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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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카렐 차베크 / 열린책들

출간되었을때 부터 『평범한 인생』이라는 제목이 나를 끌어 당겨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카렐 차베크(1890~1938)

이 천재적인 체코작가는 고작 48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가 자신의 별로 돌아갔다. 어느 작가나 자신의 삶이 투영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 듯 한데 이 책 『평범한 인생』 역시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스며있다.


대체 얼마나 많은 경우의 인생이 있었던 건가. 넷, 다섯, 여덟?

나의 인생을 구성하는 여덟개의 삶이 있었다.

내게 시간이 좀 더 남아있고, 조금 더 맑은 정신이 든다면

일련의 또다른 삶들을을 발견하게 되겠지.

page21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분명 평범하고 매우 행복한 사람임은 확실한 듯 하다. 그의 삶은 그가 깊이 몰두한 일종의 과제 같은 것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모든 일에는 신기하고 지혜로운 질서가 있고, 곧고 필연적인 길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한 사람에 관한 삶의 연관성을 다룬 단순하고 목가적인 삶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자아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자아이다. 성실하게 일하고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삶이란 사건이 아니고 일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착한 사람들과 지내기가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고 은퇴후에도 소일을 위해 정원을 가꾸는 평범한 자아말이다.

두번째 자아는 억척스러우며 끊임없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싶은 자아이다. 이 자아는 자신을 소중히 생각하며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1등을 하기 위해 공부를 했고 모든 사람이 부러워 하는 안정된 직장의 철도 공무원이 되었다. 늘 자신 뿐이고 항상 자신만을 생각했다. 끝없는 욕망이 그를 감싼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또 다른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또다른 그것을 가지기 위해 힘써야 했다. 삶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고 이는 슬픈일이기도 하다. 어느샌가 그는 늙어버렸고 모두가 떠났으며 혼자 남는다. 이 삶의 소재는 과연 행복이었을까?

세번째 자아는 우울한 자아이다. 그는 어릴때부터 예민한 어머니의 보호를 받고 자랐다. 늘 응석받이로 만들었고 어머니 자신의 걱정으로 가득 채워진 아들이었다. 그는 늘 자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극적이었고 언제나 안전한 생활만을 원했다.

이 세개의 자아는 상이했지만 서로 불화하지 않는 조화로운 삶이었다. 자신 안에서 서로 불화하지 않았고 말없이 타협했으며 서로를 배려하기도 했다. 이 세가지의 자아는 극중 나의 공싲걱인, 그리고 결혼 생활과 함께 하는 삶이었으며 아내와 그 삶을 공유했고 , 견실한 동맹을 맺고 있기도했다.

그런데 그에게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었다. 우울증 자아의 동료이며 이 자아가 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든 보상해주는 아주 필요한 자아이기도 했다. 이 낭만주의 자아는 그가 유년기때부터 함께 하고 있어 삶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결혼 생활 속으로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 자아는 아내가 알면 안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의 자아는 아주 사악했고 지저분했으며 저주스럽기도했고 독자적인 존재였다. 후반부에 반전처럼 기억으로 등장한 이 자아를 읽고는 잠시 놀랍기만 했다. 그만큼 특별한 반전이기도 했다.

늘 똑같고 늘 새로운 반복. 이것이 인생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하루에 기차 두대가 오가고 끊긴 선로에는 풀이 덮이고, 그 바로 뒤에는 병풍 같은 우주가 품어낸 별들의 향연이 나타나는...



인생이 궁극적인 본괘도에 다다르게 되면 사람의 내면에는 어떤 보호장치가 작동하게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또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이길로 가야할지 저길로 가야할지 모호함이 있지만, 이제는 자신의 의지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정당성에 의해 자신의 삶이 결정되게 한다고 하니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밥그릇을 가지고 그 크기에 맞게 살아간다는 옛어른들의 말씀이 깊게 다가온다.

단순한 우연에 기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필연의 사슬로 삶은 조금씩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차페크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삶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한 삶의 해방이나 물질적 풍요로움안에 있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긍정적 태도로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삶이 그 가치를 극대화 함을 읽게 한다.

매일매일이 똑같다는 불평따위는 넣어둬야 한다. 평범한 인생이라는 카렐 차페크의 가독성 높은 소설을 읽어내면 보통의 삶속에서 모두가 느끼는 오마주를 슬며시 경험해 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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