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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ㅣ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9
알베르 카뮈 지음, 한수민 옮김 / 별글 / 2018년 2월
평점 :
도시와 인간, 생존에 있어서 가장 가까운 관계이며, 도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간입니다.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보편화된 도시의 구성, 이는 역사적으로도 특별한 가치를 갖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터전, 삶의 모습을 구현하는 곳 등 그 의미도 다양합니다. 모든 것이 평범하게 혹은 순리대로 풀린다면 좋겠지만, 예전의 도시는 위험한 부분, 극복해야 하는 많은 것을 안고 살아가던 곳입니다.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으면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고,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특히 중세유럽은 더욱 그랬고, 의료시설의 부족과 의료기술의 낙후, 의료진의 부족 등으로 전염병에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인간이기 때문에 위기는 극복의 대상이었고, 역사속에서 항상 극복하며, 보다 나은 삶과 터전, 인간학 전체에 큰 성과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흑사병, 페스트를 주제로 이 책은 당대의 사람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의학기술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던 당대의 모습, 전염병의 창궐로 사회는 무너졌고, 사람들은 수없이 죽어갔던 모습, 희망은 없었고, 절망과 좌절에 침체되었지만,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묵묵히 자신의 업을 수행하며, 사람에 대한 존엄성을 최우선에 뒀던 사람들, 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윤리적, 도덕적 모습, 인간이라서 해야 하는 가치들에 대해서 느껴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혼란을 틈타, 위기와 범죄를 조장하는 사람들, 반대로 맞서며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 개인의 생각을 달랐고, 표현하는 수단이나 방법도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사회는 안정화되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걸렸고, 원인에 대한 분석과 진단, 이를 경험삼아 극복해야 하는 대상에 대한 구체화, 명료화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었고, 오늘 날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현대사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고, 항상 우리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모든 질병에 대한 완벽한 백신이나 제도적 장치, 시스템 구축이 있더라도, 낙관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생각,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 지에 대한 본질을 되새겨야 합니다. 누구나 타락할 수 있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거나, 타인의 고통이나 아픔을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이 중요하며, 개인의 입장이 아닌, 집단과 공동체의 문제로 함께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거센 질병이나 외부적 변수가 생기더라도, 인간이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회는 더욱 진화할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절망속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힘, 바로 우리 모두가 아는 본질에 주목하는 자세, 도덕적, 윤리적으로 타락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 역사적 사건인 페스트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는 가치가 될 것입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