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 김치찌개 파는 신부가 건네는 따끈한 위로
이문수 지음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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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라는 프로그램을 빠지지 않고 즐겨본다. 편견 없이 가십거리를 드러내기보다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사람 냄새가 나서 좋고 출연자를 배려하는 유재석의 탁월한 진행 능력이 좋아서이다.

이문수 신부님께서 출연하신 부분을 감명 깊게 보았다. 글라렛선교수도회 소속이시고 청년 밥상 '문간'을 운영하신다. 삶의 문간방이 되고자 청년들을 위해 3,000원이라는 자존심 상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받고 먹고 싶은 만큼 그들이 편하게 먹을 밥상을 제공하신다. 고시원에서 한 청년이 고독사 한 것 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밥이라도 실컷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셨다고 하니 신부님은 이러한 달란트를 받아서 그리스도의 제자답게 실천하고 계시나 보다,

이곳 '문간'은 외로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가 중요한 법인데 남들이 보기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을 것 같은 이곳이 실상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열게 된 곳이다. 일단 무료급식소와는 달라야 하고 청년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고 언제든 배고플 때 편하게 들러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기본 모토는 지켜주고 싶었다고 한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실천력만 가지고 해결될 일이 아닌듯하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청년을 위한 식당이니 청년들이 운영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들이 보인다. 유퀴즈 출연 후 힘들었던 운영 문제도 꼬마의 손때묻은 돼지 저금통과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이 강퍅해진 마음을 따뜻한 온수처럼 감싸주었다고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무런 대가 없이 힘들게 공부하는 청년들의 한 끼를 책임져 준다는 마음으로 밥을 먹고 골든벨을 조용히 울리고 가는 선한 이들도 있다고 한다. 세상은 하느님의 모습을 감추고 선행을 드러내는 이들이 참으로 많은 듯하다.

한 독지가의 기부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날 때 가치화할 수 없는 청년들의 불행의 척도를 매기면서까지 지원자를 선발해 내야 한다는데 부담이 있으셨다고 한다. 우리의 주변에는 부모님 말씀에 따라 공부하고 진로를 선택하며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청년들이 의외로 많음을 말한다. 진정 자신이 추구하고 원하고 행복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여유가 없고 어릴 적부터 그렇게 부모님께 길들여져온지라 성인이 되어도 주체적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 어렵게 뽑힌 산티아고 순례의 동행도 부모의 반대로 포기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하니 갑갑할 뿐이다.

참으로 많은 청년들이 신부님을 여러 방법으로 찾고 있나 보다. 그들에게는 물질적 정신적 등등 다양한 고민이 있지만 막연하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거나 방법이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요령껏 살아가는 청년들도 있다고 하니 참 성가실 법도 하시겠다는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결론내어 편견을 가지고 상황을 합리화 하기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한 번쯤은 들어보고자 하시는 신부님의 마음이 곧 하느님의 또 다른 모습으로 보임과도 같다.



어른이 되는게 마음처럼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 '이 정도면 됐어.충분히 잘 해줬어.' 라고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청년들이 어떤 면에서 나를 어려워 할지, 어쩔수 없이 흘러간 세월을 겪어낸 기성세대로서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버릇이 있는지, 청년들의 표정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 읽어 낼 수 있을 지 계속 생각하고 고민해야겠구나. 나를 돌아봐야 겠구나. 그래야만 좋은 어른이 되는 거구나...(page111)

책을 읽으며 청년이 셋이나 되는 우리 가족도 다시 돌아보게 된다. 흙수저의 표본가정이라 크게 아이들에게 해 준것이 없다. 그냥 하고 싶어하는 것은 할 수 있도록 믿어 주고 기다려 주며 선택은 스스로 하되 책임은 따름을 인식시킬 뿐이다. 지금은 사회의 한 주축이 되어 자신의 일을 잘 해내고 있지만 입시며 취업준비로 힘들어 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먹먹해 진다.

자신의 어려움을 도움없이도 척척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하면 할수록 꼬여버리는 사람도 있다. 다 너의 팔자다. 라고 치부해 버리기전에 한번쯤 그 사람의 어려움에 귀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사회에는 필요하다. 막상 그 사람이 내가 되어야 한다면 지레 겁이 날 수 도 있는데 신부님은 당당히 그일을 하고 계신다. 오지랖이 넓으셔서 듣는걸로 끝내지 않고 해결책까지 찾아내려고도 하신다. 이 분도 사람이기에 다채로운 감정의 숲에서 길을 잃을 때도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이분은 믿는 구석이 있다. 그게 바로 '그리스도의 힘' 인듯 하다.

신부님이 끓이시는 3천원짜리 소박한 김치찌게가 청년들의 미래에 힘을 싣는다.

책을 읽고 가치있는 선한 영향력으로 각박한 세상에 한줌 작은 빛을 전달하며 그리스도의 모습을 조용히 드러내시는 분들이 계시니 세상은 참으로 살만한 곳이라는 메세지를 전달받았다.

출판사 지원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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