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이 고골 단편선 새움 세계문학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김민아 옮김 / 새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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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고골은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문학을 접했고 관공서에서도 일한 경력이 있어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하급관리의 처절한 절망이나 피폐한 서민의 삶등이 보여지고 있다.

그의 소설은 낮고 어둡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사실주의적 묘사와 풍자가 가득한 그의 단편 5편이 담긴 책 『코』는 지금까지 읽은 여느 문학과 달리 니콜라이 고골이 가진 특이한 창의력과 개성이 잘 보여진다.

8등관 코발료프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그래도 코는 없었다!

page15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코발료프의 코는 왜 이발사 이반의 아내가 구운 빵에서 나온 것일까?

빵을 먹다가 코를 찾아 낸 이반이 그 코가 자신의 고객 코발료프의 코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부분도 코를 찾으러 경찰국에 들렀다가 자신의 코를 만나는 코발료프의 모습도 해학이 가득하고 비현실적이며 황당한 내용같기도 하다.

체면과 관등이 삶의 최고 중요점인 코발료프는 를 잃어버리며 오는 혼란스러움. 어쨌든 '코'가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코는 코발료프의 껍데기이자 자신감, 허세인 듯 보인다. 코를 잃어버림으로써 코발료프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코가 있을 때는 자신이 8등관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것처럼 허세가 가득한 모습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관료주의와 세태를 비판하는 모습이라 니콜라이 고골이 지극히 창의적이며 풍자적으로 현실을 비틀어 꼬집은 소설로 느껴졌다.

가난한 하급관리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벗겨진 머리에 직장에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그러나 어떤 알지 못하는 괴상한 힘(?)을 가진 9급 관리직이다. 지극히 사소하며 별볼일 없이 살아가던 그가 비싼 외투를 구입하게 되고 이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벌어지는 스토리이다.

페테부르크의 혹독한 추위속에서 그의 삶에 가장 중요하고 사랑하는 새 외투를 강도에게 빼앗기자 시름 앓다가 병으로 죽게 된다. 이 불쌍한 인물은 살아가면서 크게 욕심을 낸 것도 죄받을 일을 한 것도 없다. 오히려 괴롭힘을 당했을 뿐이다.

괴롭힘의 주체는 그가 죽자 양심상 괴로워 하지만 실상 그가 작정하고 이유없이 괴롭힌 것은 또 아니기에 아이러니 하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새외투를 통해 자신의 신분상승을 꿈꿨나보다.

물질적인 것이 자신의 신분을 상승하게 한다는 착각이 지금 세태와 다를게 무엇인가! 생각하게 했다. 좋은 차를 타고 명품시계와 가방, 그에 걸맞는 옷을 입고 내로라 하는 브랜드아파트에 살면서 그보다 훨씬 낮은 인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낮은 자리에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얕잡아 보고 갑질을 하는 작금의 세태.

죽어서도 유령이 되어 코트를 찾으러 다니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고골다운 결말이었다.

아! 드디어 여기 있구나!

마침내 너를, 그러니까,

옷깃을 잡았어!

난 네 외투가 필요해!

page115

광인의 수기는 볼품없는 외모를 가진 9급 관리 ‘포프리신’은 국장에게 완전 무시당하며 그의 펜을 깎고 썩 대단하지 않은 일을 하며 근근히 버틴다. 게다가 국장의 딸 소피를 좋아하고 있다. 혼자서 쓰는 일기에는 늘 소피이야기로 가득차 있다.게다가 자기애로 가득차 과대망상에 빠져있는 지극히도 찌질한 인간의 표본이다.

그런데 어느 날 국장의 딸이 데리고 나온 강아지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나는 있잖아, 왈, 왈, 왈,

나는 있잖아, 왈, 왈, 왈!

엄청 아팠어

PAGE124

개들의 대화를 듣고 이를 해석해 나가는 포프리신이 점점 과감하게 미쳐과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고골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설정 같아 지극히 그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로친치 시장'은 고골이 우크라이나 민화를 수집하여 단편집을 발간했으며 '소로친치 시장'은 그 단편집에 들어 있는 짧은소설이라고 한다. 이 단편을 읽으며 희곡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실상 무소르그스키는 고골이 이 단편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는 바람에 직접 대본을 써서 이 작품을 오페라무대에 올렸다고 한다.

이 단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의 관료제를 비판하는 모습이다. 자신은 우크라이나 사람이었으나 러시아를 배경으로 활동하면서 객관적 입장에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치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더구나 사실주의 문학의 창시자 답게 러시아 사람들의 일상을 마치 눈으로 감상하듯 생생히 묘사해 보여주는 글에서 힘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 한권의 고전을 만나면서 드러내 놓지 않고 풍자적인 세태를 보여주며 그 바탕에 깔려진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힘에 감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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