락(慰樂)에 몰입하라고 한다. 이는 곧 기분전환이나 오락을 얘기하며 생활 속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을 강조한다. 생활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으라는 말이다. 말은 쉽지만 불안에 익숙한 사람이 그게 그렇게 쉽게 전환이 될지는 의문스럽다.

질병, 나이듦과 죽음, 대인관계와 일 우리는 너무나 많은 불안의 요소들과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길고 길엇던 펨데믹 속에서 우리는 병에 옮을까 서로서로 상대를 의심하며 꼭꼭 숨어든 채 얼마나 불안에 떨며 살아왔는가. 수많은 대인관계 속에서 상대를 질투하고 시기하며 살아가는 본연의 감정을 너무 적나라하게 파헤쳐두어 내 감정을 다 들킨 기분이라 부끄럽기도 했다. 질투하지 않으려면 자신감 즉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 인간이 환경을 형성하며 자신을 형성해 나가듯 타자에게서 받는 자극을 인정하고 변함없는 나 자신을 지켜내는 일이 중요함을 알았다.

인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언제든 병에 걸릴 수 있고 병에 걸렸을 때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병을 외면하지 말고 마주서서 바라보라는 것이다.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무해한 해석으로 덮으려하지 말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다. 그래서 작가는 전한다. 인생을 여행으로 바라보라고... 갱년기를 격으며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감정의 기복을 이겨내지 못해 사유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걷기 여행 중 발견한 표지판인데 너무도 와 닿아 늘 되새기는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기쁜일도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불편한 일도 맞게 된다. 우리의 인생 또한 이와 같아서 불편한 것은 해결하면 되고 기쁜일은 기쁘게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이렇게 했는데 상대방의 반응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올 때 우리는 곧잘 실망하기도 하지만 기대가 커서 그렇다는 생각이다 상대방을 딱 그만큼인 사람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결과에 대해 나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화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상 물정에 밝고 영리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목표한 것을 성취하며 절망하고 부딪히고 깨지더라도 현실적으로 살라고 한다.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고 현재도 진행형이며 더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말로는 안빈낙도를 외치며 타인의 기대나 세상의 중심이 되고자 자꾸 일을 벌리고 힘겨워 한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해 살기보다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현실은 늘 녹록지만은 않다.
인생을 여행으로 보라는 말이 이 책의 주제인듯 한 느낌이다. 때때로 불안이나 심연과 맞부딪히더라도 눈을 돌리지 말고 그 심연이나 불안으로 뛰어들어 맞서기를 바란다. 이 때 기준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추고 남들이 하는대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하고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성과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무엇을 소유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늘 한결같은 친구를 하나 갖는것이 삶에서는 더 중요함을 일깨운다. 나는 얼마나 불안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막상 부딪히면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