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신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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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신 사랑은 한 여성의 참혹한 심리상태를 묘사한다.

어머니 '아말리아'라는 존재에 대해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딸의 처절한 몸부림 같았다.

어린시절 어머니의 외도장면을 원망하고 있었으나 실제는 그와는 전혀 다른 델리아가 부정하고 싶었던 스스로가 겪었던 혼란이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웃음소리를 못 견뎌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웃음소리가 상투적이고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모르는 사람들이 올 때 마다,

예컨데 거리의 부랑아들이나 집시 여인들 또는

베수비오 화산과 소나무가 그려진 풍경화 따위를

그려달라고 정기적으로 아버지를 찾는 의뢰인들이

올 때 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그들앞에서 웃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page 198


폭력성을 가진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

어머니의 외도에 대한 의심과 증오.한편으로는 동경...

이 후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혼돈이 어우러져 뒤죽박죽 엉켜진 델리아의

심리상태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흥미를 더한다.


먼 옛날 여기 정거장 한 구석에서 내가 어머니의 속마음을 전혀

읽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어머니의 내면에 들어가지 못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내게 이런저런 명령으로 들릴 뿐

이미 그때부터 나라는 존재는 음성화 되기 이전에

생각이 형성되는 어머니의 내면 깊숙한 곳에 없었다.

나는 끝끝내 어디까지 말로 표현하고 어디까지 소리를 부여하지 않고 생각으로만 간직할지 결정하는 어머니의 의식 안까지 파고 들지 못했다

page78



델리아는 어머니와 관련된 것이라면 내면 가장 깊은 곳에 뿌리 내린 것까지 모두 지워내고 싶었다.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나와 온전히 내가 되기 위해 그 모든것을 새로 만들고 싶었다.

읽으면서 느낀것은 델리아가 느끼는 어머니에 대한 부정은 도리어 닮고 싶은 대상이기도 했다.

어머니에 대한 끝없는 열등감과 죄책감은 자신으 자아를 밀어내면서도 오히려 어머니 아말리아의 자아를 선택함으로써 어머니의 흔적을 영원히 간직하려 한것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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