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씨네로 시집와서 16세에 청상이된 과부 백선행은 백과부로 알려져 있다.
시름을 잃어버리고 잡념과 설움을 떨치기 위해 억척스럽게 일했고 품삭을 준다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버티고 해내었다. 모은 돈은 한푼도 쓰지 않고 항아리에 담아 땅에 묻었고 돈아 늘어가는 재미가 인생의 낙이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부동산이 자산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은 확실한 방법인가보다. 모은 돈으로 평양 근교의 땅을 사모으기 시작해 알부자가 되었으나 절약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 버려서 먹고 입는것은 형편없었다고 한다.
워낙 도량이 커서 돈놀이를 해서도 돈을 늘렸지만 더러 못갚는 이가 있어도 이를 나무라거나 흠 잡지 않았다고 한다.
상대를 헐뜯어서 돌아오는 것은 떨어지는 신용뿐이니 그가 돈을 갚을 형편이 되어도 갚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말해 평양 바닥에는 백과부의 돈을 쓰고 떼어 먹는 사람이 없을 만큼 도량 또한 컸다고 한다.
전재산을 털어 속아서 산 풀 한포기 없는 불모지 땅이 시멘트광산이라 이후에 일본인에게 몇배의 값을 올려 되팔 수 있었고 모은 재산으로는 마을의 노후된 다리를 고치고 사람들에게 두루 이익을 주는 공회당을 짓는데도 선뜻 돈을 내 놓았다고 하니 그 호기로움은 남자 못지 않았다.
양자를 들였지만 지혜롭지 못했고 돈을 헤프게 쓰는 것만 배워 전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한필지씩 조각조각 떨어진 땅을 주어 한번에 떨어먹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니 관리능력 또한 탁월했고 그 시대에 팔순을 누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혈육은 없어도 평소에 사람들을 위한 사회사업에 기여해 많은 이들의 배웅을 받았다고 한다.
너희들은 조선의 아들이고 딸이다. 지금 조선 형편이 어떠하냐. 나도 잠 안자고 안놀고 일했는데 하물며 너희들은 공부하는 몸이라 졸린다고 자고 자고 놀고 싶다고 논다면 그게 될 성 싶으냐.백선행 page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