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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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은 우리에게는 익숙치 않은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첫 소설이다.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작가는 미국으로 이주해 왔기에 독자들에게 나이지리아 아쿠레 마을의 현실이나 문화에 대해 생소했던 부분을 책을 통해 쉽게 읽히게 해 주었다.

은행에 다니시는 아버지의 전근으로 집을 떠나 살게 되고 시장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는 여섯남매의 독박육아를 책임져야 한다.

아버지가 집을 찾아오는 횟수가 줄어들자 그로부터 나오던 자녀들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줄어들었고 독보적이었던 권위는 점점 옅어지다 못해 나뭇가지 처럼 뚝 하고 부러진다. 형제들은 공부를 하기 보다 방과 후 시간을 채워 줄 신체활동에 더욱 열의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인생과 세상이 바뀌어 버린 것은

강으로 이런 여행을 떠나던 어느 순간임을 알게 된다.

시간이 중요해진 것은 바로 이 곳,

우리가 어부가 된 그 강에서였다.

PAGE24

마을의 오미알라는 무시무시한 강이었고 오래전 아쿠레 마을의 주민들에게 버려진 강이다. 처음 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아주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던 오염되지 않은 강이었다. 사람들이 그 강을 숭배했고 한때는 주민들이 신이라고 숭배하기도 했었다.

유럽의 식민주의자들이 마을에 찾아와 성경을 소개하면서 이는 오미알라의 지지자들을 강으로부터 떼놓는 역할을 했다. 이 후 강은 음험한 소문의 근원지로 만들어졌고 시신. 동물사체 등이 강에서 발견되면서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이 되고 말았다.

어부들은 주인공인 벤저민의 형제들을 의미하며 아버지의 부재로 자유로워진 형제들이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를 하다 광인 아불루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듣고 싶지 않은 예언을 들으면서 본격적인 스피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너희들에게 바라는 모습은

좋은 꿈을 낚는 어부,

가장 큰 고기를 잡기 전까지는

쉬지 않는 어부들의

집단이 되는 것이다.

page52

아불루가 처음부터 미친 사람은 아니었다. 가난에 따른 궁핍으로 힘들어 하던 아불루는 아버지 없이 동생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도우며 살았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가난은 늘 삶의 파편처럼 남아 있었으며 결국은 동생과 함께 먹고 살기 위해 도둑질을 시작하다 사고가 났고 생사를 달리 한 이후 뭔가 변화가 시작되었으며 사람들은 그의 혀에 재앙의 목록이 들어있다고 생각해 엄청나게 싫어했다.

나는 두려움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그 사람을

약화시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형이 그랬다.

page138

아불루로부터 듣지 말았어야 할 예언을 들은 후

큰 형 이켄나는 급격히 변화되어 간다. 가족들은 점점 분열되고 이는 거대한 비극으로 다가올 예시이다. 중간중간 작가가 깔아두는 복선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아프리카의 토속적 신앙과 이보족의 독특한 문화가 읽는 동안 숨돌릴 틈 없이 끌어 들인다.

또한 삶에서 경험하는 우연이나 운명의 이끌림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광인 아불루의 예언은 원래 이 가정의 삶대로 흘러가는 것을 그가 어떤 신성한 힘에 의해 정확하게 맞춘 것인지 아니면 한갖 광인의 저주에 가족 모두가 삶을 맞춰나간 것인지 의아해 진다.

가족들 하나하나를 곤충이나 조류 .양서류등에 비유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재미를 보탠다. 한번도 형들 없는 삶을 살아본 적 없는 벤자민 어부...결국 이들이 어부로써 낚은 것은 무엇인지 가족이란 결속력이 과연 어디까지 포용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참신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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