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41
수명이 늘어나면서 교육과 직장 간의 접점도 압박을 받을 것이다.
과거의 3단계의 삶에서는 사람들이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동안 교육을 마치고 곧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고용주들은 오랫동안 함께 일할 전일제 직원을 찾았고, 대학에서 미래의 직원들이 필요한 기술들을 완전히 습득했고 능력을 이미 갖추었음을 보증해주기를 기대했다. 이제는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많은 고용주들이 자신이 뽑은 대졸 신입사원들이 회사가 원하는 기술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창의성, 혁신 역량, 인성, 공감 능력에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들은 대학이 이러한 삶의 기술을 가르치는 데 집중해주기를 원했다. 앞으로 이러한 압박의 효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감지될 것이다. 교육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공감 능력과 창의성을 계발하는 활동을 직접 경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판단력과 의사 결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험 학습이 강조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하기 전에 자신의 학습 경험을 관리하려고 할 것이다. 그들은 전일제 교육을 받기 전에 혹은 받고 나서 탐색자나 독립적 생산자가 되고, 경험을 쌓고 기술을 연마하여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 교육 기관들은 지금은 전통적인 3단계의 삶에서 첫번째 단계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와 경쟁하면서 다단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따라잡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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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40
물론 지금은 대다수의 전통적인 교육 기관들이 3단계의 삶의 과점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금과 퇴직이 인생의 끝자락으로 인식되듯이, 교육은 인생의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공동체, 친구 집단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교육 기관들이 나이에 따라 계층화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각 과정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 성인이라는 특정 연령 집단으로 채워져 있다. 결과적으로 각 교실은 비슷한 연령대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나이에 따른 경계가 분명해지도록 하고, 각 연령 집단의 특수성을 강화하고, 고정관념과 편견을 조장한다. 젊은이들은 인생 경험을 공유하고 멘토 역할을 해줄 나이 든 사람과 교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기회를 얻지 못한다.
앞으로는 연령에 따라 사람들을 분리해오던 관행이 서서히 사라지는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다단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재교육과 재충전을 원하면서, 교육 기관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는 학습 형태에 변화를 자극할 것이다. 과도기를 맞이하여 2년 정도를 학습의 기간으로 보내려는 사람들에게는 기존의 표준화된 학위 과정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런 것을 바라지 않고, 여가를 재창조를 위한 시간으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사람들이 주중에 그리고 다양한 삶의 단계에서 시간이 더 많이 생기면서, 파트타임 교육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힘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던 관행을 깨뜨리고 세대 간 융합의 시대로 이끌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게 되면, 깊은 친구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와 그들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다음에는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세계관을 넓힐 수 있다. 사회과학자 밸러리 브레이스웨이트Valerie Braithwaite가 전하는 말에 따르면, "학교는 각계각층의 청년, 중년, 노인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인간성의 표준을 다시 세울 만큼 서로 잘 알게 되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러한 공간을 찾기가 어려운데, 어쩌면 교육기관이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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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8
앞으로는 교육 기관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하나의 산업으로서 교육은 비교적 보수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교육은 이전 세대의 생각을 현재 세대에 전수하는 기능을 한다. 더구나 교육에 대외적인 시장 가치를 부여하는 데는 엘리트주의와 선별 과정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특히 엘리트 교육 기관이 지닌 대외적인 평판은 새로운 교육 기관이나 새로운 형태의 인증 제도가 자리 잡기 어렵게 만들었다. 물론 교육 기관도 발전을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이러한 발전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의 결과물이나 교육 공급자의 안정성 측면에서 약간의 변화만 있었을 뿐이다.
기술 혁신과 평균 수명의 증가는 이처럼 전통적인 부문에 심대. 위협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교육 공급자, 새로운 결과물, 기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나올 것이다. 교육 기관은 100세 인생을 살아갈 운명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다음 네 가지 주요 의제에 직면할 것이다. 학습 분야의 새로운 과학기술과 체험 학습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연령 집단 간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 것인가, 창의성, 혁신 역량, 인성, 공감 능력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을
을 어떻게 깊이 다룰 것인가. 교육이 과학기술과의 경쟁에서 승리할수 있도록 실용적인 전문 분야를 어떻게 신속하게 확대할 것인가.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과학기술은 교육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무르익도록 하며, 이것이 평생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놀랍지가 않다. 디지털 혁신에 대한 투자는 온라인 교육,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새로운 교육 공급자가 새로운 참여자에게 수여하는 디지털 학위와 자격증의 등장과 함께 교실의 형태를 바꾸어놓을 것이다. 앞으로는 제인의 코호트 집단은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얼마의 가격으로 공부할 것인지에 대하여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텐슨의 주장이 옳다면, 이러한 파괴적 혁신의 힘은 기존의 교육 공급자가 변화에 더디게 반응하다가는 다른 교육 공급자에 의해 대체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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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3
계획과 실험
생산적인 100세 인생의 중심에는 계획과 실험이 있다. 긴 삶에서 금전적 자산과 무형 자산의 조화를 이루려면 계획과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실험은 가능 자아를 탐색하는 데 필요하다. 이러한 계획과 실험은 목표와 개인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정체성을 형성하는 심리적 연관성까지도 규정한다.
개인의 선택 범위가 상당히 넓은 만큼 계획과 준비가 중요하다.
연관되어 있는 단계는 더 많고, 끔찍한 결과를 낳는 나쁜 결정을 할 시간도 더 많고, 표준적인 롤모델은 더 적기 때문이다. 100세 인생을위한 계획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하여 핵심적인 결정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위험한 점은 사람들이 옳은 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의 표현대로, 사람들은 망상적 낙관주의delusional optimism에 빠져든다. 사람들은 적절하게 행동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데, 이는 자신의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미래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 태도를 갖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마거릿 헤퍼넌Margaret Heffernan이 말하는 의도적 외면willful blindness‘을 범하기가 쉽다. 100세 인생에서 난제는 잘못을 범했을 때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그 영향력이 오래간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가 계획과 준비의 중요성을 이처럼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실험이 중요한 이유도 된다. 전통적인 롤모델은 없고 다양한 가능 자아가 존재하므로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실험하고, 무엇을 즐기며 소중히 여기는지 이해하고, 무엇이 자신만의 성격과 개성에 와닿는지를 통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실험은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이는 우리가 다음에 가려고 하는 곳으로 안내하고 과도기에 방향을 찾는 방법을 밝혀주는 실험이다. 실제로 이러한 실험과 탐색이 우리 삶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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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1
정체성
도덕철학자 데릭 파핏Derek Parfit은 심리적 연관성과 연속성의 관점 혹은 그가 말하는 릴레이션Relation R‘의 관점에서 정체성을 정의했다. 당신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긴 인생과 마주칠 때,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하나의 연결 고리가 바로 당신 자신의 정체성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자의식을 정의한다. 3단계의 삶에서는 이러한 연결 고리를 관리하기가 비교적 쉽지만, 다단계의 삶에서는 당신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은 수명이 짧던 시절에는 생존을 위한 전투, 식량 부족, 질병, 끊임없는 폭력의 위협에 직면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간은, 특히 선진국 국민들은 부유해졌다. 선진국의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자라면서 교육을 받았고, 어른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고 퇴직 이후에는 여가를 누릴 수가 있었다. 수명이 훨씬 더 길어지면서, 인간은 3단계라는 밀집 대형에서 벗어나 자기 삶에서 다양한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100년이라는 기간 동안 출산과 양육이라는 진화론적 책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재정적인 안정을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생겼다. 그런데 이렇게 남는 시간에 출산, 양육, 재산 축적을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전 생애에 걸쳐 이렇게 남는 시간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탐색할 기회를, 당신이 태어난 사회의 전통보다 당신 자신의 가치관과 기대에 더 가까운 삶의 방식에 도달할 기회를 제공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이것은 장수가 가져다주는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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