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화폐전쟁 1
IBRD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글리츠는 한국이 금융위기에 대해, 미국 재무부가 온갖 궁리를 짜내 전면적이고 신속하게 금융자본시장을 개방하도록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정부의 수석 경제 고문이던 스티글리츠는 이처럼 무모한 행위를 반대하면서, 이러한 개방은 미국의 안전과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월가의 은행재벌들만 도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화폐전쟁 1 | 쑹훙빙, 박한진, 차혜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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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화폐전쟁 1
1987년까지 개발도상국들의 채무 합계가 1조 3,000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 세계환경보호은행의 핵심 개념은 ‘채무로 자연 자원 대체하기’였다. 국제 금융재벌들은 개발도상국의 채무 1조 3,000억 달러를 세계환경보호은행에 이관하고, 채무국은 생태위기에 직면한 토지를 담보로 세계환경보호은행에 채무 유예를 신청하고 새로운 소프트론(soft currency loan)을 얻는다. 국제 금융재벌들이 눈독을 들인 개발도상국의 ‘생태 토지’는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에 분포되어 있으며 총 면적은 5,0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해 지구 육지 면적의 30%에 해당한다.

1970년대만 해도 개발도상국들이 IMF와 국제 금융재벌들에게 돈을 빌릴 때는 거의 담보물이 없었으며 국가 신용이 유일한 담보였다. 그런데 채무위기가 발생한 후 국제 금융재벌들은 파산 처리를 하지도 않고 이 채무를 세계환경보호은행에 이관시켰다. 이 절차를 거치자 불량채권도 장부만 봐서는 알아볼 수 없는 우량자산으로 돌변했다. 세계환경보호은행이 토지를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이 채무를 상환하지 않을 경우 담보로 제공된 대규모의 토지는 법적으로 세계환경보호은행에 속하게 된다. 결국 세계환경보호은행의 막후에 있는 국제 금융재벌들은 비옥한 토지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토지의 징발 규모로 볼 때 세계환경보호은행은 역사적으로 전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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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화폐전쟁 1
그들은 미국에 ‘전쟁’을 대신할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신중한 연구를 거쳐 전문가들은 전쟁을 대체할 새로운 방안은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구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1) 경제적으로 반드시 ‘낭비적’일 것, 최소한 매년 GDP의 10%를 소비해야 한다.

(2) 반드시 전쟁의 위험과 유사하고, 대규모이며, 믿을 만한 중대한 위협이어야 한다.

(3) 국민이 정부에 협력하도록 강제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3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먼저 ‘빈곤과의 전쟁 선포’를 생각했다. 그러나 빈곤 문제는 방대하기는 하나 충분한 공포감을 조성할 수 없어서 포기했다. 또 하나의 선택으로는 외계인의 침입이 있었다. 이 아이템은 공포심을 조장하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1960년대로서는 신뢰도가 부족한 계획이었다. 결국 이 아이디어도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환경오염’이었다. 이 문제는 상당 부분 사실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대단히 높았다. 환경오염 문제를 크게 부각시키면 핵전쟁 후 도래하는 지구 종말과 비슷한 공포감을 줄 수 있었다. 계속적인 환경오염이 경제적으로 매우 ‘낭비’라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으로 하여금 높은 세금과 생활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 정부의 사생활 간섭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는 ‘지구 환경을 살리자’라는 명제만큼 좋은 아이템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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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화폐전쟁 1
전쟁 체제는 한 국가의 독립적인 체제가 존재하는 데 필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정치 안정에도 필수불가결하다. 전쟁이 없으면 정부가 국민을 통치하는 ‘합법성’에 문제가 생긴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하나의 정부가 권리를 유지하는 기초를 제공해준다. 전쟁의 위협이 없는 정권은 결국 와해된다는 진리를 그동안의 역사가 증명해준다. 이러한 파괴적 작용은 개인 이익의 팽창과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원망, 기타 해체 요소에서 비롯된다. 전쟁의 가능성은 사회조직 구조를 유지하는 정치적 안정 요소다. 전쟁 가능성은 사회계층을 분명하게 유지하고 국민이 정부에 복종하도록 보장해준다. 11

 

그러나 이 보고서는 전통적인 전쟁 방식에도 역사의 한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태에서 세계정부라는 과업은 달성하기 어렵다. 특히 핵전쟁 시대의 전쟁은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으로 변해버린다. 이 연구는 쿠바의 미사일 위기를 겪고 난 후에 시작되었다. 당시 소련과의 핵전쟁을 둘러싼 어두운 그림자도 연구자들의 마음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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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화폐전쟁 1
《아이언 마운틴 보고서》는 ‘세계의 엘리트들’이 행하는 미래 세계의 발전 계획에 대해 자세히 토로했다. 시비를 가리지 않고 자유니 인권이니 하는 공허한 개념을 배제하며 이데올로기나 애국주의, 종교적 입장을 어떤 위치에도 두지 않는 ‘순수한 객관적’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서두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지속적인 평화는 이론상으로 가능한 듯 보이지만 지속성이 없다. 설사 평화의 목표에 도달하더라도 그것이 안정된 사회의 최고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전쟁은 우리 사회를 안정시키는 일종의 특수한 기능이 있다.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없는 한 전쟁은 계속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10

 

이 보고서는 국민이 전쟁 시기나 전쟁의 위협에 놓였을 때만 정부에 복종하면서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적으로부터의 위협과 정복이나 약탈당할 공포 때문에 국민은 과중한 세금 부담과 희생을 감수한다. 전쟁은 또한 국민의 강렬한 감정 촉진제다. 애국, 충성, 승리라는 정서 상태에서 국민은 무조건 복종하게 되어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어떠한 반대 의견도 배반행위로 비난을 받는다. 그와 반대로 평화 시기에는 본능적으로 높은 세금 정책을 반대하고 정부가 개인 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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