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애틋한 사랑 또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또다른 형태의 사랑을 충분히 표현되어 졌다는 생각이다. 코제트와 결혼한 마리우스를 찾아와 비겁하게 치근덕거리는 떼나르디에 부부의 악행을 보면서 영국 사회의 가난한 민낯과 인간이 어디까지 비겁해질 수 있는지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자유일세"
자베르는 좀처럼 놀라는 인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비록 그가 아무리 자제력이 강하더라도
이번만은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그 자리에 말뚝처럼 우뚝 서 있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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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이 없고 어떤 이론이나 제한도 인정하지 않는 권위의식으로 꽉 찬 자베르 경감.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는 그의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이 고구마 한박스를 먹은 느낌이었으나 결국 그 높은 자존심이 허락하는 관념. 편견은 변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다는데 장발장 보다 더 불쌍한 삶을 산 사람은 자베르 경감이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한평생 자신에게 있어 행복은 사치라고 생각한 장발장에게 유일하게 행복을 느끼게 해 준 코제트.
자신은 가지지 못했던 행복을 코제트는 가질 수 있기를 얼마나 갈망했을까. 장발장의 마지막은 그의 인생처럼 외롭지는 않았지만 희생이 가득했던 그의 삶을 돌아보면 애처로운 마음이 가득하다.
레 미제라블은 고난속에서도 의지로 다시 일어서는 장발장의 이야기로 한정되지 않고 , 인간이 가지는 잔혹함과 내적갈등, 그 가운데 인간이 가지는 선한 본심과 사회적 시사점을 보여 주는 듯 하다. 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궁핍한 삶을 위한 인간의 단 한 번의 실수로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고 다시는 재생 불가능한 삶을 만들어 버리는 잔혹함에 안타까울 뿐이나 그 가운데에도 실낱같은 희망처럼 사랑과 믿음이 존재하고 있음에 세상은 살만하다는 감동도 주고 있다.
사회적 격변기 프랑스의 정치 사회적 모습과 자유와 평등을 갈구하는 프랑스의 정세를 반영한 것도 빅토르 위고가 인간불행을 없애고 빈곤을 추방하며 무지한 사람을 교육시키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는 의도가 등장인물들의 삶과 연관되어 충분히 보여지고 있으며 이것이 빅토르 위고가 전하는 고전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그 무엇보다 진실이 가장 큰 힘임을 보여주는 안도감. 사필귀정, 인과응보의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