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0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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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반적인 축이 부르주아 기혼여성의 욕망과 파멸을 그렸다지만 엘르 보바리가 어머니의 계획과 생각에 따라 수동적 삶을 살아가다 스스로 선택한 사랑 에마를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이 봄날의 부드러운 산들바람 같아 달달하기만 하다.

시나브로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고,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자,

한 조각 한 조각 풀어지더군요.

page38

루오영감이 샤를 보바리의 부인이 죽자 찾아와 위로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딸이 샤를선생이 자신을 잊은 모양이라고 말하는 투정을 전한다.

샤를 보바리는 혼자 지내는 삶에 익숙해지면서 죽은 아내 생각을 점점 덜 하게 되었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즐거움 덕분에 이내 고독도 견딜 만해졌다. 막연한 행복을 느낀 샤를 보바리는 에마를 찾았다.

에마는 자신이 샤를을 사랑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마땅히 따라와야 할 행복이 느껴지지를 않는다.

스스로 잘 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부정하기도 한다. 자신이 책을 읽으며 그 안에서 느꼈던 도취, 열정, 희열이 실제 결혼생활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싶어졌다.

삶에 대한 환멸을 느껴 수녀원을 나왔을 때 샤를을 만나게 되었고 기대가 있었다.

남자라면 모름지기 지식이 많아야 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원기가 왕성하여야 하며 세련됨으로 자신을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샤를은 에마에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못했고, 아는 것도 없었으며 특별하게 원하는 것도 없는 그저 둔감한 사람이었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에마는 샤를을 원망했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그 안에서 읽은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했던 에마는 남편에 대한 불만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무료한 일상에 대한 권태로움을 느낀다.

샤를 보바리... 그를 한번 생각해 보자.

알고보면 에마도 허황된 꿈을 꾸며 이상을 좇아가지만 샤를 보바리 또한 잘 한 것이 1도 없다.

자신의 아내 에마가 사치스러운 향락에 빠져 빚을 지고 불륜을 저지르고 다닐때 그는 눈먼 봉사였던가

이 얼마나 무능하고 권태로움에 빠져 자신의 아내도 지키지 못하고 현실에 만족하며 무기력함을 보이는 사람인가.

알고 있었으나 알고 싶어하지 않았고 스스로가 자신이 가지는 행복하다는 환상을 깨트리고 싶은 마음이 없던

비굴한 인간으로 나타나 진다. 그가 좀 더 아내 에마를 위해 변화되었다면 어땠을까?

그는 사라져 버린 온갖 행복을, 그녀의 품새와 몸짓과 목소리의 울림을

떠올리면서 한참을 보냈다. 하나의 절망 뒤에 또다른 절망이 다가왔고,

넘치는 밀물처럼 끝없이 밀려왔다.

page478

현실 생활과 다른 상류사회의 막연한 동경이 그녀로 하여금 끝없이 소비하게 만들었고 에나를 사랑하는 샤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다. 그녀의 잘못을 보면서도 자신이 행복하다는 이유로 잘못을 좋은쪽으로 해석하고 다르게 보았다. 순수하다고 보기에는 어리석고 무능한 모습이 부도덕한 에마와 다를게 없어 보인다.



에마가 그리던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상류사회에서 야망과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정부를 가지는 것처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행복은 그녀의 일상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데 있었지만 잘못된 이상적 관념으로 모두 놓아버리는 어리석은 잘못을 저지른다. 인간이 가지는 욕망의 어둡고 추한 부분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야망에 대한 어리석은 가치관과 선택이 에마를 이처럼 안타깝게 만들어 버렸다.

비단 이런 일들이 오래된 고전 소설속에만 나오는 비윤리적 이야기일까?생각해 본다. '보바리즘' 의 악몽을 꿈꾸는 사람들이 현재에도 존재함이 없지 않기에 현실을 부정하고 허황된 꿈을 좇아 가장 소중한것을 놓치는 불행은 없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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