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언어의 천재. 움베르토 에코는 철학자이자 미학자이며 동시에 역사학자이다.

8개의 언어를 쓰고 말할 줄 아는 그는 건축학.미학.기호학을 가르친 교수이기도 하다.

난해하고 복잡하게 다가왔던 장미의 이름을 알고난 후 그의 수필집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읽으니 또 다른 시니컬함이 전해진다. 이 책은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이라는 제목으로 이전에 출간된 바가 있으나 새롭게 추가된 글들을 추가해 옮겨 한결 풍부한 내용으로 우리에게 온 책이다.

문화 평론이나 미학 이론, 철학 사상등이 고스란히 담겨진 수필집 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세트 중 한권인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은 풍자와 해학이 가득해 읽는 내내 코미디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언어 천재다운 뛰어난 묘사력에 그 장면 하나하나가 영상이 되어 그려지는 작가의 마술을 보는 듯 했다.



옛날의 도덕은 우리 모두가

스파르타 사람이 되기를 원했지만,

오늘날의 도덕은 우리 모두가

시바라스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page 241


합성세제를 사면 끼워주는 손목시계와 신문정기구독을 신청하면 주는 자명종 라디오가 하나를 사면 덤으로 더 많은 것을 약속하는 현실이 어른들마저도 버릇없게 만드는 세상을 풍자한다. 소비사회는 더 많은 것을 주는 척하지만 실상은 산 만큼의 가치의 물건을 줄 뿐이다. 별다방의 프리퀀시를 모아 베란다나 자동차 트렁크에 방치해 둘뿐인 엉덩이 반쪽도 겨우 걸쳐질 듯한 캠핑의자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서는현대인들이 읽어야 할 대목이다.

4솔도짜리 아이스크림을 먹는것은 허락되었으나 2솔드짜리 두개를 양손에 쥐고 먹는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은 부모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소비를 미덕으로 아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보니 어른들의 제지가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똑같은 금액이라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낭비가 아니지만 상징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히 낭비다.

두개의 아이스크림은 과잉을 의미해 거짓된 특권과 허구적인 부를 과시하는 모습의 밑바탕이 되는것이다. 마치 가짜 구찌백을 들고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고 한다. 근검과 절제의 바탕이 된 스파르타식 교육을 과거가 선호했다면 현재는 나태와 향락으로 유명한 시바리스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고 하니 우리가 자녀를 키울 때 하고 『싶은거 다해』 라고 말하기 보다 아이가 언젠가는 깨달을 수 있도록 왜 우리의 부모들이 근거도 없는 이유를 대며 못하게 했는지 정당화 될 수 없는 거절을 선택함이 바람직함을 알았다.

타인의 어리석음은 쉽게 우리를 화나게 한다. 그 어리석음에 똑같은 방법으로 대응한다면 나 자신 또한 그 어리석음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책에 나오는 방법들에 대해 작가의 주관적 견해를 까다롭게 타박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일차적으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 나름의 도덕적 기능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에코의 글은 패러디를 통해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진 어리석음에 대해 뛰어난 묘사력으로 다양하게 표현 해 두었다. 사람들이 자기안에 어리석음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패러디의 사명이 나중에 다른 사람이 쓸 것을 미리 쓰는 것이라 과장을 두려워 하지 말고 진지하게 행하다 보니 에코는 그 옛날부터 미래를 내다보았나 보다. 다른사람의 어리석음이 우리를 화나게 하지만 우리안에 어리석음도 돌아보고 변화되어 나갈수 있는 노력이 필요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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