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이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세속주의는 가끔 종교의 부정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세속적인 사람은 그가 믿지 않고 행하지 않는 것에 따라 규정된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세속적인 사람은 어떤 신이나 천사도 믿지 않고, 교회나 절에도 가지 않으며, 종교적인 의식이나 의례도 행하지 않는다. 이렇게만 보면 세속적인 사람은 속이 비어 있고 허무주의적이며 도덕관념이라고는 없는 존재 - 무언가로 채워지기만을 기다리는 빈 상자 - 처럼 보인다.
이런 부정적인 정체성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스스로 세속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세속주의를 아주 다르게 본다. 이들에게 세속주의란 이런저런 종교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기보다 나름의 일관된 가치 기준으로 규정되는, 대단히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세계관이다. 실제로 세속적 가치의 다수는 다양한 종교 전통들도 공유하는 것들이다. 일부 종교 분파들이 모든 지혜와 좋은 것들은 자신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세속주의자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그런 독점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인간의 도덕과 지혜가 어느 특정 장소와 시간에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도덕과 지혜는 모든 인간의 자연적인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최소한 몇몇 가치들은 세계 도처의 인간 사회에서 저절로 생겨났으며, 이것이 무슬림이나 기독교인이나 힌두교도나 무신론자에게나 공동적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다.
30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떤 사원도 찾아가지 않고, 어떤 신도 믿지 않는 것 역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다. 지난 몇 세기가 입증했듯이, 우리가 도덕적인 삶을 살기 위해 굳이 신의 이름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 세속주의만으로도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가치를 얻을 수 있다.
30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도덕의 의미는 ‘신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어떤 신화나 이야기를 믿을 필요는 없다. 고통을 깊이 헤아리는 능력을 기르기만 하면된다. 어떤 행동이 어떻게 해서 자신이나 남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낳는지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행동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사람을 죽이고 강간하고 물건을 훔치는것은, 그런 행동이 초래하는 불행을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심지어 자신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는 아랑곳없이 당장의 정욕이나 탐욕을 채우는 데만 집착한다. 
30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신을 믿는 사람들은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을 받은면, 먼저 우주의 불가해한 신비와 인간 이해력의 한계에 관한 이야기부터 한다. 이들은 "과학은 빅뱅을 설명할 수 없다" 라고 운을 뗀 뒤 "그래서 신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는 마치 마술사가 카드 한 장을 다른 카드와 감쪽같이 바꿔치기해 관객을 속이는 것처럼, 우주의 신비를 재빨리 세상의 입법자로 대체한다. 알 수 없는 우주의 비밀에 ‘신‘의 이름을 갖다 붙이고서 그다음에는 그것을 어떻게든 비키니와 이혼을 비난하는 데 활용한다. "우리는 빅뱅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공공장소에서는 두발을 가려야 하고 동성애 결혼 합법화에 반대표를 던져야한다." 이 두 명제는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을뿐더러 사실은 상충된다. 우주의 신비가 깊을수록, 그것에 책임이 있는 것은 무엇이 됐건 여성의 복장이나 인간의 성적 행동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29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리디북스] 개미 1
거미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그물을 만든다. 이 세상에 똑같이 생긴 거미그물은 없다. 사람들의 지문이 똑같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개미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0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