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동

잉카 부족들은 결정론을 믿었고 세습적인 계급 제도를 받아들였다. 그들에게는 직업 지도의 문제가 없었다. 농부의 아들은 농부가 되고 무사의 아들은 무사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들은 계급을 세습하는 과정에서 혹시 생길지도 모를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몸에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새겼다. 그 방법은 이러했다. 정수리가 채 굳지 않아서 숨구멍이 발딱거리는 갓난아이의 머리를 나무로 만든 특별한 바이스에 물려 놓는다. 그 바이스는 아이들의 머리통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왕의 자식들은 네모지게 무사의 아이들은 세모지게 하는 식이다. 머리통 모양을 주어진 틀에 맞추어 가는 그 공정은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벋니를 교정하기 위해 치아 보정 기구를 달고 다니는 거나 크게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물렁물렁한 머리통은 나무틀 속에서 단단해진다. 그러고 나면, 설령 왕자가 발가벗은 채 거리에 버려진다 해도 그게 왕자라는 것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다. 네모꼴의 왕관을 쓸 수 있는 네모진 머리를 가진 아이는 왕자뿐이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무사 자식들의 머리통은 세모꼴로 맞추어졌고, 농부 자식들의 머리 모양은 뾰족했다.

그렇듯, 저마다 사회적 계급과 직능을 머리통에 찍고 평생을 살아야 했기 때문에 잉카 사회에는 변동이 일어나지 않았고, 개인적인 야망이 피어날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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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 만드는 법

한 물질에 다른 물질을 섞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두 물질을 섞어서 그 둘을 승화시킨 제3의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있다. 마요네즈가 바로 그것이다. 마요네즈를 만드는 방법은 이러하다. 달걀노른자와 겨자를 샐러드 그릇에 넣고 나무 숟가락으로 휘저어 크림처럼 만든다. 기름을 조금씩 따르면서 툽툽한 유화제(乳化濟)처럼 될 때까지 천천히 섞는다. 그런 다음, 식초 20밀리리터와 소금과 후추를 넣는다. 마요네즈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온도를 잘 맞추는 일이다. 달걀과 기름이 똑같은 온도에서 섞이도록 하는 것이 비결이다. 섭씨 15도가 이상적인 온도이다. 두 재료를 결합시키는 것은 따지고 보면 그것들을 휘저을 때 생기는 작은 기포들이다. 그렇게 해서 1+1〓 3이 되는 것이다.마요네즈를 망쳤을 때는, 잘못 혼합된 노른자와 기름에 찻숟가락 한 술 분량의 겨자를 조금씩 첨가하면서 천천히 저으면 잘못된 것을 고쳐 마무를 수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모든 일을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요네즈 제조법은 회화(繪畵)에도 응용된다. 플랑드르 유화의 그 유명한 비법은 바로 이 마요네즈의 기술에 바탕을 둔 것이다. 15세기에 반 에이크 형제는 완전히 불투명한 물감을 얻기 위해 마요네즈 형태의 유화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러나 오늘날의 회화에서는 물, 기름, 달걀노른자의 혼합물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물, 기름, 달걀흰자의 혼합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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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뜻매김

사지가 온전히 발육한 6개월 된 태아는 이미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한다면 3개월 된 태아도 사람인가? 갓 수정을 끝낸 난자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6개월 전부터 혼수상태에 빠진 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환자, 그렇지만 여전히 심장이 뛰고 허파로 숨을 들이고 내는 식물인간도 여전히 사람인가?

사람의 몸에서 분리되어 영양액 속에 담긴 살아 있는 뇌는 사람인가?인간의 사고 작용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사람으로 취급할 수 있을까?

사람과 똑같은 겉모습에 사람의 뇌와 비슷한 뇌를 가진 로봇은 사람인가?

사람의 신체 기관에 생길지도 모를 결함에 대비해서, 대체 기관들을 미리 마련해 둘 목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 낸 복제 인간은 사람인가?

그 어떤 물음에도 분명하게 답하기가 쉽지 않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의 뜻매김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물론이고 중세까지도 여자와 오랑캐와 노예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입법자들에겐 무엇이 사람이고 무엇이 사람이 아닌지를 가려낼 의무가 있다. 그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서는 생물학자, 철학자, 정보 공학자, 유전 공학자, 종교인, 시인, 물리학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리라. 〈사람〉이라는 말을 정의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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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알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 가운데 하나다. 먼저, 알껍데기의 얼개가 얼마나 정교한지 살펴보자. 알 껍질은 삼각형의 금속염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결정들의 뾰족한 끝은 알의 중심을 겨누고 있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으면 결정들이 서로 끼이고 죄이면서 알 껍질의 저항력이 한결 커진다. 로마네스크식 성당의 둥근 천장이나 입구를 이루는 아치처럼, 압력이 세면 셀수록 구조는 더욱 견고해지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압력이 내부로부터 올 때는 삼각형 결정들이 서로 떨어지면서 얼개 전체가 쉽게 무너진다.

이렇듯, 알 껍질은 밖으로부터 오는 힘에 대해서는 알을 품는 어미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안으로부터 오는 힘에 대해서는 새끼가 쉽게 깨고 나올 수 있을 만큼 약하다.

새의 알은 또 다른 특장(特長)들을 보여 준다. 새의 알눈이 완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노른자 위쪽에 놓여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알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이 거꾸로 놓여도 노른자의 자리가 변하지 않게 하는 알끈이 있기 때문이다. 즉, 탄력성 있는 두 개의 끈이 노른자를 감아 알막의 양쪽 측벽에 이어 댐으로써 노른자를 매달고 있는 것이다. 알이 움직이는 데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는 이 알끈이 있기에, 알눈은 마치 오뚝이처럼 언제나 제 위치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새가 알을 낳을 때, 알은 따뜻한 어미 뱃속에서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나오게 된다. 그렇게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붙어 있던 두 알막이 서로 분리되고 그 사이에 공기주머니가 생긴다. 그 공기주머니는 알이 부화하는 몇 초의 짧은 시간 동안 새끼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숨을 쉼으로써 새끼는 알 껍질을 깰 수 있는 힘을 얻고 위급할 때는 삐약 소리를 내서 어미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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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

북한을 단시간에 파괴했다고 해도 한국과 일본에서 사상자가많이 발생할까요?

북한은 이미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그걸로 도쿄나 서울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이 북한에 입히는 피해와 별개로 수백만 명이나 되는 사상자가 우리 동맹국인 한국이나 일본에서 나올 테지요.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의해 미국까지 피해를입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공격을 막기는 어렵다는 건가요?

북한이 먼저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일 공격을 받는다면 가능한 많은 미사일을 쏘려 할 것입니다.
그 미사일은 교묘하게 숨기지 있어서 모든 발사를 사전에 막기란 어렵습니다. 이런 사태는 1년 후가 아니라 당장에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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