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고리즘은 주식 매매, 우리 SNS 페이지에 뜨는 뉴스 선택 등에 쓰이고 있고, 범죄자가 재범을 저지를 확률을 판단하는 데도 쓰이고 있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더 합리적인 결정을 하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인간이 주입한 그 모든 편향과 그릇된 전제를 더욱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가 할 결정을 컴퓨터에 맡길 때 우려되는 것은 그뿐이 아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인간보다 훨씬 똑똑하고 유능한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게 된다면, 그 인공지능이 과연 항상 우리 편일까?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인간을 자기 뜻대로 조종할지도 모르고, 인간을 적으로 간주해 파괴하려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인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우리가 시킨 작업(예를 들어 클립 많이 만들기)을 더 잘하기 위해 인간을 한낱 수단으로 삼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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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같은 대도시는 복잡하게 주판알을 튕겨야만 계산할 수 있는 공간이고 기득권이 강력하게 지배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마을의 역량으로는 지나치게 집중된 힘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원주민을 몰아내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같은 부작용을 피할 수 없는 거죠."

사람이 살기 좋은 마을이란 문화적인 마을에 다름 아니다. 마을공동체라는 생활공간은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의 에너지로 채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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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의 발생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본질적인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자들은 손해를 걱정하며 더 안전한 자산을 물색하고, 그 결과 유동성 부족 현상이 일어난다. 위험성이 높은 기업은 돈을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일부 기업은 파산한다.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가정과 기업 역시 지출을 줄인다. 그래서 2008년 금융위기가 경제 위기로 확대된 것이다. 당시 수요는 급감했고 신용경색이 전 세계 경제로 확산되면서 국제무역은 최고점에서 15% 하락해 최저점에 이르렀다. 재정 및 통화 부양정책이나 뱅킹시스템의 신속한 개편 등을 통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개입했으나 민간 분야의 소비와 투자를 넉넉하게 지원하는 데는 실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학은 금융위기 때와 다를 테지만, 몇 가지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이다. 전염에 대한 두려움과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취한 조치들은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공급 충격을 야기했다. 공장과 사무실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직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을 축소하고 있다. 사람들이 사회적 접촉을 줄임에 따라 여행과 외식, 그 밖의 활동을 위한 지출은 줄어든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기업의 공급량과 총수입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이에 정책입안자들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유동성이 떨어지는 많은 기업은 직원을 해고하거나 완전히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이 폭락을 거듭하고 투자가들이 안전한 투자대상을 찾아 헤맬 때 국채의 가치가 급상승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2008년 대공황기에 우리가 직면했던 불확실성과 유로 위기, 그리고 현재 상황 사이에는 한 가지 중대한 차이점이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이나 실제 전개될 때에는 그 위기의 규모와 심각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의 전개는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처음에 급속도로 확산되며, 사나흘마다 신규 감염자 수는 배가 된다. 억제 조치가 효과를 거두면 이 비율은 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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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 있을 때 지붕을 수리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 정책이 최우선돼야 한다. 주요 타격이 실물 경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금융 위기 및 유로존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중앙 정부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핵심은 임박한 경기침체를 억제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작은 공중보건정책을 운전석에 앉혀 바이러스의 신체적 전염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은 보건정책이 경제 시스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경제적 전염을 예방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지금은 신중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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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손은 악마의 작업장이다(idle hands are the devil’s workshop)."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손이 놀고 있으면 그 틈을 타 나쁜 일을 도모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예상외로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령’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즐거우면 어떻게 될까? 비록 강제이지만 홈캉스(집에서 보내는 휴가를 뜻한다-옮긴이)가 되지는 않을까?


결국 강제 자가 격리에 대한 긍정적 경험으로 향후 이국적인 장소를 찾아 여행하는 휴가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 쪽으로 선호가 바뀔 수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누군가는 그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그로 인해 이들의 선호가 바뀌었다. 물론 새로운 경험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사람들은 강제 자가 격리 조치를 일종의 홈캉스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홈캉스라는 말이 사용된 지는 20여 년이 채 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생소할 수 있지만, 오래전부터 이러한 트렌드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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