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코발료프의 코는 왜 이발사 이반의 아내가 구운 빵에서 나온 것일까?
빵을 먹다가 코를 찾아 낸 이반이 그 코가 자신의 고객 코발료프의 코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부분도 코를 찾으러 경찰국에 들렀다가 자신의 코를 만나는 코발료프의 모습도 해학이 가득하고 비현실적이며 황당한 내용같기도 하다.
체면과 관등이 삶의 최고 중요점인 코발료프는 코를 잃어버리며 오는 혼란스러움. 어쨌든 '코'가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코는 코발료프의 껍데기이자 자신감, 허세인 듯 보인다. 코를 잃어버림으로써 코발료프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코가 있을 때는 자신이 8등관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것처럼 허세가 가득한 모습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관료주의와 세태를 비판하는 모습이라 니콜라이 고골이 지극히 창의적이며 풍자적으로 현실을 비틀어 꼬집은 소설로 느껴졌다.
가난한 하급관리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벗겨진 머리에 직장에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그러나 어떤 알지 못하는 괴상한 힘(?)을 가진 9급 관리직이다. 지극히 사소하며 별볼일 없이 살아가던 그가 비싼 외투를 구입하게 되고 이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벌어지는 스토리이다.
페테부르크의 혹독한 추위속에서 그의 삶에 가장 중요하고 사랑하는 새 외투를 강도에게 빼앗기자 시름 앓다가 병으로 죽게 된다. 이 불쌍한 인물은 살아가면서 크게 욕심을 낸 것도 죄받을 일을 한 것도 없다. 오히려 괴롭힘을 당했을 뿐이다.
괴롭힘의 주체는 그가 죽자 양심상 괴로워 하지만 실상 그가 작정하고 이유없이 괴롭힌 것은 또 아니기에 아이러니 하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새외투를 통해 자신의 신분상승을 꿈꿨나보다.
물질적인 것이 자신의 신분을 상승하게 한다는 착각이 지금 세태와 다를게 무엇인가! 생각하게 했다. 좋은 차를 타고 명품시계와 가방, 그에 걸맞는 옷을 입고 내로라 하는 브랜드아파트에 살면서 그보다 훨씬 낮은 인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낮은 자리에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얕잡아 보고 갑질을 하는 작금의 세태.
죽어서도 유령이 되어 코트를 찾으러 다니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고골다운 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