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박정훈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산재 1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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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 배 - 픽 - 배 - 픽 -배 -'꽝'


사고는 아름답게 연주되던 리듬을 와장창 깨면서 튀어나온다. 뉴스에서 '라이더 사망' 사고 기사가 나오면 뒤따르는 반응들이 있다.


한 줄의 사고 소식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이야기다. 사고가 난 배달 라이더는 어떻게 오토바이 위에 올랐으며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사람이 다치고 죽는 문제에 관해 쓰는 건 괴로운 일이다. '쓰다 멈추다'를 반복하다 보니 책을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달 노동자가 죽고 나면 세상이 잠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기삿거리가 될 만한 자극적인 사건에 관한 순간의 관심으로는 문제가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문제를 소비하는 건 무책임하고 흥미롭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건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죽지 않고 살짝 넘어질 때부터 혹은 넘어질 뻔한 순간부터 관심을 가져야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다.


출근했다가 무사히 퇴근해 소중한 사람과 밥을 먹고 수다를 떠는 게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생사가 오가는 도로의 배달 공장으로 들어가 보자.


도로 위 배달 라이더들의 이야기인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신간이다. 책 제목과 부제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를 보고 잠시 고민했다. 에세이, 자기 계발도 아닌 라이더들의 노동법에 대한 견해 일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나도 그들과 결부되어 있고 저자의 책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사고 체계를 바꾸자는 마음으로 책을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3장 'AI 사장님이 라이더를 관리하는 방법'에서 배달 플랫폼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반복되는 라이더의 사고 이면에는 라이더를 관리하는 AI 플랫폼 사장이있다. 실시간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앱은 라이더들의 마음을 흔들어 버린다. 주문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근무지를 변경하게 만들고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따라 가격을 초 단위로 배달료를 바꿔버리는 AI 플랫폼은 라이더를 위험으로 내몰아버린다. 알게 모르게 알고리즘이 설계한 도박판에 빠져버린 라이더들뿐 아니라 우리도 AI 알고리즘 영향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3장에서 얻는 배달앱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었지만 라이더들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그리고 슬펐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하고 대변하고 사회에 알리는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의 박정훈 작가가 고마웠다.
그는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역설적인 제목으로 시작하여 체계적인 책의 구성으로 플랫폼 산업의 모순을 실날하게 고발한다. 산업재해가 가장 빈번한 곳이 도로에서라는 것, 대한민국이 왜 산재공화국이 되었는지, 배달노동자들의 사례는 치열한 노동의 현장이라는 것, AI와 플랫폼경제가 우리의 노동과 삶을 어떻게 바꿔가는지에 대해서도 적확한 언어로 폭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내 꿈은 날아 ~차 , 중년 임상심리학자 태권도 도전기

내 꿈은 날아 차 - 작심삼일 다이어터에서 중년의 핵주먹으로! 20년 차 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
고선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내 꿈은 날아 차~>

'태권도'와 우리나라에서 자살 사별자를 가장 많이, 깊게 만나는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전문가'라 뭔가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임상심리학 박사인 저자께서 슬픔 속에 남겨진 사람들을 오래도록 위로하고 싶어 태권도를 시작했다.

태권도의 시작은 친구의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시작된다. 갑자기 바뀐 프로필 사진에는 태권 소녀 아라치가 발차기로 안착하고 있었다. 심리학이 직업인 저자, '무슨 일이 있구나' 싶어 전화했다.

"나 태권도 배우고 있어 너도 해봐, 너랑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렇게 충동적으로 결정한 태권도는 이미 낯선 곳으로 진입해버렸다.

선후배 중에 성격은 시원시원하고 공감 능력은 뛰어나서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잘 이해해 주는 사람, 그런데 막힘없이 말까지 잘한다. 비전문적 분야를 말하는데 전문적인 수준으로 지식, 경험 투척하면서 유머러스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저자는 전문분야가 아닌 태권도를 소개하는데 한국의 홍보대사 수준으로 한다. 그런데 관절 걱정하는 중년들에게 홍보한다. 자신을 제물 삼아 태권도의 시작과 태권도 도복, 띠 등 태권도의 전반적인 기초를 막힘없이 술술 소개한다. 중간중간 연륜, 경험, 직업적 전문성에서 나오는 성찰과 심리학은 함께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와 대화하는 착각까지 들게 된다.

저자의 막힘없는 글 솜씨로 만들어진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깔깔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태권도장에서 수련 후 시원함에 깔깔거리는 그들 속에서 나는 그녀의 글에 담아 놓은 유쾌함에 푹 빠져 깔깔대고 있다. 어려운 운동이야기를 이렇게 쉽게 풀어내는 저자의 매력.

"나는 그저 뚱뚱한 동네 아줌마가 아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새하얀 도복을 입은 '중년의 핵주먹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전 아나운서다운 정갈하고 품위 있는 언어들로 담담하게 쓰여진 글은 읽기도 좋았지만 뇌를 정화 시키는 산소 같은 에세이집이다. 진정한 행복과 다양한 삶의 가치와 의미, 자유에 관한 새로운 관점은 진정한 MZ 세대의 리더라는 생각도 들었다. 뾰족뾰족 봄에 올라온 싹에 꽃봉오리까지 챙겨온 봄 화단 튜울립 가족처럼 문장도 아름다운데 생각을 심어 넣고 패턴과 핵심에 지혜까지, 활력 넘치는 이 책,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는 생기 넘치는 생각과 톡톡 튀는 언어 속에 젊음을 선물받으며 행복하게 읽었다.

살기 어렵다는 주변 반응과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불안과 불확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최규영 지음 / 김영사 / 2023년 4월

인생의 삶과 죽음, 인생 본질, 사람을 대하는 순수하고 진실한 삶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귀엽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책 <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는 젊은 소방수로서 삶을 풀어낸 최규영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다양한 커리어를 갖고 있는 저자는 어떤 계기로 소방관의 삶을 택했을까?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신규 직원 중에 기고문 하나 써봐라, 누가 쓸래?”



신규 직원은 나와 박 반장 둘뿐이었다. 맘 약한 내가 하기로 했다.

조악한 글이었지만 터널 사고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때 상황과 내 마음을 꼭꼭 종이에 눌러썼다. 지역 신문에 게재되고 소방관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던 기고문을 시작으로 쓴 글들을 브런치에 저장하며 소방관을 일상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연고 없는 시골 남원에서 늦게 시작한 소방관 생활로 시작된다. 본업인 화재의 현장부터 자질구레한 시골마을 일까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 그들이 있다.

내 개인의 일보다 먼저 타자를 위한 삶을 사는 이들은 불을 끄거나 위급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람을 구할 땐 위험을 감수하고 일을 하지만 그들은 누군가의 가족이며,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고 현장에서 죽음의 두려움을 느끼는 보통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소방관의 일상과 한 인간으로서의 일상 (결혼, 육아)의 고민도 글로 풀어내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꽤나 오랫동안 내게 해왔던 질문이지만 농도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질문에 정답을 찾지 못했다. 분명 언젠간 내게도 보통날처럼 찾아올 것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날이. 그래서 오늘 하루도 의미한 숲은 추억도 한 숲은 넣고 휘저으며 살아간다 그게 나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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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느끼는 타인의 하루와 마주한다는 의미는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누군가의 하루는 내일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수정하고 성찰하게 된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상 인생의 그림자를 접하고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을 것이다. 다양한 커리어로 단단한 인성과 성취감, 두려움을 파괴한 도전 등으로 단단한 인성과 삶의 철학, 그리고 따뜻한 인간애를 갖고 있는 최규영작가와의 만남은 감사함으로 마무리한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보통 사람 우리의 심바씨는 소방관의 삶을 과장하지 않고 오히려 다운시켜 충격적이지 않으면서도 실황을 생생하게 감정에 메이지 않고 내면의 깊은 고민까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담담하게 글로 풀어 놓았다. 쉽게 읽히는데 빠져들어가고 냉담한 사건 속에 따뜻함이 묻어난다. 다양한 에피소드에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소방관들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공유해 준 저자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눈물을 흘리다가 실미소 짓다가 파안대소, 그리고 인생의 본질로 숙연하게 이끌어 간다. 글의 구성까지 참 좋다.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귀엽기까지한 <시골 소방관 심바씨 이야기>, 책으로 출간되면 주변에 선물하려 한다.

그리고 살맛나는 세상을 원하는 모두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인생철학서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단지 '선한' 사람 하나 있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최근 자주 접하게 되는 장르의 책이 철학 책이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에서다. 오늘 읽게 된 책 역시 철학서로 김영사의 신간도서로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이다.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라는 부제가 있고,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며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슈어'는 넷플리스 드라마 <굿 플레이스>의 제작자이다.

쇼핑 카트를 굳이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할까?
친구 셔츠가 별로인데 솔직하게 말해줘야 할까?
백만장자는 식당에서 팁을 얼마나 내야 할까?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샌드위치, 하지만 맛있다. 계속 먹어도 될까?
지구에는 가난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최신형 핸드폰을 사도 될까?


복잡한 선택과 함정, 거짓 멘토와 어리석은 조언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려는 이들을 위한 조언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은 수천 년 동안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온 철학자들의 지혜로 도덕적 삶에 대한 안내서이며 유쾌하게 풀어놓은 철학 교양서이다. 괴짜 질문으로 시작한 저자의 발상들의 기본은 윤리학과 철학을 향한 여정으로 안내한다. 더 윤리적이고 더 사려 깊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철학 안내서이다. 저자의 획기적인 언어의 발상으로 이끌고 가는 철학 가이드는 '피식', '하하', '헐', 하다가 결론부에는 더 유쾌하게 웃으며 책을 내려놓게 된다.

읽을수록 점점 더 깊은 철학 블랙홀에 빨려 들려 가게 만드는 이 책, 철학 책은 맞기나 해?


'왜 그렇게 할 것인가' 이렇게 해도 될까?라는 간단한 질문에 그 답변은 각각 변형한 여러 상황에 따라 광범위하게 다양해진다.


영화<쉰들러 리스트>, 쉰들러는 자신의 누르는 행운과 영향력을 이용해 박해받던 유대인을 구할 방법을 찾아냈고, 거기에 쓴 돈은 전부 쉰들러가 구한 사람의 목숨과 마찬가지였다. 쉰들러의 도덕 계산기는 매우 분명하다. 바로 그것이 <쉰들러 리스트>가 기쁨과 평안함을 주는 영화로 널리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만 중요하다는 것인가 ?그 결과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모든 행동을 이런 식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행동에 따른 결과의 행복 점수와 슬픈 벌점을 정확히 알려줄 계산기 같은 게 필요하다.


무언가를 잘못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다. 매우 짜증나는 일이다. 민망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과는 더 힘들고 더 짜증 나고 더 민망하다. 혼자만 느끼는 죄책감이 한 가지 이유라면, 죄책감을 공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수치심을 더한다.

사과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의 마지막 오르막이다. 덕을 찾는 여정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 문장의 구두점, 아주 당연한 칸트주의 준칙의 공식, 공리주의의 행복 증강제, 우리가 갚아야 할 계약주의의 빚을 모두 다 합친 것이 사과다.

사과하지 않고는 도덕적 잘못으로 인한 상처를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

사과가 어려운 이유는 사과라는 행동을 하는 순간 겪는 것, 즉 다른 사람 앞에서 잘못을 인정할 때의 민망함과 굴욕감 때문이다. 사과할 때의 그 불쾌한 감정, 그러니까 우리가 잘못한 상대에게 잘못을 시인 할 때 얼굴이 붉어지며 수치심에 몰려오는 건 좋은 것이다. 잘못으로 인해 고통을 느낀다는 의미이자 잘못은 부끄러워한다는 뜻이 아닌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올바른 사과라는 것, 이 챕터를 읽으며 저자의 파격적인 표현은 유쾌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고리의 고리가 연속으로 연결되고 강연장의 강사의 목소리에 이끌리어 환호하듯 소리 내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남겨진 유쾌한 여운이... 김겨울 작가의 추천사에 대한 이유를 알겠다.

책 속 철학 여행은 공리주의에서 실존주의로 풀어나가며 찬반, 질문으로 연결되고 단단한 지식 바탕 위에 철학, 윤리학, 수학, 심리학적인 진행과 드라마 요소까지 채워주며 다시 질문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논쟁으로 넘겨준다. 항상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만나는 평범한 질문들 속에 '어떻게 살아야 좋은지' 정확한 기준을 찾지 못할 때,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려는 나에게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은 삶의 규칙을 잡아주는 안내서이다. 이런 유쾌한 철학서는 처음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