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파친코 1

이민진 / 문학사상


단지 드라마를 보기 전 편협하지 않고 좀 더 폭넓은 시각과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이 책을 읽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잘 한 일이다. 그러나 이미 배역이 정해진 상황이고 그 역할의 배우가 머릿속을 지배하는 이상 다른 배우를 생각해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지배하에서 살고자 하는 한 가족이 또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그 일대기가 아픈 역사와 어우러져 한편의 대서사가 된 놀랍도록 흡입력 강하고 가독성이 높은 작품이었다.


먼저 시대적 배경과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책에도 드러나 있듯이 1910년 부산의 작은 섬 영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시기 지독히도 가난했던 서민들의 삶과 그 안에서 가족 간의 유대와 살고자 하는 의지가 보여 몰입도가 높았고 선자의 아버지 훈이와 엄마 양진은 가난해도 서로를 의지하며 바닷가에서 작은 하숙집을 세를 내어 운영하며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삶의 1순위로 생각하고 살아간다. 그 안에서 조금씩 고통스러운 역사가 스며들어 나오고 있어 역사가 주가 되지 않음이 더 몰입도를 높인 느낌이다.


훈이와 양진의 딸 선자는 전형적으로 강인한 한국여성이다. 일제강점기 격변하는 역사속에서도 살아내고자 발버둥치는이 선자에게 녹아들어있다. 낯선 땅 일본에서 조선인의 삶이 순탄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 안에 어떠한 비밀이 있을지언정 손이 부르터지게 일하는 그녀의 삶이라도 어떤 자연스러운 기류를 타고 운 좋게도 살아내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남편 이삭의 하나님이 보호하는 것처럼 ...소설에 나오는 각각의 인물 개인의 삶과 그들의 감정, 성격 등을 들여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심점이 되는 선자라는 인물의 삶과 가족, 국가도 눈여겨 볼일이다. 이민자의 삶은 녹록하지 않다. 기형으로 태어났지만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낸 기훈과 양진, 그들의 딸 선자, 선자의 아들 노아와 모세(모자수), 모세의 아들 솔로몬까지 4대에 걸친 이야기로 나라잃은 유랑의 후예로 떠돌아 다니며 정체성에 목말라 하며 살아온 이민자들의 삶을 대변하는 소설이다.


글을 쓴 이민진 작가는1.5세대 한국계 이민자로써 7살때 미국으로 부모를 따라 이민 갔지만 여전히 한국이름을 고수하는 미국인이다.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해 기업변호사로 일하며 한인 이민사회의 성공적 모델로 성장한 모습이다. 일본계 미국인 남편을 만난것이 재일동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된 계기이고 남편의 근무지를 따라 일본에서 잠시 살면서 파친코의 초안이 만들어졌다. 역사학과를 졸업한 전문가 답게 이를 바탕으로 한 지식적 접근이 더욱 소설을 매끄럽게 이어져 나갈수 있었고 실제 그들의 삶 속에서 함께 살아낸 사람이기에 막연한 상상과 얕은 지식을 가지고 쓴 함부로 쓴 소설이 아니라 깊이가 느껴지는 최고의 걸작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이유이다.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소설가에게 경험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힘인지 되새길수 있었다.


소설의 줄거리를 스포하는 서평은 쓰고 싶지 않다. 나는 단지 드라마를 보기 위해 사전지식을 얻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책 속에 충분히 빠져 들었다. 1권에서 느낀 잡초보다 강한 생명력의 삶을 살아내는 선자를 만났고 2편에서 보여질 또다른 이야기들을 읽어낼 생각에 기대로 가득하다.


출처:재외동포재단 공식블로그


출처:재외동포재단 공식블로그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도서관에서 빌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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