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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은 대다수의 전통적인 교육 기관들이 3단계의 삶의 과점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금과 퇴직이 인생의 끝자락으로 인식되듯이, 교육은 인생의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공동체, 친구 집단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교육 기관들이 나이에 따라 계층화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각 과정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 성인이라는 특정 연령 집단으로 채워져 있다. 결과적으로 각 교실은 비슷한 연령대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나이에 따른 경계가 분명해지도록 하고, 각 연령 집단의 특수성을 강화하고, 고정관념과 편견을 조장한다. 젊은이들은 인생 경험을 공유하고 멘토 역할을 해줄 나이 든 사람과 교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기회를 얻지 못한다.
앞으로는 연령에 따라 사람들을 분리해오던 관행이 서서히 사라지는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다단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재교육과 재충전을 원하면서, 교육 기관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는 학습 형태에 변화를 자극할 것이다. 과도기를 맞이하여 2년 정도를 학습의 기간으로 보내려는 사람들에게는 기존의 표준화된 학위 과정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런 것을 바라지 않고, 여가를 재창조를 위한 시간으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사람들이 주중에 그리고 다양한 삶의 단계에서 시간이 더 많이 생기면서, 파트타임 교육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힘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던 관행을 깨뜨리고 세대 간 융합의 시대로 이끌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게 되면, 깊은 친구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와 그들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다음에는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세계관을 넓힐 수 있다. 사회과학자 밸러리 브레이스웨이트Valerie Braithwaite가 전하는 말에 따르면, "학교는 각계각층의 청년, 중년, 노인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인간성의 표준을 다시 세울 만큼 서로 잘 알게 되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러한 공간을 찾기가 어려운데, 어쩌면 교육기관이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