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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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사와 제롬의 대화 속에서 얼핏 이들에게 한계가 왔음이 보여진다. 둘이 함께 읽던 책들은 그녀의 책꽂이에서 모두 사라지고 저속한 신앙심의 너절한 책들이 들어차 있다. 제롬은 알리사가 그런 책을 읽는게 싫었다. 자신과 함께 읽고 자양한 양식이 길들여진 지성적 인간이 무미건조한 신앙과 관련된 수준 낮은 책을 읽고 있다는 자체가 화가 난 것이다.


알리사의 말 속에서는 제롬이 지금까지 그녀에게서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것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두사람의 삶을 갈라놓을 말들이 제롬의 가슴을 찢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짐작조차 못한 듯 무심하게 자신이 할 일만 하고 있다.


알리사는 자꾸 제롬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차례를 기다려도 제롬의 차례가 오기전에 다른 잡다한 일들이 우선적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녀는 무심하게 미소를 지으며 내 곁을 빨리 지나쳤고, 그럴 때면 나는 마치 일면식도 없는 사람보다 더 그녀가 내게서 멀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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