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랑 3부작 세트 - 전3권 나쁜 사랑 3부작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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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나쁜사랑 3편은 늘 에세이나 고전. 자기개발서에 편독증을 앓고 있는 내가 처음으로 읽은 이태리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부장적인 남편이나 부모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공동체로 여기기보다 내 것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내로써 딸로써 엄마로써 버려지고 성가시며 잃어버린다는 여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들을 소설로써 풀어 놓으며 책을 읽는 독자가 여성이라면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였다.

성가신 사랑은 한 여성의 참혹한 심리상태를 묘사한다.

어머니 '아말리아'라는 존재에 대해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딸의 처절한 몸부림 같았다.

어린시절 어머니의 외도장면을 원망하고 있었으나 실제는 그와는 전혀 다른 델리아가 부정하고 싶었던 스스로가 겪었던 혼란이었다. 델리아는 어머니와 관련된 것이라면 내면 가장 깊은 곳에 뿌리 내린 것까지 모두 지워내고 싶었다.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나와 온전히 내가 되기 위해 그 모든것을 새로 만들고 싶었다.

읽으면서 느낀것은 델리아가 느끼는 어머니에 대한 부정은 도리어 닮고 싶은 대상이기도 했다.

어머니에 대한 끝없는 열등감과 죄책감은 자신의 자아를 밀어내면서도 오히려 어머니 아말리아의 자아를 선택함으로써 어머니의 흔적을 영원히 간직하려 한것이지도 모르겠다.

버려진 사랑은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가 성가신사랑 이후 발표한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30대 두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 올가가 남편에게 버림 받고 역경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힘든 과정이 묘사되어 있어 읽는 내내 고구마를 열 댓개는 물 없이 먹은 기분이었다.

결국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찾아 자신을 관리하고 가꾸었던 마리오도 원래 올가와 살던때처럼 다시 아저씨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도 결국은 다시 중고가 될 뿐인 것이다.

읽을수록 화가났다.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하는 고마운 아내에게 그저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남편 마리오라는 인간은 일개의 도움조차도 안되면서 아내의 믿음과 사랑을 바닥까지 끌고 내려와 흐트려 놓는 모습에서 동서양을 구분하지 않는 외도라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올가가 아내나 어머니가 아닌 독립적인 여성으로 자아를 되찾을수 있었다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인 듯 하다.

마지막으로 잃어버린 사랑은 모성애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대학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 엄마 레다는 마흔여덟번째 생일을 앞두고 휴가를 떠난다.

이 소설은 휴가를 떠나 그 동안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사이에 그보다 먼 과거를 회상하며 이어져 나가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자녀들이 원했던 것은 자신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엄마였겠지만 어린 엄마였던 레다는 그렇지 않았다.

툭하면 버리고 나가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딸들이 성가실 때면 소리를 지르고 때리기 까지 서슴치 않았다 . 아이가 좋아하던 인형을 베란다 창밖으로 던져 지나가는 차들이 인형을 짓밟는 모습들을 딸 비앙카에게 보게하고 또 치유하겠다며 안아주는 비정상적인 엄마로 보였다.

스스로에게 엄마로서의 삶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으며 레다가 점점 엄마로써 또 한 여자로써 자심의 감정을 잘 다스리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엄마로써 또 한 여자로써의 살아가는 삶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레다는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을 희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도 딸들을 사랑하고 딸들에게서 사랑 받는것이 가능한지 자문한다. 그에 대한 대답은 마지막에 이어진 지문인 듯 하다.

"엄마는 죽었지만 잘 지낸단다."

page258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에 나오는 여성들은 하나같이 강인하다.

어렵고 힘든 삶이지만 결국은 긍정적인 마무리가 있어 힘든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고 공감대를 형성 시켜 위로를 전할수도 있을 듯 하다.

3편의 서평을 마무리하며 나 자신의 엄마로써 아내로써 딸로써의 삶도 되돌아 볼 수 있어

좋았고 나 아니라 누구든 여성이라면 읽어보고 괴리감없이 빠져드는 소설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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