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정규웅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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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힘은 대단합니다. 종교 못지않게 영향력을 갖고 있고, 대중들에게 시대적 흐름이나 잊혀진 사건, 알아야 하는 삶의 가치나 철학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에는 미투운동으로 문인들의 추락, 예술 관련 종사자들의 몰락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지만, 모든 분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잊혀진 가치를 일깨워 주는 것, 알아야 하는 것에 침묵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 새로운 세대들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점에 대한 상세한 소개, 우리 현대사를 관통했던 사건들을 재조명하며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발전, 민주화 운동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는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변모했고, 국민들의 의식이나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부패의 만연, 비리가 얼룩져있고, 각종 사회문제와 갈등으로 어지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시는 삭막해지며, 시골은 너무나도 고요해졌습니다. 심해지는 지역차이, 사람들의 경제 양극화, 세대갈등 등 서로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만 하는 것은 아닌지, 서로에 대한 앎과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젊은 세대들은 80년대를 얘기하면 꼰대로 취급해버리고, 기성세대들은 이런 젊은세대를 무시하거나, 그들의 아픔을 돌봐주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이런 모든 일들을 순조롭게 해결하고, 서로가 공생의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고, 받아주고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너무 진지한 역사서나 관련 서적이 아닌, 자연적인 느낌, 스치듯 아름답게 다가오는 풍경들을 바탕으로 시대적 사건과 인물을 조명하고 있는 점이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기존의 유명한 공인이나 인물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인물들을 조명하고 있는 점도 괜찮았습니다. 그들도 개인마다 사연이 있고,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을 텐데, 무엇이 그토록 강하게 만들었는지, 진정한 저항의 의미가 무엇이며 얻고자 했던 가치는 무엇인지, 새삼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절대 권력이나 집단 다수의 발언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고, 언젠가는 알아주리라는 믿음과 철학으로 일생을 산다는 것, 말처럼 낭만적이지도 않고 쉬운 길도 아닙니다. 도시에 빼곡히 쌓은 건물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앞만 보며 달리는 것이 과연 정답인지,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때로는 예전의 가치와 인정 넘쳤던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모두가 원하는 그런 느낌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2010년대, 곧 다가올 2020년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1980년대를 회상하고 돌아보며, 반성해야 하는 부분도 계승해야 하는 가치들을 음미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이 책이 이런 점에 대한 새로운 영감과 돌아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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