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굶주린 조카들을 먹이기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의 감옥생활을 하는 장발장. 차라리 감옥 생활이 편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출소 후 그 누구도 그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쉴 곳 조차도 주려는 사람이 없었다. 장발장에게 세상은 감옥보다 더 차갑고 냉정한 지옥일 뿐이었다.

가장 큰 비극은 한 번의 실수를

전부인 것처럼 낙인을 찍는 것이고

심한 고통이란 가련한 사람을 변모시키는

신성하고도 가공할 빛을 지닌다.”

천국에서는 흰 옷을 입은 10명의 의인보다도 눈물로써 회개하는 한 사람의 죄인에게 더 많은 기쁨을 줄 것 입니다. 만일 당신이 그 고통스러운 장소에서 인간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품고 나왔다면 당신은 분명히 가련한 사람입니다. (page 41)

이 책을 읽으며 처절히 외롭고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믿음과 사랑을 저버리지 않는 장발장의 굳은 의지가 감동을 준다. 환경이 사람을 얼마나 변하게 하는지 인간은 과연 불의를 어디까지 참을 수 있고 또 포용이 가능한지 그 작은 시작이 미리엘 주교의 굳은 신심(神心)과 깊은 믿음 아울러 조건 없는 사랑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에서 그 감동을 더하고 있다.

팡틴이 가진 지독한 가난과 애끓는 모성애가 안타 까웠고, 그녀의 딸 코제트를 장발장이 끌어안고 죽을 힘을 다해 도망다니는 모습이 한 영혼이 보여주는 순수한 사랑의 위대함을 알게 해 주었다.

사람들은 하찮은 일로

걱정을 하거나 안심을 한다.

인간의 본성이란 그런 것이다.

page414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애틋한 사랑 또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또다른 형태의 사랑을 충분히 표현되어 졌다는 생각이다. 코제트와 결혼한 마리우스를 찾아와 비겁하게 치근덕거리는 떼나르디에 부부의 악행을 보면서 영국 사회의 가난한 민낯과 인간이 어디까지 비겁해질 수 있는지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자유일세"

자베르는 좀처럼 놀라는 인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비록 그가 아무리 자제력이 강하더라도

이번만은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그 자리에 말뚝처럼 우뚝 서 있기만 했다.

(page438)

융통성이 없고 어떤 이론이나 제한도 인정하지 않는 권위의식으로 꽉 찬 자베르 경감.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는 그의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이 고구마 한박스를 먹은 느낌이었으나 결국 그 높은 자존심이 허락하는 관념. 편견은 변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다는데 장발장 보다 더 불쌍한 삶을 산 사람은 자베르 경감이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한평생 자신에게 있어 행복은 사치라고 생각한 장발장에게 유일하게 행복을 느끼게 해 준 코제트.

자신은 가지지 못했던 행복을 코제트는 가질 수 있기를 얼마나 갈망했을까. 장발장의 마지막은 그의 인생처럼 외롭지는 않았지만 희생이 가득했던 그의 삶을 돌아보면 애처로운 마음이 가득하다.

레 미제라블은 고난속에서도 의지로 다시 일어서는 장발장의 이야기로 한정되지 않고 , 인간이 가지는 잔혹함과 내적갈등, 그 가운데 인간이 가지는 선한 본심과 사회적 시사점을 보여 주는 듯 하다. 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궁핍한 삶을 위한 인간의 단 한 번의 실수로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고 다시는 재생 불가능한 삶을 만들어 버리는 잔혹함에 안타까울 뿐이나 그 가운데에도 실낱같은 희망처럼 사랑과 믿음이 존재하고 있음에 세상은 살만하다는 감동도 주고 있다.

사회적 격변기 프랑스의 정치 사회적 모습과 자유와 평등을 갈구하는 프랑스의 정세를 반영한 것도 빅토르 위고가 인간불행을 없애고 빈곤을 추방하며 무지한 사람을 교육시키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는 의도가 등장인물들의 삶과 연관되어 충분히 보여지고 있으며 이것이 빅토르 위고가 전하는 고전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그 무엇보다 진실이 가장 큰 힘임을 보여주는 안도감. 사필귀정, 인과응보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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